치아 6개 뽑은 前 비서실장 임종석 "꽃길 걷지 않겠다"

[이슈]by 중앙일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로 1년 9개월간의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 임기를 마쳤다. 이날 오전 비서실 직원들이 임 전 실장을 위해 준비한 조촐한 환송회가 열렸다. 임 전 실장은 “좋은 대통령님을 모시고 한마음으로 같이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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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은 당분간 여행 등을 다니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인사는 “본인은 홀가분한 마음이 90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등은 못마치고 나가는 아쉬움이 10 정도 될 것”이라며 “일할 땐 일하고 쉴땐 쉬는 성격이라 한동안은 충분히 쉴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내면서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나 뽑았다. 임 전 실장도 비서실장 재직 기간 이를 6개나 뽑았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 2인자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앞으로 그의 차기 행보는 정치권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한양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 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대거 등용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정치인의 대표 주자로 평가된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당시 최연소(34세) 나이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재선(16·17대) 국회의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경험한 이력은 비슷한 연배에서 흔치 않다. 여권 차기 주자들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영남권 출신이 다수지만, 임 전 실장은 호남(전남 장흥) 출신이란 상징성도 있다.


한 여권 인사는 향후 임 전 실장 거취와 관련해 “이미 개인의 의사대로 살 수 있는 삶이 아니다”며 “패로 쓰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본인이 기꺼이 감당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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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 주변에선 당과 여의도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총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전략공천 등을 통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 출마하거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같은 야권의 핵심 인사와 맞붙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임 전 실장 본인도 “꽃길을 걷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입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이야기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인사는 “어려움에 부닥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것 같다”고 전했다. 임 실장이 남북 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만큼 문 대통령이 대북 특사 카드로 쓸 수도 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퇴진한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 1기 청와대 인사들이 향후 국회에 입성할 경우 기존 86그룹 정치인들과 함께 ‘임종석 사단’을 형성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위문희 기자 moonp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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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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