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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최순실 같은 것” “네가 최순실이냐”...법원, “모욕죄 성립”

by경향신문

“최순실 같은 것” “네가 최순실이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직장동료 등을 ‘최순실’로 지칭해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진 일반인들에게 법원이 잇달아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에 따르면, 안모씨(52)는 지난해 11월29일 서울 관악구에서 무료급식모금 홍보활동을 하던 류모씨에게 “최순실 원, 투, 쓰리 같은 것들아. 시민들 돈을 너희가 다 갈취한다”며 류씨의 동료 등이 있는 가운데 욕설을 했다. 안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관악구의 여관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업무방해)도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권성우 판사는 안씨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해 안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2월26일 회사원 김모씨(30)는 직장동료 이모씨가 회사 내에서 다른 직장 동료에 대한 소문을 퍼트리고 다녔다며 함께 있던 동료들에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같은 자리에 있던 이씨에게 “진실이 밝혀졌으니 회사를 관둬라. 네가 최순실이냐? 쪽팔려서 회사 다니겠냐? 천국 가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김씨가 공연히 이씨를 모욕했다”며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태호 판사는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유죄를 선고 받은 안씨와 김씨가 상대방을 ‘최순실’에 빗대며 모욕한 시기는 ‘비선실세’ 최순실씨(61)의 국정농단 행위가 본격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하던 지난해 11~12월이었다. 최씨가 검찰에 긴급체포된 뒤 재판에 넘겨지고,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출범하기도 했다. 당시 최씨는 온 국민의 지탄을 받던 때였다.

 

‘최순실’을 거론하며 상대방을 공연히 비난한 행위에 적용된 형법상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가 가능한 ‘친고죄’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비화되는 상황에서 최씨로 빗대어 거론된 피해자들이 상대방을 고소할 만큼 최씨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이 추정되는 대목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