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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핵 무장” 외치는 한국당의 ‘안보 자가당착’

by경향신문

“핵 무장” 외치는 한국당의 ‘안보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독자 핵개발론’을 꺼내며 군사 강경론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별도 방미단을 꾸려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는가 하면 당 대표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거론하고 나섰다. 하나같이 동북아 핵도미노 현상을 불러 한반도 안보의 ‘금기어’로 여겨지던 것들이다. 한·미 동맹, 안보이슈의 ‘탈정치화’를 강조해왔던 한국당이 자가당착성 안보 포퓰리즘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5일 전술핵 재배치를 위한 대구·경북 국민보고대회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해달라고 미국에 요구해보고 안되면 핵개발을 하자”며 “NPT 10조1항에 보면 국가의 자위적 조치로 탈퇴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우리도 탈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한국 핵개발에 따른 일본의 핵개발 등 연쇄 핵무장 우려나 NPT 탈퇴로 인한 국제적 제재와 고립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당이 안보의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한·미 동맹이 와해될 수 있다는 점도 외면했다.

 

당 북핵위기대응특위는 위원장인 이철우 의원 등 6명으로 방미 외교단을 꾸려 지난 13일부터 2박4일간 방한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들은 미 국무부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을 만나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부정적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사실상 ‘빈손 귀국’을 한 것이다.

 

한국당의 전방위적 안보 공세는 북핵 위기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계기로 시작한 ‘정기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은 현재 ‘전술핵 재배치’로 주제가 바뀌었다. 1000만명 서명 운동 역시 전술핵 재배치가 주제다. 보수진영 ‘대북 강경론’ 정서를 활용한 것이다. 안보위기를 국내 정치적 소재로 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외교 근간을 흔드는 주장을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6일 페이스북에 홍 대표의 독자 핵무장 주장을 언급하면서 “한·미 동맹을 와해하겠다는 위험천만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도 같은 날 “이 정도면 갈 데까지 간 셈”이라며 “NPT 탈퇴가 가져올 경제 제재 파장이나 한·미 동맹에 미칠 악영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