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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슈퍼맨, 처음에는
악당이었다?···슈퍼맨 탄생 80주년

by경향신문

슈퍼맨, 처음에는 악당이었다?···슈

원더우먼, 아이언맨, 헐크, 플래시맨, 앤트맨, 토르, 블랙팬서, 캡틴 아메리카, 배트맨...나열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많은 수의 미국산 슈퍼 영웅들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지닌 슈퍼 영웅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사람마다 답이 다르겠지만, ‘슈퍼맨’이 빠진 답안지가 나오긴 어려울 겁니다. 2018년 4월18일은 슈퍼맨이 탄생한 지 8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슈퍼 영웅의 전형과도 같은 ‘슈퍼맨’과 관련해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정리했습니다. 

슈퍼맨, 처음에는 ‘영웅’이 아닌 ‘악당’이었다?

이야기 속 슈퍼맨의 아버지는 크립톤 행성의 조엘입니다. 실제 슈퍼맨을 창조한 것은 대공황 직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살던 두 고등학생, 제리 시겔(1914~1996)과 조 슈스터(1914~1992)였습니다. 클리블랜드 소재 글렌빌 하이스쿨에 다녔던 두 사람은 열일곱살 되던 해에 만났습니다. 성격은 반대였지만 과학소설(SF) ‘덕후’라는 공통점이 있었던 둘은 금방 친해졌습니다. 둘은 합심해서 교지 ‘글렌빌 토치’에 이런저런 작품을 발표하며 경험을 쌓아나갔습니다. 시겔이 글을 썼고, 슈스터가 그림을 그렸죠.

 

둘은 직업적인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대공황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던 미국에서 두 사람의 작품을 실어주겠다는 출판사는 없었습니다. 시겔과 슈스터는 무작정 기다리는 대신 1932년에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제호의 잡지를 직접 만들었는데, 이 잡지의 세 번째 호에 ‘슈퍼맨의 지배’(The Reign of Superman)라는 제목의 만화가 실렸습니다. 이 만화에 등장한 슈퍼맨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슈퍼맨과는 달랐습니다. 여기서 슈퍼맨은 한 과학자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존재로, 힘이 소진될 때까지 파괴를 일삼는 캐릭터였습니다. 슈퍼 영웅이라기보다는 <프랑켄슈타인> 속 인조인간에 가까웠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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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의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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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코믹스’ 창간호

선한 마음과 초인적 의지, 극강의 파워를 지닌 슈퍼맨이 상업 출판물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38년에 나온 ‘액션 코믹스’ 창간호입니다. 창간호 표지를 보면 발행시기가 ‘6월’(June)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는 잡지를 서점에서 더 오래 유통시키기 위한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이었고, 실제 발행일은 4월18일이었습니다.

역대 슈퍼맨 역할을 했던 배우들은?

대부분 한국 영화팬들에게 슈퍼맨이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크리스토퍼 리브나 헨리 카빌 둘 중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릴 겁니다. 전자가 떠오른다면 좀더 나이 많은 세대겠죠. 아무튼 슈퍼맨은 미국 대중문화의 대표적 아이콘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TV나 영화를 통해 꾸준히 새로운 시리즈로 제작됐기 때문에 슈퍼맨을 연기한 배우들은 10명이 넘습니다.

 

영화에서 최초로 슈퍼맨을 연기한 배우는 1948년작 <슈퍼맨>에 출연한 커크 알린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1950년 <원자인간 대 슈퍼맨>에서도 슈퍼맨으로 출연했습니다. 흥미롭게도 크리스토퍼 리브가 슈퍼맨으로 등장한 첫 영화인 1978년작 <슈퍼맨>에서는 주인공 로이스 레인의 아버지 역할로 나왔습니다. 두 번째 슈퍼맨은 조지 리브스였고, 세 번째가 바로 그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브입니다. 1978년부터 1987년까지 모두 네 편의 슈퍼맨 영화에 출연했죠. 그는 1995년 낙마 사고로 전신 불구가 됐지만 불굴의 의지로 사회적 발언과 활동을 이어나간 걸로도 유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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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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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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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포터 리브

존 해이머스 뉴튼은 슈퍼맨의 대학 시절을 그린 1988년 TV 시리즈 <슈퍼보이>에서 슈퍼맨으로 출연했습니다. 제라드 크리스토퍼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슈퍼보이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TV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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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해이머스 뉴튼

고등학교 시절을 그린 시리즈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방영된 <스몰빌>입니다. 미국에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0개 시즌이나 지속된 이 시리즈에서는 톰 웰링이 슈퍼맨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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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웰링

이보다 앞서 미국에서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방영된 <로이스와 클라크>의 슈퍼맨 딘 케인의 얼굴을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국내에서 <슈퍼맨>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돼 잘 알려졌으니까요. 이 시리즈에서 로이스 역할을 맡았던 테리 해처는 007 시리즈 <007 네버 다이> 초반부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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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딘 케인과 테리 해처

비교적 최근으로 넘어오면 <슈퍼맨 리턴즈>의 브랜든 루스가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리브와 외모가 많이 닮아 기대를 모았지만 한편으로 그쳤습니다. 이 영화에는 슈퍼맨의 아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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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케인

현재 슈퍼맨을 대표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맨 오브 스틸>로 슈퍼맨 역할을 맡은 헨리 카빌입니다. DC가 마블의 ‘어벤저스’ 시리즈에 대항해 야심차게 시작한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의 두 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에서도 주연을 맡은 만큼 당분간 슈퍼맨은 그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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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카빌

이외에 2016년작 TV 시리즈 <슈퍼걸>에도 슈퍼맨이 등장하는데요, 슈퍼걸의 사촌동생이지만 지구로 먼저 날아온 탓에 외모는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슈퍼맨 역할을 타일러 헤클린이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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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헤클린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