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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집착, 아시아나에 ‘부메랑’

by경향신문

기내식 대란 배경 된 ‘1600억원 투자 강요 갑질’

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집착, 아시아

지난 2일 납품업체 사장의 자살로 이어진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73)의 무리한 ‘그룹 재건’ 집착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량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을 ‘지렛대’로 금호타이어 지분을 되찾으려다가 아시아나항공마저 휘청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내식 대란이 단기에 완전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돼 연내 상환 총부채 규모가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하반기 매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전 기내식 업체와 재계약 불발

금호홀딩스 BW 구매 요구한 탓

 

3일로 사흘째에 접어든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의 중심에는 1600억원이라는 투자금 문제가 있다. 이전 기내식 공급업체였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 업체와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거부해 계약 갱신이 틀어지자 LSG는 지난해 8월 공정위에 “불공정 거래 및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라며 아시아나항공을 신고했다. 이 건은 현재까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이난그룹 투자로 합작사 설립 후

금호타이어 지분 확보에 공들여

 

대신 아시아나는 지난해 2월 중국 하이난항공과 합작회사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설립하고 30년짜리 기내식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중국 하이난그룹은 금호홀딩스의 BW를 ‘1600억원어치’ 인수하는 투자 내용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돈이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용도라고 분석했다. 당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으려 지분 42%를 사들이는 데 공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월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고, 임시계약을 한 중소업체가 납품에 차질을 빚는 사달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식품 대기업 관계자는 “대규모로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업체들이 적지 않은데 굳이 중소기업과 계약한 것은 단가 절감 목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경영진의 판단에 ‘고객 편의’보다 ‘비용’을 우선시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상 전례 없는 이번 ‘기내식 대란’에 대한 책임이 결국 박 회장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박 회장은 금융위기에 따른 계열사 헐값매각과 ‘형제의 난’ 여파로 크게 축소된 그룹 위상을 회복하려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채권단을 비롯한 시장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11월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진 이래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높은 재무부담과 그룹 신용위험의 전이 가능성을 부정적 이유로 꼽았다.

 

단기 계약한 업체와의 불공정 계약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선에서 납품이 15분 이상 늦어지면 취급수수료 100%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30분 이상 지연 시 여기에 전체 음식값의 절반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경영능력·재벌 갑질계약 도마에

박 회장 딸, 계열사 상무로 입사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기내식 대란’을 놓고 박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능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데다 납품업체 사장의 자살로 ‘재벌 갑질’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또 다른 리스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 회장의 딸 박세진씨(40)가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한 사실이 알려지며 ‘금수저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리조트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그가 경영관리 상무로 입사했기 때문이다. 금호 측은 “ ‘르 코르동 블루’를 비롯한 유명 요리학교 출신인 그가 금호리조트의 전체적인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