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수문 열자 돌아온 멸종위기 ‘흰수마자’…금강 세종보에서 첫 발견

[이슈]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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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마자 | 환경부 제공

금강 세종보에서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으로 멸종위기 민물고기인 ‘흰수마자’가 발견됐다.


환경부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은 금강 세종부 하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민물고기인 ‘흰수마자’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지난 4일 금강 세종보 주변에서 담수 어류를 조사하다가 흰수마자 한 마리를 처음 발견했다. 다음날인 5일에는 ‘4대강 보 개방에 따른 수생태계 변화 조사’를 하던 장민호 공주대 교수 연구진이 추가로 4마리를 확인했다.


흰수마자가 발견된 지역은 세종보 하류의 왼쪽 기슭 200~300m 지점이다. 보 문을 열면서 모래 여울이 드러나 흰수마자의 서식처와 유사한 환경이 조성된 곳이다.


흰수마자는 모래가 쌓인 여울에 사는 잉어과 어류이다. 한강, 임진강, 금강, 낙동강에 사는 한국 고유종이다. 모래가 쌓인 여울에 살면서 밤에 깔따구류 유충, 실지렁이류, 각다귀류 유충 등을 먹고 산다. 모래 속에 숨어 살기 때문에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4대강 사업과 내성천의 영주댐 건설로 강의 모래층이 사라지면서 개체수와 사는 곳이 급격히 줄었다. 금강의 경우 2000년대까지 대전에서 부여까지 폭넓게 살았지만, 보가 완공된 2012년부터는 본류에서 흰수마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장민호 공주대 교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세종보와 공주보가 완전히 열리면서 물의 흐름이 빨라지고, 퇴적물이 씻겨 내려가면서 강 바닥의 모래가 드러나 흰수마자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강 주변의 작은 냇가에 살던 개체들이 이동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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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연구진이 지난 4일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담수 어류를 조사하고 있다. |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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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이후 처음으로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발견된 흰수마자의 모습. | 환경부 제공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2019.04.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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