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코스, 인현왕후길

[여행]by 걷기여행길

8월의 추천 걷기 여행길, 김천 인현왕후길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인현왕후가 머물렀던 경북 김천 청암사 대웅전과 다층석탑

얼마 전 세계 자연문화유산 거문오름을 탐방하며 '천남성'을 보고 "이게 장희빈이 마셨던 사약의 재료라지?"하며 그와 함께 떠오르는 인물 인자했던 '인현왕후'가 생각납니다. 요부와 현모양처의 대결이라지만 알고 보면 권력투쟁 속에 희생된 두 사람입니다. 장희빈이 승승장구하던 시절 인현왕후가 폐서인이 되어 사가에 거쳐 했다고 해서 한양 즉 서울 안국동에 머물렀는 줄 알았는데 복위되기 전 김천에 있는 청암사에 3년간 머물렀다고 합니다. 청암사는 신라 헌안왕 3년(859년)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며 중창을 거듭한 후 현재 승가 대학과 율학승가대학원이 설치된 조계종 비구니 교육 도량입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청암사 극락전과 그 옆에 있는 보광전

인현왕후가 3년 동안 거처했던 극락전은 절에서 국모였던 인현왕후를 예우하기 위해 별도의 사대부가 한옥을 지어 모셨답니다. 이유를 모르고 갔으면 "절에 웬 한옥?" 했을 겁니다. 극락전은 외인 출입 금지구역으로 가는 길에는 나라꽃 무궁화가 활짝 피었고 극락전 안에는 배롱나무꽃이 피고 지고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 복위를 기원하며 기도를 올렸다는 보광전에는 목조 42수 관세음보살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조선 말기까지 왕실의 상궁들이 내려와 기도를 한 곳입니다. 기도 덕분인지 인현왕후가 국모로 복위되었습니다. 복위된 인현왕후는 당시 청암사 주지 스님께 자필로 감사 편지와 선물을 보냈는데 현재 직지사 성보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저주가 아니라 악성 종기로 사망했는데 그녀가 머물렀던 청암사에 종기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재로 사용한다는 쪽동백나무 열매가 무성하다.

