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터 허리까지… “명절엔 부모님만을 위한 탐정이 돼보자”

[라이프]by 경향신문

명절은 그간 전화기 너머로 짐작만 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때다. 무엇보다 부모님들은 아파도 내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우리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때 노년기 흔히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 미리 알아둔다면 이상을 발견하기 한결 수월할 것이다. 설날을 맞아 부모님의 신체 중 특히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곳과 관련 질환에 대해 살펴봤다.

눈부터 허리까지… “명절엔 부모님만을

황반변성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격자표.

눈은 노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기관으로 나이 들수록 다양한 안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노안,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증상이 비슷해 정확히 알아둬야 부모님의 눈 건강을 제때 챙길 수 있다.

 

노안


초점을 조절하는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망막 뒤에 초점을 맺는 상태로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만일 부모님이 가까운 것을 보는데도 눈을 찡그리거나 돋보기를 착용했을 때 더 또렷하게 보인다고 할 때는 노안을 의심해보자.


노안을 방치하면 백내장, 녹내장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빨리 치료해야한다. 노안은 일반적으로 돋보기로 교정하지만 최근에는 수술을 통해 노안과 시력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정체가 딱딱하게 굳어 아예 수술 자체를 못 받을 수도 있다. 수술 가능여부는 백내장, 근시 등 다른 안질환을 동반하고 있는지 확인한 후 결정해야 부작용,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백내장


백내장은 수정체가 노화돼 탄력이 떨어지고 점차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만일 부모님이 시야가 뿌옇다거나 눈이 자주 부시고 한쪽 눈으로만 봐도 사물이 둘로 보인다(복시)고 호소할 때는 백내장을 의심해보자.


백내장 역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새빛안과병원 최진석 백내장·노안센터 진료과장은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경과를 지켜보는데 이는 백내장의 진행을 완전히 억제하지 못하므로 증상이 심할 때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백내장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바꿔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백내장은 노안, 원시, 근시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인공수정체가 다양해진 덕분에 본인의 눈 상태에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백내장과 노안, 원시, 근시 등을 함께 치료할 수 있다.


녹내장


녹내장은 안압상승과 혈액순환저하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이다. 실명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지만 자각증상이 없어 정기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일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녹내장 발병위험이 높아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정기검진을 받으시게 한다. 또 평소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안압을 높이는 행동은 피하고 혈액순환을 위해 혈관건강에 좋은 음식과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자.


황반변성


녹내장과 더불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망막중심부에 위치해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황반이 손상되면서 여러 가지 시력장애가 나타난다. 만일 부모님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인다거나 직선이 굽어 보이고 시야에서 일정 부분이 검거나 하얗게 보인다고 호소하면 황반변성을 의심하자.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격자로 부모님 혼자 진단해 보실 수도 있다. 30cm 떨어진 거리에서 한쪽 눈을 가리고 반대쪽 눈으로 암슬러 격자 중심의 점을 주시했을 때 중심점이 또렷하게 보이고 격자를 이루는 모든 선이 같은 굵기 형태로 보이면 정상. 하지만 선이 휘어지거나 끊어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일 가능성이 높다.

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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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임플란트 치료를 고민 중이라면 사전에 의료진과 평소 복용하는 약이나 혈압·혈당수치, 남은 치아개수 등을 충분히 점검해야한다.

부모님의 치아 역시 꼭 살펴봐야 할 곳이다. 특히 치아는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치아가 빠지거나 잇몸에 염증이 쉽게 발생한다. 이때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 틀니와 임플란트 치료다. 지난해부터 이 두 가지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혜택이 확대되면서 부담이 훨씬 덜 해졌지만 치아를 대체하는 치료인 만큼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치아 하나도 없다면 임플란트 건보적용 X


지난해 7월부터 만 65세 이상에 대한 임플란트와 틀니 치료의 본인부담금이 50%에서 30%로 확대됐다. 하지만 이 혜택을 받으려면 치아가 1개 이상 있어야한다. 치아가 전혀 없는 상태라면 건강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보험적용이 되는 완전틀니를 고려해볼 수 있다.


보철물을 사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분리형(잇몸에 심는 부분과 그 위에 연결하는 보철이 나뉜 형태)식립재료를 사용해야하고 여기에서 사용되는 보철재료 중 하나로 PFM크라운만을 사용해야한다. 따라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 보철물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 시 아스피린·골다공증 약 복용 X


부모님이 혈압이나 심혈관계 쪽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혈전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실 것이다. 하지만 아스피린은 혈액의 응고작용을 방해해 수술 시 지혈이 안 될 수 있다. 따라서 일정기간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해야한다. 골다공증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리세드론산 성분) 역시 뼈를 녹게 할 수 있어 임플란트를 받기 최소 3개월 전부터 복용을 중단하고 수술을 받은 후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골다공증 약을 다시 복용해야한다.


혈압·혈당수치 꼭 알리기


부모님이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다면 혈압과 당 수치를 치과의사에게 꼭 알려야한다.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백영걸 대표원장은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어도 임플란트는 가능하지만 혈압(120/80mmHg)과 혈당량(공복 110mg/dL 이하, 식후 2시간 140mg/dL 이하)이 정상범위 안에서 잘 조절돼야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며 “약 복용여부와 혈압 및 혈당수치를 사전에 꼭 알릴 것”을 당부했다.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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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해 허리근력이 감소하면 허리가 점점 굽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부모님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걷기 힘들 정도로 심한 허리통증을 동반한다면 즉시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시게 해야한다.

허리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증상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진다. 근력이 떨어지고 척추의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질환들로 인해 허리가 점점 굽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


노년기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 노화로 인해 척추뼈와 주변 인대가 두꺼워져 척추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통증도 심하다.


만일 부모님이 엉덩이나 다리 쪽이 저리고 아파 조금만 걸어도 힘들다고 하시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한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였을 때 일시적으로 신경통로가 넓어져 통증이 줄어든다. 따라서 평소와 달리 허리가 아파 보행기나 유모차 등 어딘가에 의지해야 걸으실 정도라면 즉시 정형외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척추압박골절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에 금이 가고 주저앉는 것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면 아예 허리가 굽거나 척추후만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기침만 해도 뼈가 주저앉아 겨울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부모님이 골다공증을 진단받아 뼈가 매우 약한 상태인데 허리통증을 전보다 심하게 호소한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하고 즉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허리근력 감소


부모님이 허리가 굽는 이유는 척추질환 때문일 수 있지만 노화로 근력이 감소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부모님이 뒷짐을 지고 걸으시거나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걷는 것이 편하다고 하시면 근력부족문제를 의심해야한다.


부모님이 벽에 서서 등을 기대게 했을 때 뒤통수와 발뒤꿈치가 모두 벽에 닿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만일 벽에 닿지 않거나 닿아도 5분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면 허리근력이상으로 볼 수 있다”며 “고령자의 대부분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아 허리근육이 퇴화된 경우가 많은데 건강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허리가 굽는 것을 예방하려면 평소 허리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 단 나이가 들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아무래도 줄기 때문에 쉽고 안전한 동작을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바닥에 엎드려 양팔을 벌리고 스카이다이빙 하듯이 위로 올려주는 동작을 10초 정도 유지하는 스트레칭은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허리근육 강화에 좋다. 생선이나 달걀, 우유 등 단백질과 비타민D,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2019.02.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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