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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서울시 “박정희 동상 건립,
역사 자문 받아오라”

by경향신문

서울시 “박정희 동상 건립, 역사 자

서울시는 한 시민단체가 마포구 상암동에 추진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안건을 심의한 결과 자료 보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서울시가 소유한 땅에 세워지는 동상·조형물 등을 심의·관리하는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는 21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공공미술위원회를 열고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1층 마당에 설치 예정인 박정희 동상 건립에 대해 “역사적인 것에 대한 자문과 박 전 대통령 인물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 박 전 대통령과 설치 장소와의 연관성 등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3곳 이상 역사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올 것’ 등을 관할구청인 마포구청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상 설치 장소 주변의 이해관계나 주민의 동의, 시민 의견 등의 자료 보완도 요청하기로 했다. 시유지에 동상 등 미술작품을 설치하려면 반드시 공공미술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수정이 필요하다는 심의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게 고쳐야 한다.

 

앞서 마포구청은 시민단체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이 신청한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대한 신고서를 지난 1월19일 서울시에 접수 했다. 위원회는 해당 문서에 마포구청 주관부서의 의견이 없다는 이유로 신고서를 돌려보냈다. 이에 지난 5일 마포구청은 다시 해당 신고서를 서울시에 접수했다. 이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때 화해 차원에서 박정희 기념관 설립을 하겠다는 명분으로 부지사용 승인 요청을 받았고, 사용승인 범위 안에 있는 부지에 동상을 설치하는 것은 기승인된 부분’이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주관부서 의견에는 ‘별도의견 없음’이라고 썼다. 서울시는 다시 해당 신고서를 마포구로 돌려보냈고, 주관부서의 의견을 요청했다. 그러나 마포구는 지난 14일에도 별도의 의견을 작성하지 않은채 세번째 접수를 했다.

 

공공미술위원회는 “조례상 주관부서 의견이 들어있지 않다고 해서 심의를 열지 않을 수는 없어 심의를 열었다”며 “해당 자치구가 저희한테 안건 상정을 하는 것은 (동상)건립에 대해 찬성하는 것이라 유추할 수 있어 반드시 주관부서의 의견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상을 설치하는 자치구에는 시유지를 관리하는 담당부서가 있고 이 관리부서에 신청이 들어오면 설치하는 것이 적절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주관부서에서 한다”며 “해당 부서에서 (설치 여부에 대한) 선행 결정을 하면 공공미술의원회는 작품의 조형성과 주변과의 조화, 안전 등을 검토한다. (자치구가) 대행을 하거나 접수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서 의견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오경환 의원(마포4)도 (사)민족문제연구소의 ‘박정희기념도서관 내 박정희 동상 건립 반대’에 관한 청원서를 소개의원으로 시의회에 접수했다. 공공미술위원회는 “해당 청원이 상임위에 정식 접수됐다”며 “이런 부분도 시민의 의견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공공미술위원회는 심의결과 등을 정리해 이번주 중 마포구에 자료보완 요청을 할 예정이다. 자료보안 요청을 받으면 마포구는 다음달에 있을 2차 심의를 위해 15일∼20여일 안에 보완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박정희대통령기념관과 도서관은 서울시 소유 부지에 국고보조금 200억원이 투입돼 만들어진 시설이다. 완공 후 기부채납 절차를 통해 소유권을 서울시로 이전하는 조건으로 지어졌다. 현재 재단 측은 시유지인 이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고 부지 내에 동상 건립을 추진해 논란이 되어 왔다. 2016년 11월 광화문 광장에 이 동상을 세우기로 했다가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1층 마당에서는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이 4.2m 높이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기증한다는 내용이 담긴 기증서를 기념·도서관 측에 전달했다. 이날 기념관에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찬성·반대 측 시민들이 충돌했다. 양측은 서로를 “빨갱이” “친일파”라고 비난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