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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손흥민 70m 질주 골, 이영표 “내가 수비였다면…”

byKBS

KBS

국내에서는 물론 영국 현지에서도 미국, 일본 등 전 세계가 손흥민(토트넘)이 주말 번리전에서 터트린 70m 폭풍 질주 골에 감탄했다. 토트넘 진영에서 상대 골문까지 단 12초 만에 돌파한 것에 한 번 놀라고, 돌파 과정에서 자신을 막기 위해 달려드는 번리 선수들에게 한 번도 제지당하지 않은 드리블 실력에 또 놀랐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도 장거리 폭풍 질주 골로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에서 50m 드리블 골로 EPL 11월의 선수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번엔 한층 더 업그레이된 장면을 연출해 낸 것이다.


손흥민에게는 국가대표와 토트넘의 선배인 이영표 해설위원에게 손흥민 골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이영표 위원의 첫마디는 '충격적'이었다. 다음은 이영표 위원과의 일문일답.


Q. 손흥민의 골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하하. (질문하자마자 이영표 위원은 바로 너털웃음부터 보였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중앙선부터 5, 6명 제치고 넣은 골이 제 인생에서 엄청난 충격을 준 골이었는데 오늘 하하하.. 정말 깜짝! 놀랐죠.


-너무 놀란 게 토트넘 진영 16m 박스 살짝 벗어난 지점에서 상대 골문까지 혼자 드리블해 가는데 중앙선 넘으면서 번리 선수가 8명 달라붙거든요, 골키퍼까지 치면 9명이죠.

그런데 누구에게도 제지당하지 않고 골을 넣었다는 게 이건 게임에서도 잘 나오지 않는 골이에요.


Q. 수비수 출신으로서 손흥민 골 상황에서 번리 선수였다면 어떤 생각 했을까?


-제가 그 순간, 그 현장에서 손흥민을 막으러 달려간 번리 선수 중 한 명이었다면 아마도…. 경기 뒤에 굉장히 비참함을 느꼈을 거에요. 솔직히 말해서 수비수라면 참담하죠.


Q. 손흥민이 빠른 건 알고 있지만, 상대 선수들도 느린 게 아닐 텐데 좀처럼 막지 못하는 이유는?


(이 질문에도 역시 이영표 위원은 웃음부터 내보였다. 그만큼 축구선수 출신 입장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골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골이 나오려면 하하하. 첫 번째 빨라야 하죠. 스피드가 있어야 하고.


-또 공을 자기 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게 컨트롤 하면서 속도를 유지하는 드리블이 필요한데요, 툭툭 치고 나가는 듯하지만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공을 내 몸 안에 놓고 치고 나가는 드리블. 이런 것이 간단해 보이지만 아주 기술적이고 어렵거든요.


-세 번째로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하니까 시야도 필요하고요.


-네 번째로 70m 정도를 풀 스피드 (최고 속도)로 치고 나가는 체력이 있어야 하고.


-거기다가 마지막에 마무리하는 피니시 능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갖고 있으려면 축구 센스와 지능이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이 골은 어떤 한 선수가 가진 축구의 다양한 기술의 결정체가 만든 골이다. 라고 이야기하면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적합하지 않을까 싶어요.


Q. 세계가 놀랄 정도의 골이었는데?


- 아마 이 골은 손흥민 선수가 80살쯤 되돌아봤을 때 꼽을 수 있는 인생 골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 100년이 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역사에 정말 많은 골이 터졌고 멋있는 골이 많았지만 그중에서 베스트 골 단 10골만 뽑으라고 한다면 전 이 골이 당연히 꼽힐 정도로 엄청난 골이라고 생각해요.


Q. 지난해 첼시전 50m 드리블 골보다 이번 골이 진화된 느낌인데?


-이번 시즌 들어서면서 팀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제대로 구현되어 가는 것 같고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에서 입지를 굳혀가면서 팬과 구단으로부터 감독이 누가 오든지 신뢰를 받는 위치에 서게 되면서 불안감 없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경기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그런 점이 그라운드에서 손흥민 선수에게 자신감에 배가 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Q. 토트넘의 새 사령탑 모리뉴 감독에 대한 전망은?


-저는 개인적으로 모리뉴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우승하기에는 아주 적합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축구, 이기는 축구 다 좋은데 기본적으로 우승하는 팀의 전제조건은 실점하지 않는, 수비가 좋은 팀이거든요. 한 골을 먹으면 두 골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골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우승하기에 가장 중요한데 모리뉴 감독은 그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토트넘이 리그 상위권 팀에 올랐지만 우승하려면 상위에 몇 개 팀이 더 있기 때문에 도약을 노리는 지금 토트넘에는 모리뉴 감독 스타일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박주미 기자 (jju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