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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MBC, 뉴스 없는 ‘뉴스 녹화방송’ 틀었다

by경향신문

뉴스투데이·이브닝뉴스 대상 어제부터 ‘완제품 납품’

방문진은 방통위 검사·감독 불응…‘책임 회피’ 급급

 

MBC가 아침과 저녁 뉴스를 ‘녹화 방송’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인력이 부족해지자 사전에 녹화한 뉴스로 방송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유례없는 파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검사·감독을 위한 자료제출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27일 MBC 기자들에 따르면 지난 26일 보도국 벽 등에는 <뉴스투데이>와 <이브닝뉴스>를 녹화로 제작하겠다는 공지가 붙었다. 오전 6시에 방송되는 <뉴스투데이>에 관해서는 “스트레이트 뉴스가 없으므로 리드멘트 겸 아침신문 보기로 시작” “뉴스 없는 완제품으로 03~06시 작업 후 편성국으로 납품” 등의 지시사항이 공지됐다. 오후 5시에 방송되는 <이브닝뉴스>에 대해서는 “상황 변화가 예상되는 아이템은 제외하고 자막을 최소화해 방송 30분 전인 오후 4시30분까지 완제품을 편성국으로 납품하라”는 지시가 붙었다. MBC는 뉴스센터를 담당해오던 기술감독들이 추가로 파업에 동참해 인력이 부족해지자 ‘녹화 뉴스’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은 이런 상황에서도 문제 해결은커녕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이날 방문진 사무처 등에 따르면 방문진은 “오는 29일까지 조직 현황, 회의록, 예산집행 내역, 자체 감사 내역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는 방통위의 요구에 일단 응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방통위는 방문진법 및 민법 제37조 등에 따라 방문진 사무 전반에 대한 검사·감독을 실시해 방문진의 MBC 경영 관리·감독, 자체 감사 결과 등을 확인하겠다고 지난 22일 방문진에 통보했다. 방문진은 “이사회 의결 없이는 자료제출을 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방문진 사무처 관계자는 “이사들의 일정이 맞지 않아 현재로서는 방통위가 정한 시한인 29일 이전까지 이사회 개최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노골적으로 ‘시간끌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방문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방통위에 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 권한이 있는지를 따지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방문진이 방통위의 검사·감독에 불응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방통위는 과태료를 자료제출을 거부한 이사 개개인에게 부과해 압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