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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포토 뉴스

몰카에, 드러눕고, 상복까지···2017 국정감사 순간포착 10선

by경향신문

지난 10월12일 시작한 일반 국정감사가 31일로 끝났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첫 국감인 만큼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피감기관 비판에, 때론 ‘길들이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화려한 개인기’를 발휘한 의원들이 있었습니다. 국감에서 화제가 된 장면 10가지를 사진과 함께 돌아봅니다.

‘힘내세요, 김이수’가 실검 1위 오른 사연

몰카에, 드러눕고, 상복까지···20

헌법재판소에서 10월1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사퇴를 요구하며 국감을 거부했습니다. 지난 9월 국회에서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김 권한대행에게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야는 “재판관 자리에서도 사퇴해야 한다”(한국당 김진태) “국회 동의를 받지 않은 위헌적 헌재소장 지위”(국민의당 이용주) 등 공세와 “헌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데 대한 보복”(민주당 박범계) “헌재의 권한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민주당 박주민) 등 방어를 주고 받았습니다. 김 권한대행은 인사말도 못한 채 90분 동안 앉아만 있었습니다. 다음날 포털사이트엔 ‘힘내세요, 김이수’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김이수 인사말도 못하고 90분 만에 종료

“미래를, 민주주의를 위해서 MB를 고발했다” 

몰카에, 드러눕고, 상복까지···20

10월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목 받았습니다. 박 시장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이른바 ‘좌편향 박원순 제압 문건’을 생산하고 여론공작을 벌인 사실을 발표하자,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검찰에 직접 고소했습니다. 박 시장은 국감에서 “다시 있을 수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탄압”이라며 “그 책임의 핵심에 있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미래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고소·고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야당은 “(시장이) 정치 논쟁 중심에 서면 서울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겠느냐”(바른정당 황영철)며 질타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서울시·서울시교육청이 만든 ‘사회적경제’ 교과서를 두고 “자유시장경제를 무시하는 걸 가르친다. 교묘하고 악랄한 이념 주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원순 “민주주의 미래 위해 MB 고소”

인권을 숫자로만 설명하기가 어렵다면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10월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감장에서 아예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드러누웠습니다. 구치소 수용자 과밀 문제를 보여주려는 퍼포먼스였습니다. 노 의원은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서울구치소 과밀수용에 내린 위헌 결정을 언급하며 “당시 6.38㎡에 6명이 수용됐는데 1인당 평균 1.06㎡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1.06㎡’이란 면적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황찬현 감사원장 앞에 신문지를 펼치고 누웠습니다. 이 퍼포먼스는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제법무팀이라는 MH그룹이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낸다”며 ‘인권침해’ 주장을 한 것과 맞물려 주목 받았습니다. 참고로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거실 면적은 10.08㎡이라고 합니다.

노회찬 의원이 신문지를 깔고 누운 까닭은?

장관 주민등록번호, 제가 맞혀볼까요? 

10월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주민등록번호를 맞추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주민번호가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역, 출생신고 번호 등 조합으로 이뤄져 논리적으로 유추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의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역으로 후보 번호를 추출한 다음 국민신문고 사이트에서 개인인증을 받는 과정을 거쳐 59번째 시도 끝에 알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주민번호를 국감장에서 공개하지는 않았죠. 이 의원은 주민번호를 무작위로 생성하는 ‘임의번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장관은 “대책을 논의하겠다”면서도 “주민번호가 임의번호로 바뀌었을 때 영향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합의를 이뤄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재정 의원 “김부겸 장관 주민번호 맞혀 볼까요?”

경찰청장도 ‘몰카’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몰카에, 드러눕고, 상복까지···20

국감장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은 ‘몰카 피해자’(?)가 됐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10월13일 경찰청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이 청장에게 대뜸 “청장님, 몰카 범죄 피해보신 적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 청장은 “없다”고 답했지만, 바로 그 순간 이 청장은 몰카로 찍히는 중이었습니다. 진 의원 측에서 국감장에 탁상시계로 위장한 몰카를 설치해 둔 것이죠. 진 의원은 이 몰카에 담긴 화면을 국감장 대형 모니터에 띄우며, 누구나 자신이 모르는 새 몰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진 의원은 물병처럼 생긴 몰카도 들어보이며 “이렇게 우리는 위장형 몰카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 의원 퍼포먼스에 다른 의원들도 충격을 받았는지 정회 시간에 여야 의원들은 진 의원이 가져온 몰카들을 진지하게 살폈습니다.