불영산 청암사

  1.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평촌 2길 335-48
  2.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 688
  3. 054) 439-9511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인현왕후가 한양에서 김천 청암사까지 온 연유는 어머니의 외가와 인연이 있어서랍니다. 청암사에 머물며 외가에서 보내 준 시녀와 함께 수도산 곳곳을 다니며 시문을 짓는 것으로 한 많은 삶을 달랬는데 김천시에서 인현왕후의 역사적 현장을 기리기 위해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수도리에 인현왕후 길을 조성했습니다. 수도산 자락 약 9㎞의 인현왕후 길은 회귀 코스로 수도리 주차장에서 시작했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삼복더위에 외출을 자제하라는 폭염경보 속에 걸으려니 한낮보다는 이른 시간에 걷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새벽 3시에 달려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수원에서 자차로 추풍령 휴게소 한 번 쉬고 242㎞를 3시간 이상 달려왔는데 조선 시대 그것도 폐서인이라지만 국모였던 인현왕후가 이곳으로 올 때 가마를 타고 왔을 텐데 가마꾼의 고생스러움이 먼저 떠오릅니다. 인현왕후는 가마멀미를 하지 않았을까요? 외가의 인연으로 이곳까지 내려왔다고 하지만 그 시대에 이곳은 왕비에게 귀향 그 자체였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수도리 주차장에서 마을로 오르며 해탈교를 건너 인현왕후 길로 걸어갑니다. 수도리 마을 입구에 식당이 몇 곳 있는데 모두 손두부를 만들어 파는 곳이었습니다. 다시 이곳으로 왔을 때 두부 요리로 허기를 달래며 좋을 것 같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일출 시간은 5시 40분이었는데 산이 있어 이곳에서 일출은 한 시간 뒤였습니다. 지금은 오전 6시 45분. 시멘트 길을 걸으며 흙길이 나타나길 바라며 인현왕후 길로 걸어갑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임도가 끝나고 흙길이 나오며 뒤돌아본 풍경. 아름답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본격적인 인현왕후 길을 알리는 알림판이 나왔습니다. 인현왕후에 대해 간략한 설명과 김천과의 인연으로 폐서인이 되어 김천 청암사에 머물며 복위를 위해 기도하며 수도산 자락을 산책한 이야기로 인현왕후 길을 조성했다는 설명문을 읽고 본격적인 인현왕후 길을 걷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더운데도 걷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중독이죠. 중독이라 집에 가만히 있기보다는 떠나야 하는데 한반도 폭염으로 기록을 깨기만 했던 더위에 태양을 피해 걷는 곳이 있다면 훌륭하겠죠. 바로 이곳 김천 인현왕후 길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에서 8월에 걷기 좋은 길로 추천되었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평소 모자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햇볕이 따가워 태양을 피하고자 모자를 챙겨왔습니다. 걷기 시작 전 꼼꼼하게 선크림 바르고 생수 챙기고 모자 쓰고 출발했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본격적인 인현왕후 길이 나올 때까지 모자를 썼는데 숲길이 시작되어 하늘을 쳐다보며 걷다가 모자를 벗어 매달고 다녔습니다. 나뭇잎이 가림막이 되어 햇볕을 막아주고 그늘이 되어 시원합니다. 김천 온도는 이 시각 31℃라는데 숲은 24℃였습니다. 가끔 불어주는 바람은 어찌나 시원한지 표정이 지하철 통풍구에서 바람맞는 마릴린먼로의 표정이 되었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길은 평탄하고 지치기도 전에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천천히 걸을지언정 쉬지 않고 새소리를 친구의 속삭임으로 들으며 계속 길을 걸었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8월의 추천 걷기 여행길 여름의 정취를 느끼러 가는 김천 인현왕후길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숲길을 걸으며 보니 나무들의 생명력이 대단했습니다. 뿌리가 드러난 채로 모진 세월을 견디며 잘 자라고 있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졸졸 작은 계곡이 작은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아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청아한 물소리에 정신을 뺏길 만 합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8월의 추천 걷기 여행길 여름의 정취를 느끼러 가는 김천 인현왕후길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인현왕후 길은 사방 빼곡하게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하늘을 보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남산, 가산, 매화산, 비계산, 가야산 등이 보이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보니 인현왕후 길이 있는 수도산 자락도 꽤 깊은 곳이 되는가 봅니다. 수도산 정상이 1,317.3m로 가야 산맥의 고봉 중 한 곳입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위험한 길이 나타났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더 많이 유실될 듯한 산길과 돌 틈에서 자라는 나무들. 길이 점점 더 깎이고 있는데 정비를 해야겠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평탄한 길에 쉴 수 있는 쉼터까지 있는 인현왕후길.

편안한 길은 이곳이 끝입니다. 이곳부터 내리막길로 급경사도 있습니다. 인현왕후 길을 수도리 마을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오르막길로 시작해도 어려움이 없겠죠.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인현왕후 길 포토존.

위로 올라 내려가면 인현왕후 길이 계속됩니다. 카메라 방향이 있는 청암사 가는 길은 진입 금지된 길로 청암사에서 수도암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인현왕후가 시녀와 함께 수도산 곳곳을 걸으며 시문을 지었다는데 진짜 이 길이 인현왕후가 걸었던 길은 아닐까요?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쉼터를 지나 하산하는 길은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입니다. 급하게 내려가지 말고 천천히 가세요.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동심이란 꽃말을 가진 가는잎그늘사초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새벽도 아니고 비가 내린 것도 아닌데 이슬이 맺혔습니다. 바로 계곡물이 흐르며 튕긴 것으로 영롱하니 예쁘죠. 흐르는 계곡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이끼가 신기하게 하트 모양입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닐 텐데 자연의 작품이 대단합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여름에 걷기 좋은 김천 인현왕후길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인현왕후길에서 만난 송장풀, 원추리, 등골나물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인현왕후길에서 만난 달맞이꽃, 도둑놈의갈고리, 잠자리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마지막 내리막길.

이 길을 끝으로 도로가 나옵니다. 이른 시간 수도리 주차장으로 가면서 봤던 인현왕후 길의 또 다른 시작 길. 이곳에서 시작했다면 오르막길로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산길을 내려가는 곳. 여름에 계곡으로 피서를 많이 온다더니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은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곳곳에 쓰레기에 화장실로 변한 길. 기분 좋았던 인현왕후 길이 악취로 찡그려집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밤새워 잘 놀았는지 아직 기상 안 했습니다. 다리 아래는 옥동천 수도계곡으로 피서를 온 분이 많네요. 경북 성주의 대가천과 상류인 김천 옥동천 물길 22㎞의 긴 계곡이 만든 아홉 곳의 비경을 무흘구곡이라 하는데 성주에 1곡에서 5곡까지 있고 김천시에는 6곡에서 9곡까지 있습니다.

