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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넷플릭스 영화는 영화인가

by경향신문

온라인 혹은 텔레비전에서 보는 영화는 ‘영화’일까? 극장에서 먼저 상영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나 DVD로 본다면 분명 ‘영화’로 인식된다. 하지만 애초에 온라인 혹은 텔레비전 상영을 전제로 제작된 작품도 ‘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강자 넷플릭스가 던진 질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논쟁의 시작은 지난해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넷플릭스가 제작한 <옥자>가 상영될 때부터 불거졌다. 넷플릭스는 <옥자>를 넷플릭스와 극소수의 극장에서 동시 공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칸영화제가 <옥자>를 경쟁부문에 받아들인데 대해 프랑스 영화산업과 일부 언론은 크게 반발했다. 논쟁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올해 넷플릭스는 칸영화제에서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던 작품들의 출품을 철회했다. 넷플릭스가 칸에 출품키로 한 영화들에는 알폰소 쿠아론, 폴 그린그래스 등 세계영화계 거물의 신작과 전설적인 거장 오손 웰즈의 미공개작이 포함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 내부의 의견도 갈린다. 넷플릭스가 영화의 정의를 뒤흔들어 궁극적으로 산업을 망친다는 전통적 의견이 있는 반면, ‘넷플릭스 영화도 영화’라는 견해도 있다. 버라이어티, 인디와이어 등 외신에서 소개된 영화인, 평론가들의 의견을 간략히 정리했다.

넷플릭스 영화는 영화인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일단 텔레비전의 형식으로 만들면, 그건 TV 영화라 불러야 한다. 좋은 작품이라면 에미상을 받겠지만, 아카데미상은 받을 수 없다. 한 주도 안되는 기간 동안 소수의 극장에서 맛뵈기로 상영되는 영화가 아카데미상 후보지명을 받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넷플릭스는 극장용 영화를 지원하는데 기괴한 혐오감을 갖고 있다. 모든 작품이 동시에 스트리밍되고 공개되어야 한다는 넷플릭스의 생각없는 정책은 극장 개봉을 위해서는 옹호될 수 없는 모델이다. 아마존은 극장에서 90일간 먼저 상영함으로써 넷플릭스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배우 헬렌 미렌

“넷플릭스의 정책은 내 남편(감독 테일러 핵포드)이나 다른 감독들에게 파괴적이다. 왜냐하면 감독들은 영화란 극장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란 공동체적인 것이다.”

평론가 리처드 브로디

“영화란 하나의 개념이다. 영화란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무언가이다. 그것의 실제 상영 여부는 우연에 불과하다. 스필버그가 극장 개봉을 옹호할 때, 그는 자신의 힘세고 부유하고 기득권 있는 영역을 옹호하는 동시 스튜디오의 투자와 배급 지원을 받지 못한 작은 수작들을 반대하는 것이다.”

인디와이어 기자 주드 드라이

“넷플릭스의 주된 정체성은 여전히 몰아서 볼만한 텔레비전 쇼에 있다. 넷플릭스 영화가 지금보다 더 좋았다면, 당연히 영화 플랫폼에서도 진지하게 대접받을 수 있다. 다만 넷플릭스 영화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일 뿐이다. 넷플릭스는 영화의 질이나 영화제작의 대담함을 고려하기보다는 중급의 영화제용 영화와 유명배우를 기용한 영화를 선호한다.”

평론가 매트 졸러 세이츠

“‘TV영화’와 ‘극장용으로 만들어졌고 후에 텔레비전에서 상영되는 영화’ ‘스트리밍 옵션’ ‘콘텐츠’를 어떻게 구분하겠는가. (…)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극장에서의 경험이 보존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극장을 좋아하고 극장경험을 옹호하며 영화관에서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사람을 꾸짖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사회는 전통적인 영화관람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이는 기술이 사람들의 뇌를 재조직하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을 파괴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모든 이들이 반 혹은 1/4의 주의력만 기울여도 되고, 원하면 언제든 멈추고 다시 봄으로써 관람의 경험을 통제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평론가 카를로스 아귈라

“넷플릭스는 영화제와 극장 개봉의 중요성을 훼손하고 있다. 그들은 영화 생태계의 일부가 되려 하는 대신, 영화 생태계를 독점하려 한다. 넷플릭스가 영화제에서 영화를 구매하거나 그들의 영화가 영화제에서 공개된다면, 그것이 영화가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마지막 기회가 된다. 아카데미상이나 칸영화제가 낡았고 혁신을 거부하며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한다고 생각한다면, 넷플릭스는 영화제에 출품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케이크를 갖는 동시 먹으려 한다. 그들은 극장개봉이나 영화제에 무관심한 척 하다가도, 상에 대한 욕심은 숨기지 않는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