"청장님, 몰카 찍혀본 적 없으세요?" '탁상시계형' '물병' 몰카 등장

핵폭탄 터지면 휴대전화부터 먹통이 된다? 

몰카에, 드러눕고, 상복까지···20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10월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핵 폭발 상황을 가정해 휴대전화 먹통 실험을 선보였습니다. 적의 ‘EMP(전자기펄스) 공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핵폭탄이 수백㎞ 상공에서 터졌을 때도 순간 강한 전자기파가 발생해 광범위한 지역 전자기기들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송 의원이 이날 준비한 소형 EMP 충격기를 휴대전화에 대고 작동시키자 10여초 뒤 휴대전화 화면이 꺼졌습니다. 송 의원은 북한의 EMP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비를 촉구했습니다. 또 전쟁 같은 비상시에 대통령 지시를 전달하는 국가지도통신망에 EMP 차폐 시설이 없어 북한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총괄적으로 계획을 내놓겠다”고 답했습니다.

연합뉴스: [국감현장] 소형 EMP 충격기로 휴대폰 먹통 시연 '눈길'

‘은둔의 경영자’가 국감장에서 보낸 7시간 

몰카에, 드러눕고, 상복까지···20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10월30일 국정감사에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자)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 전 의장은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일궈냈지만,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기 때문에, 이날 출석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의원들은 최근 불거진 뉴스배치 청탁·조작 사건과 포털의 사회적 책임, 인터넷 시장 독점 등에 대해 질의를 쏟아냈습니다. 이 전 의장은 뉴스배치 조작에 대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사과했습니다. 다만 여론 조작 의혹에 대해선 “뉴스 부문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한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거대 포털 규제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습니다. 이 전 의장은 “구글은 세계 검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한국에서 검색 점유율 70%를 지킨다는 사실만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뉴스배치 조작, 심각한 문제”

“똑바로 하세요” vs. “같이 똑바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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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10월27일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선 여당 의원과 증인이 서로 ‘똑바로 하라’며 언쟁을 벌였습니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점심시간에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가서 최근 MBC 파업 사태 등에 대해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국감에 참석한 기관 증인으로서 처신을 조심하라”고 하자 고 이사장은 “뭐가 잘못됐냐”며 받아쳤습니다. 신 의원이 “똑바로 하세요”라고 하자 고 이사장은 이번엔 “나보고 똑바로 하라니까 같이 똑바로 합시다”라고 했습니다. 신 의원은 정회를 선언하고 고 이사장에게 다가가 3분 가량 더 언쟁을 벌였습니다. 이날 고 이사장은 “문 대통령께서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한국이) 적화되는 길을 갔을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고 이사장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재판을 받는 중입니다.

고영주 “문 대통령 소신대로 했으면 적화됐을 것”

“국정원이 준 돈 200만원으로 뭐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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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 사장이 10월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왔습니다. 앞서 23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수사 국면 당시 국정원이 ‘보도 협조’ 명목으로 당시 KBS 보도국장인 고 사장에게 현금 200만원을 건넸다고 밝혔습니다. 보도 협조란 당시 조선일보가 보도한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을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의문을 품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소속 기자들이 직접 국감장에 ‘사장님’을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고 사장은 ‘국정원 돈 200만원’ 용처 등 물음에 아무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고 사장은 25일 정기이사회에선 국정원 정보관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또 30일 서훈 국정원장과 정해구 국정원 개혁발전위원장을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습니다.

미디어오늘: ‘독기’ 오른 KBS 기자들, 고대영에 질문 퍼부었지만 

공영방송은 죽었다…그런데 언제 죽었을까

몰카에, 드러눕고, 상복까지···20

자유한국당은 10월27일 국정감사 막바지에 돌연 ‘국감 보이콧’에 돌입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날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 2명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로 선임한 데 반발하는 의미였습니다. 한국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일부 상임위원회가 국감 일정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불과 나흘 만인 30일 국감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의원들이 장례에 참여할 때 입을 듯한 검은 옷을 입고 국회에 나타났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일부 의원들은 가슴에 ‘謹弔(근조) 공영방송’이라고 적힌 리본을 달았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방송장악’이 현실화하고 있어 KBS·MBC 등 공영방송이 ‘죽었다’는 의미입니다. 공영방송이 죽었다고 한다면, 언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것 같습니다.

한국당, 또 ‘빈손 회군’ 나흘 만에 국감 복귀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