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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유재욱의 심야병원

허리디스크, 발병 후 3개월까진 운동 삼가야

by중앙일보

30대 젊은 여자분이 진료실로 들어왔다.


"선생님 제가 허리디스크 같은데 수술을 해야 할까요? 무서워 죽겠어요."


"자 침착하게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자세히 말씀해보세요."


"제가 2주 전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이틀간 꼼짝도 못 했어요. 이틀이 지나니까 허리 아픈 것은 좀 좋아진 것 같은데, 갑자기 왼쪽 다리가 당겨서 못 참겠어요. 누웠다가 일어나기도 힘들고, 앉아있기도 힘들어요."


“서서 걸어 다닐 때는 어때요?”


"일단 서기만 하면 걸어 다니는 것은 다닐 만해요."


"호소하시는 증상과 이학적 검사, 그리고 가지고 오신 MRI를 보면 허리디스크에 합당한 소견입니다."


중앙일보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 미만이다. [중앙포토]

허리디스크 환자 5% 수술 필요


Q : 선생님 제가 수술해야 하나요?


A : “그럴 필요는 없어 보여요.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 미만입니다. 제가 봤을 때 환자분도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고, 마비돼서 힘이 빠지는 부분이 없으니 당장 수술을 고려할 필요는 없고, 비수술적인 치료를 하시면서 상태의 추이를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 비수술적인 치료란 어떤 것인가요?


A : “약물치료, 물리치료, 그리고 주사치료가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주로 진통소염제가 주된 약물이 되겠고, 견인치료라고 허리를 당겨서 디스크의 음압 현상을 이용하여 튀어나온 디스크를 다시 들어가도록 도와주는 치료가 있습니다. 그 다음은 주사치료인데 허리디스크의 주사 치료는 병원마다 거의 비슷합니다. ‘신경근차단술’이라고 해서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서 염증을 일으키고 있는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Q : 주사를 맞으면 완치되는 건가요?


A : “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튀어나온 디스크가 완전복귀 되는 것은 아니고요. 신경을 누르는 부분의 염증을 줄여 허리통증과 다리 당김 증상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튀어나온 디스크를 축소해서 증상이 좋아지는 기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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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는 3개월 정도 허리를 잘 아끼면 증상이 대부분 회복되지만,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참고 견디기가 힘들다. [사진 pixabay]

Q : 완치되는 것이 아니고 증상만 좋아지는 것이면 꼭 주사를 맞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A :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3개월 정도 허리를 잘 아끼면 증상이 대부분 회복되는데,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그동안 참고 견디기는 힘듭니다.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고, 통증이 심해 수술을 선택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예요. 주사를 사용하는 이유는 회복하는 동안 증상을 개선하고, 또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함입니다. 감기도 치료하면 안 아프고 7일 걸리고, 치료 안 하면 아프면서 일주일 걸린다는 말이 있잖아요?”


Q : 그렇다면 3개월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는 말인가요? 제 친구는 허리디스크로 몇 년째 고생한다고 하던데….


A : “허리디스크가 튀어나왔을 때 이론적으로 3개월 정도 지나면 회복기로 접어듭니다. 튀어나온 디스크는 영양 공급이 끊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쭈그러들어 작아지게 마련입니다. 디스크가 줄어들면 압박도 줄어들고 통증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허리를 잘 관리 했다는 전제가 있을 때입니다. 자세가 안 좋거나, 무리한 운동을 계속하는 등 디스크를 계속 악화시키는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통증은 지속되거나 오히려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Q : 어떤 운동을 하면 좋아질까요?


A : “불이 나면 일단 불부터 끄는 것이 순서겠지요? 그다음 불이 난 원인을 찾아서 재발을 방지하고,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순서일 겁니다. 만약 불이 타고 있는데, 옆에서 소방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면 이상하다고 하겠지요. 허리디스크도 마찬가지예요. 디스크가 튀어나온 것은 불이 난 상태와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총력을 기울여서 통증을 감소시키고, 환자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때는 운동은 안 해야 합니다. 하더라도 허리디스크에 무리가 되지 않는 한도에서 재활 운동을 해야 합니다. 디스크가 터졌는데 허리 근육 강화하려고 윗몸일으키기를 한다면 디스크 증상은 오히려 심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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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회복기에는 운동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평소 잘못된 자세와 습관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찢겨진 디스크 2년 후엔 아물어

Q : 그럼 제가 하는 운동은 언제까지 쉬어야 할까요?


A : “디스크는 3개월 정도가 지나면 회복기에 들어갑니다. 이때부터는 운동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스크의 원인 즉, 잘못된 자세나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허리 근육 강화 훈련도 증상이 완전히 없어진 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재발 우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찢어진 디스크가 완전히 아무는 데는 적어도 2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2년 동안은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말씀입니다.”


Q : 튀어나온 허리디스크가 들어가는 운동법은 없을까요?


A : "'엎드려 하늘 보기' 운동이 있습니다. 이 운동은 1950년대 매켄지라는 사람이 고안해내 매켄지 운동법이라고 부르고 단순하지만 매우 효과적이어서 병원에서도 많이 권장하고 있습니다."

① 엎드려서 팔로 받치고 상체를 들어 올린다.


② 코로 숨을 마시면서 목과 허리를 천천히 뒤로 젖힌다.


③ 허리주위의 근육에 힘을 빼고 척추를 C자 모양으로 유지한 채 5초간 머무른 후 천천히 돌아온다. (이 자세를 할 때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척추관절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