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부장같은 정교사 기피 업무, 기간제에 못 떠넘긴다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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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서울 초‧중‧고의 기간제 교사는 생활지도부장‧연구부장 같은 정교사들이 기피하는 까다로운 보직을 맡지 않아도 된다. 담임교사 업무도 해당 기간제 교사의 희망을 반영하고, 교육경력‧계약기간이 기준을 넘었을 때만 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기간제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공립학교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을 개정·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보직교사나 담임업무를 기간제 교사에게 떠넘기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기간제 교사는 학교나 교육청과의 계약에 의해 임용되는 비정규직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를 말한다.


지침 개정에 따르면 올해부터 기간제 교사의 보직교사 임용이 금지됐다. 담임업무도 기간제 교사 본인이 희망하거나 최소 2년 이상 교육경력, 1년 이상 계약기간이 남아있을 때로 제한하기로 했다.


일선 학교에선 기간제 교사들은 계약 연장을 위해 정교사가 하기 싫은 업무를 떠맡는 경우가 많았다. 전병주 서울시의원이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지난해 ‘기간제교사 업무 현황’에 따르면 공립학교 전체 기간제 교사(3816명)의 53%(2032명)가 담임 업무를 맡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초‧중‧고에서 보직을 맡은 기간제 교사 52명 중 절반 정도(25명)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를 담당하는 생활지도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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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은 기간제 교사의 처우 개선 방안도 공개했다. 공무원과 교육공무직원에게만 허용됐던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특별휴가에 유산·사산휴가와 임신검진휴가 등도 포함시켰다.


또 교권침해나 수업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호‧처리도 정규교사와 동일하게 지원 받을 수 있다. 기간제 교사에게만 적용하던 공무원 연금 14호봉 제한도 해제하고, 정교사 대상으로만 이뤄졌던 1급 자격연수를 이수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기간제 교사가 동일학교에서 계속 일할 경우 제출해야 하는 채용신체검사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결과 통보서로 대체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동일학교에서 계약을 연장할 때도 채용신체검사서를 제출해야 해 1회당 3~5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학교 업무 부담 완화를 위해 기간제 교사 채용‧계약절차도 간소화했다. 기간제 교사 채용 시 필요했던 서약서‧확인서 등을 계약서로 대체하고, 의무 채용 공고 기준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으로 늘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지침 개정을 통해 기간제 교사의 처우 개선과 학교의 업무 경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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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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