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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일본, 떨고 있나?…
90%이상 한국 의존 품목 29개

byKBS

KBS

일본도 우리처럼 애를 먹게 되나?

어제(14일) 우리나라에서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우대해주는 국가, 즉 백색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방안을 담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이 행정예고됐다. 2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도입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우려하는 만큼, 그 반대 현상이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우리나라로 수입된 물품 중 일본 비중은 10.2%에 이른다. 일본이 수입한 물품 중 한국 비중은 4.3%에 그쳤다. 과연 일본이 수출 규제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처럼 우리나라도 '카드'로 쓸 수 있는 품목이 있을까?

일본 수입품 가운데 한국 비중 높은 품목 다수 존재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수입 품목 가운데 한국산 비중이 90% 이상인 품목은 29개에 이른다. 한국이 1천만 달러 이상 수출한 품목만 따로 떼서 수출입 분류 기호인 HS코드를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그렇다. 70% 이상 독점한 품목도 66개에 이른다.


하지만 그 면면을 보면 일본이 규제한 'EUV 감광액'이나 '불화수소 가스'같은 대체하기가 쉽지 않은 품목이 많지는 않다. 한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질산(100%)이나 벤젠(97%), 냉동 굴(95%), 특정 크기의 철강 제품들 위주다. 만약 한국제품의 공급이 끊긴다면 일본 기업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불편은 커지겠지만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대체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

D램과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는 일본에 공급 제한하면 타격 예상

2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공급한 물량은 74%에 이른다. 외국업체와 기술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일부 고성능 제품은 한국에서만 생산된다. TV용으로 쓰는 대형 OLED도 중국이 시제품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한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생산라인을 동남아 등으로 다수 이전했다. 그럼에도 일본 소비자들의 뿌리 깊은 자국산 선호 풍토 때문에 일부 제품은 일본 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가들도 실제 수출 규제가 발동된다면 일본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거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일본에서 PC용 D램 가격은 10~20% 올랐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있다. OLED 패널의 경우에는 일본이 7월 수출 규제 발표 직전에 향후의 분쟁을 대비해 사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지난 5월 일본의 한국산 OLED 패널 수입은 1,270만 달러어치로 4월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6월도 1,320만 달러어치 수입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29% 늘었다.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다. 대형 OLED TV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자연스러운 성장이지 사재기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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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의 일본 수출 규제는 효과적인 카드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출혈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OLED와 D램 수출을 규제할 경우 우리 기업들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이 소재 공급선을 일본 외로 다변화하는 것 때문에 일본 내부에서 수입 규제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것과 같은 현상이 한국에서 재연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일본에 대한 D램 수출규제설에 대해서 청와대가 부인하며 적극 해명에 나선 것도 '설'만으로도 한국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추가 규제를 예방하기 위한 지렛대?

정부도 당장은 일본에 대한 D램 수출 규제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서는 일본의 추가 개별규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취한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본이 개별 규제 대상을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가운데 정부가 일단 확전은 자제하면서도 일본에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본처럼 특정 품목을 개별 규제대상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역시 언제든지 규제는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