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약혼녀 성폭행 살인범 "선배에 급한일" 속여 문 열었다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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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남의 회사 후배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 여성의 유족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리 딸을 성폭행한 후 잔인하게 목 졸라 죽인 극악무도한 가해자를 사형시켜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된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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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여성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청원인은 “저는 지병이 많은 나이 팔십 노인이다. 아내는 30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다가 3년 전 세상을 떠났다”며 “딸은 엄마가 살아있을 때부터 엄마 병간호를 맡았고 이후 지병이 많은 저를 위해 단 하루도 빠짐없이 병간호와 식사를 책임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학원 영어 강사를 10년째 하면서 착하고 바르게 살아왔다”며 “그런 우리 딸을 지난달 27일 가해자가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목 졸라 죽였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경찰에 따르면 딸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사건 당일 오전 6시께 남자친구 후배가 찾아와 ‘선배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며 다급하게 초인종을 눌러 딸은 걱정되는 맘에 문을 열어줬다고 한다”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횡설수설하길래 커피를 한잔 타주고 가라고 문을 열어주려는 찰나에 이 남성이 딸 목을 틀어쥐면서 성폭행을 시도했고, 딸은 기절했다. 이후 이 남성이 기절한 딸을 소파에 끌어다 놓고 물을 먹으러 간 사이 딸이 깨어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화단에 내려와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찢어져 피가 흐르는 딸을 질질 끌고 다시 아파트로 들어와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고 한다”며 “성폭행 전과 2범에 범행 당시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었다고 하는데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세상 모든 딸이 어떻게 마음을 놓고 살 수 있겠냐”고 말했다.


청원인은 “친지 사이에서 세상에 둘도 없는 효녀라 칭찬이 자자했던 딸이다. 학원 영어교사를 하면서 정말 착하고 바르게 살아왔다”며 “그런 딸에게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다. 저는 식음을 전폐하고 깨어난 지 하루가 됐다. 진심으로 죽고 싶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딸을 다시 살리던지 이 가해자를 사형시켜달라. 이 가해자를 살려두면 언젠가 우리 주변 예쁜 딸들이 우리 딸처럼 또 살인을 당할 것”이라고 간청했다.


이 청원엔 7일 오전 현재 6만6000여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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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와 친척 사이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청원을 알리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 여성은 글에서 가해자가 옷을 갈아입은 점 등을 이유로 이번 사건이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이날 기준 조회 수 23만 건을 넘어서며 온라인에서 관심을 모았다.


앞서 가해자 A씨(36)는 회사 선배의 약혼녀인 B씨(43)를 강간하려다 살인한 혐의(강간살인)로 지난 5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원래 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구속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살인 혐의가 드러남에 따라 강간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해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6시 15분부터 오전 8시 15분 사이 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에서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려다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강간하려 하자 B씨가 아파트 6층에서 화단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화단에 떨어진 B씨를 다시 집으로 옮겨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옷을 갈아입고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1층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혔다.


경찰은 B씨를 부검한 결과 사인이 질식사로 나오자 A씨를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두 차례 성범죄로 모두 10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출소한 A씨는 이번에는 전자발찌를 찬 채 집과 가까운 피해자 아파트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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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검찰로 송치되면서 “죄송하다. 검찰에서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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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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