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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키가 클수록 암에 잘 걸린다고!…왜 그럴까?

byKBS

KBS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키가 컸으면 하고 바라죠. 또래보다 작은 키에 마음을 졸이며 성장클리닉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큰 키에 훤칠한 외모는 경쟁력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건강 측면에선 좀 다른 얘기인데요, 키와 건강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대한민국 성인 2천2백만 명의 ‘키’와 암 발생, 5년 관찰

최근 국제학술지 영국 암학회지(British Journal of Cancer)에 실린 국내 빅데이터 연구입니다. 고려대·서울대·가톨릭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2009~2012년)로 대한민국 성인 2,280만여 명을 5년간 추적관찰 했는데 76만여 명이 암에 걸렸습니다.

키가 가장 큰 사람, 가장 작은 사람보다 모든 암 발생 위험 28% 높아

연구팀은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혼란 변수를 바로잡은 뒤 성인 키와 암 발생 위험도를 따져봤습니다. 그 결과 가장 키가 큰 그룹(평균 키: 171.2±8cm)이 가장 작은 그룹(평균 155.8 ± 7.7cm)에 비해 전체 암 발생 위험이 28%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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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키가 5cm 클 때마다 암 발생 위험은 9%씩 커진다고 밝혔습니다. 암종류별로 살펴보면 갑상선암(18%), 유방암(17%), 림프종(15%), 신장암(14%), 고환암(14%) 순으로 나타나 키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키가 큰 사람의 장기는 세포 증식이 더 활발해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키 큰 사람은 열량 섭취도 더 많이 해 인슐린과 유사한 성장호르몬 분비가 늘어납니다. 이 또한 암세포 성장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대한민국 성인 천6백만 명의 ‘키’와 심장병 발생, 9년 관찰해


또 다른 연구는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렸습니다. 서울대·가톨릭대·순천향대 의대 공동연구팀이 성인 1,652만여 명 빅데이터(2005~2008년)를 활용해 성인 키에 따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달라지는지 분석했습니다. 9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59만 명이 사망했고, 심근경색 23만 명, 심부전, 20만 명, 뇌졸중 26만 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키 가장 작은 사람, 심근경색 15%↑ 심부전 21%↑ 뇌졸중 29% ↑

분석 결과, 키가 가장 작은 그룹은 키가 가장 큰 그룹보다 심근경색 발생위험이 15%, 심부전 21% 뇌졸중 29% 높았습니다. 앞선 연구와 반대로 키가 작은 사람이 심장병이나 뇌졸중 측면에선 불리한 겁니다. 암과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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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키가 5cm 더 크면 심근경색 위험은 4% 심부전은 5%, 뇌졸중은 8%, 전체 사망은 8% 더 낮아진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키를 크게 하는 유전적 요인이 폐활량을 크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심장 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심장과 폐에 해당하는 자동차 엔진이 덩달아 커 고장 없이 잘 달리는 자동차에 견줄 수 있습니다. 키가 작은 사람은 혈관 내 콜레스테롤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심장병 위험이 크다는 선행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성인 ‘키’ 결정 요인, 유전 80% 환경 20%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보면 키가 크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대다수가 큰 키를 원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주어진 키에 만족하는 건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다만, 성장기 청소년들은 본인이 클 수 있는 만큼 다 자랄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합니다. 성인 키를 결정하는 건 80%가 유전이고 20%가 환경적 요인입니다. 무엇보다 푹 자고, 잘 먹고 스트레스 덜 받는 것이 나머지 숨겨진 20%의 키를 찾는 지름길입니다.


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