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 여사'로···TV뉴스 잇단 방송사고 논란

[이슈]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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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MBN의 간판 시사토크쇼 <백운기의 뉴스와이드> 는 지난 11일 오후 한미정상회담 전망을 분석한 꼭지에서 김정숙 여사 이름을 김정은으로 쓴 자료화면을 내보냈다. 독자제공

방송사 뉴스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방송사고를 일으켜 물의를 빚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MBN의 간판 시사토크쇼 <백운기의 뉴스와이드>는 지난 11일 오후 한미정상회담 전망을 분석한 “‘여지’ 남긴 美 폼페이오 ‘핵 언급’ 피한 北 김정은…文, 북미 물꼬 트려면?”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김정숙 여사 이름을 김정은으로 쓴 자료화면을 내보냈다.


해당 자료화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오른쪽에서 손을 흔들고 선 김정숙 여사의 모습 옆에 ‘김정은 여사-멜라니아 여사 한미정상회담 동석’ 문구를 적었다. 자료화면 헤드라인은 ‘문 대통령-김정숙 여사 워싱턴 도착… 한미정상회담 전망은?’으로 오기없이 적었으나 설명 문구에서 김정숙 여사 이름을 김정은이라 쓰는 실수를 한 것이다.


12일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실수로 보기 힘든 방송사고”라며 방송사에 항의 전화를 한 사실을 인증하기도 했다.


MBN 측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뉴스와이드> 시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이름을 잘못 기재한 참고 화면이 방송됐다”며 “참고 화면 제작 때 오타를 제대로 거르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관계자분은 물론 시청자 여러분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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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가 지난 10일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아래 북한 인공기를 그래픽으로 배치했다. 지난 4일 재벌가 3세 마약 사건을 다룬 자료 화면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의도로 쓰이는 사진을 사용했다. 연합뉴스TV 캡처

앞서 지난 10일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는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아래 북한 국기인 인공기를 그래픽으로 배치해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TV 측은 방송사고가 난 지 하루 만에 방송 사고 관련 책임을 물어 보도국장 등 보도국 총괄 책임자들을 보직 해임했다.


최근 방송뉴스와 관련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TV는 지난 4일에도 재벌가 3세 마약 사건을 다룬 자료 화면에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누리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의도로 쓰는 사진을 실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KBS는 지난 4일 발생한 강원 산불 당시 늦장 재난방송을 한 데 이어 조작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KBS가 강릉시에서 보도를 하면서 고성군 화재 현장에 있다고 밝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1일 KBS노동조합은 “현장에 있지 않으면서 현장에 있다고 속인 것은 공정방송 의무를 저버린 것이며, 급한 상황에서 벌어진 단순 실수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청자들의 불만의 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주부 김모씨(53)는 “최근들어 뉴스 프로그램 방송사고가 더 잦아진 것 같다”며 “자꾸 실수라고 하는데 실수도 반복되면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석씨(23)는 “뉴스는 신뢰가 생명이라고 하는데, 믿을 만한 뉴스 프로그램이 없다”며 “말로만 재발 방지를 말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2019.04.1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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