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왓쳐, 지정생존자…드라마 속 파워우먼들의 패션 공식

[라이프]by 중앙일보

여성성 드러내는 게 지금의 성공한 여성상

남성적인 재킷에 벨트·러플·스카프 더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에는 성공한 기업가, 정치인, 법조인 등 힘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먼저 정치인으로는 드라마 최초로 시즌제를 시도한 드라마 ‘보좌관’(JTBC)에서 배우 신민아가 국회의원 강선영 역을 맡아 젊은 여성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고, 방영 중인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tvN)에선 배우 배종옥이 선굵은 연기로 야당 당대표 윤찬경 의원을 연기한다. 드라마 ‘왓쳐’(OCN)에선 배우 김현주가 검사 출신 변호사 역할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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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힘 있는 연기와 함께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이들의 패션이다. 배종옥·신민아·김현주는 종전 여성 정치인이나 법조인의 패션으로 그려졌던 검정·회색 등 무채색 일색의 전통적이고 무난한 정장 차림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상의는 격식을 차린 전통적인 재킷 형태 선택하지만, 러플 장식이 있거나 앞 여밈선을 사선으로 디자인하는 등 기존의 정장 스타일에 여성스러움을 가미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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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대통령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야당 당대표 역을 맡은 배종옥은 주머니에 특이한 주름 장식이 달린 재킷을 입거나, 평범한 검정 재킷 안에 강렬한 원색 블라우스를 입는 스타일로 강인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신민아 역시 드라마에서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이미지에 젊은 이미지까지 더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짙은 색 재킷을 입더라도 허리 위까지 올라오는 짧은 재킷에 허리가 높게 올라온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입거나, 아랫부분에만 러플 장식이 달린 핑크 재킷에 같은 색 스커트를 입어 여성미를 강조하는 식이다. 신민아의 의상을 맡은 강윤주 스타일리스트는 "나경원 의원 등 여성 정치인들의 스타일을 많이 연구했다”며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당당함은 잃지 않은 우아한 새로운 '레이디 라이크 룩'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대신 기존 여성 정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브로치보다는 벨트나 스카프, 러플 장식 등으로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냈다. 가장 신경 쓴 의상은 국정감사 장면에서 입은 신민아의 의상이다. 무거운 분위기의 국정감사에 맞춰 가는 줄무늬가 들어간 더블 재킷에 셔츠를 입었지만, 부드러운 이미지를 위해 재킷 색과 맞춘 스카프를 목에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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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수 앞을 내다보는 검사 출신 변호사를 연기하는 '왓쳐'의 김현주 패션은 정장 재킷과 스커트, 블라우스에 정장 팬츠를 입는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되 스타일링에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 성공한 여성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김현주의 의상을 담당하는 전선영 스타일리스트는 "형사 소송 전문 변호사를 역할에 맞춰 날카롭고 딱 떨어지는 실루엣의 슈트를 메인 아이템으로 잡았지만, 벨트를 더해 허리 라인을 잘록하게 강조하거나 남성적인 느낌의 남색 재킷의 소매 끝엔 빨간색이 보이게 접어 입는 등의 스타일링으로 여성스러움을 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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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여성 패션에 대한 인식 변화는 지난 7월 말 종영한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tvN·이하 '검블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검블유는 방영 초부터 국내 포털업계를 좌지우지하는 3명의 여성 임수정(배타미 역), 전혜진(송가경 역), 이다희(차현 역)가 나와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들이 보여주는 패션 스타일 역시 틀을 깬다. 자유로운 복장을 하는 IT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패션은 상당히 여성스럽다. 대기업 회장의 며느리이자 포털기업 임원 역할을 맡은 전혜진은 남성적인 이미지의 재킷을 입기도 하지만, 강렬한 패턴이 들어가 있거나 핑크색 등 여성스러운 색을 선택한다. 또 여러 손가락에 여러 개의 반지를 레이어링하고, 화려한 귀걸이를 착용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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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를 못 참는 털털한 성격의 이다희는 청바지나 화려한 장식의 블라우스를 즐겨 입지만,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선 강렬한 핑크·오렌지 등 원색 위주의 슈트 재킷에 핫팬츠나 스커트를 매치하는 식으로 변주된 스타일로 ‘힘’을 보여준다. 이에 비하면 임수정은 부드러운 소재의 블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 많았지만, 이 역시 깃을 큼직하게 만든 블라우스나 화려한 소재의 스커트를 입는 등 기존 기업 임원의 옷차림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정치인의 이미지 컨설팅을 맡아온 이미지 컨설턴트 강진주 소장은 “최근 드라마에서 나타난 성공한 여성들은 과거 성공한 여성의 전형적인 의상이었던 남성적인 이미지의 슈트 대신, 강인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이 드러나는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여성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직선적인 재킷을 입더라도 안에 리본이나 화사한 색의 블라우스 등 여성적인 의상을 입어 자신의 컬러를 만들어가는 경향이 짙다”며 “격식을 갖춘 여성스러운 옷 입기는 여성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새로운 태도”라고 분석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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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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