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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해방 후 환수 못한 ‘가장 넓은 일본인 땅’ 국유지 된다

by경향신문

검찰, 불법이전 의심 토지 10건 소송…전체 면적 79% 달하는 강릉 임야까지 3연속 승소

 

해방 후 대한민국 소유로 환수되지 않은 일본인 땅 가운데 가장 넓은 토지가 소송을 통해 국유지가 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1단독 정지은 판사는 19일 검찰이 제기한 일본인 토지 환수 소송에서 “피고 ㄱ씨는 원고 대한민국에 임야 4만6612㎡의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ㄱ씨가 소장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 변론 없이 종결됐다. 이처럼 피고인이 변론을 포기한 점을 고려하면 항소할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이 토지는 국유지로 이전 등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로 환수될 길이 열린 땅은 강릉시 왕산면 소재 임야 4만6612㎡다. 이 땅은 일본인 명의 토지를 광복 후 다른 민간인이 적법하지 않게 소유권 등기를 이전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국의 땅 5만8000여㎡(10건)의 79%다.

 

검찰은 지난 2월 국고 손실을 막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려는 목적으로 서울고검에 특별송무팀을 신설했다. 특별송무팀은 광복 후 일본인 명의 땅을 불법 등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10건의 토지를 찾아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환수소송에 들어가 2건의 토지를 되찾았다. 지난달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검찰이 ㄴ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5250㎡ 토지에 대해 국가에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또 창원지법 밀양지원도 화해권고 결정을 내려 검찰이 지난 7일 ㄷ씨 소유로 있던 토지 252㎡를 인계받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명의 토지는 1949년 귀속재산처리법에 따라 국가 재산으로 귀속됐다. 그러나 한국전쟁 등 혼란기를 통해 관련 토지대장들이 누락·소실되면서 다른 민간인이 보증인 등을 내세워 불법 등기 이전해 오랫동안 소유권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특별송무팀은 조달청으로부터 ‘국유화 조사 대상 토지’ 자료를 받아 분석해 최초 소유자와 이후 등기를 이전한 사람의 취득 과정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중 일제강점기에 거주했던 일본인 명단과 토지의 소유주가 일치하는 것을 골라내 환수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진행된 3건의 민사소송에서 검찰이 잇따라 승소함에 따라 나머지 일제강점기 일본인 땅(7건)도 국가 소유로 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