 

이곳은 8곡을 지나 9곡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다리에서 인현왕후 길 표시가 도로 쪽으로 되어 있어 다리를 건너 숲길로 가지 않고 이 길로 걸었는데 다리 건너 계곡을 따라 걸어야 제대로 된 인현왕후 길을 걷는 거였네요. 인현왕후 길에 용추폭포가 있다는데 알림판만 보이고 폭포가 보이지 않아 그때야 길을 잘못 걸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리 입구에 인현왕후 길을 알리는 표시를 제대로 해 줬으면 고맙겠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무흘구곡의 마지막 9곡 용추폭포가 있는 용추 소공원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무흘구곡 9 용추폭포

아홉 굽이 머리 돌려 다시금 한숨 쉬나니

내 마음 산천이 좋아 이러함이 아니로다

근원은 본디부터 말로 못 할 묘함이 있나니

이곳을 버려두고 다른 세상 물어야만 하나?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숲길보다 더 시원한 폭포 바람. 옥동천에 발 담그니 7㎞ 걸었던 피로가 싹 풀리며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그냥 이곳에 주저앉아 쉬고 싶었습니다. "폭염? 그게 뭔데~" 하면서 말입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요정들이 사는 숲속에 온 듯한 수도계곡입니다. 숲길도 걷기 좋았지만 쉬면서 계곡을 바라보는 마음도 평화로운 것이 힐링 여행을 온 듯했습니다. 이러니 인현왕후길이 8월에 걷기 좋은 길로 선정된 것 같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원점회귀로 가는 길에 과수원에 사과나무, 양배추밭으로 볼거리는 있었지만, 아스팔트 찻길로 힘이 나지 않았던 길.

용추 소공원에서 인현왕후 길을 시작한 수도리 주차장까지 아스팔트길로 2㎞가 남았습니다. 오전 10시가 겨우 넘은 시간인데 벌써 뙤약볕으로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어지럽습니다. 평소 물을 잘 안 마셔 독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이날은 이온음료와 보리차 3병을 마셨습니다. 대단한 더위였습니다. 여름철 걷기 여행에서는 필수로 식수는 꼭 준비하셔야 합니다.

 

버스도 하루에 한 대라니 지나가는 버스도 없어 주차한 곳까지 천상 걸어야 했는데 걷기 않는 일행이 있었다면 용추 소공원으로 차를 가져오라 하여 끝내면 참 좋았을 겁니다. 다음에 다시 인현왕후 길을 걷는다면 이른 시간에는 지루함도 더위도 덜 할 테니 용추 소공원에 주차하고 인현왕후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마지막이 아쉬운 인현왕후 길이었습니다.

뚜벅이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김천 여행

걷기 여행 필수 정보

  1. 걷는 거리 : 8.4㎞
  2. 걷는 시간 : 3시간 30분(휴식 포함)
  3. 걷기 순서 : 수도리 주차장-쉼터-다리-수도계곡 옛길-용추폭포-출렁다리-수도리 주차장, 회귀 코스
  4. 난이도 : 보통
  5. 교통편 :
    김천 버스터미널 92번 버스 승차 - 수도리 종점 정류장(1회)
    김천 버스터미널 885-3 버스 승차 - 속수 정류장 하차 - 92, 93번 버스 환승 수도리 종점 정류장(1회)
    김천 버스터미널 885-7 버스 승차 - 장뜰 정류장 하차 - 92, 93번 버스 환승 수도리 종점 정류장(1회)
  6. 찾아가는 길 :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수도리 412(수도리 주차장)

걷기 여행 TIP

  1. 화장실 : 수도리 주차장, 용추 소공원, 다리, 출렁다리
  2. 식당 : 수도리 마을 입구
  3. 식수 : 매점이 없으므로 식수는 미리 준비할 것
  4. 문의 전화 : 김천시청 새마을문화관광과 (054)420-6647
  5. 주변 가볼만한곳 : 수도암, 직지사, 직지문화공원, 옛날솜씨마을, 무흘구곡전시관, 수도녹색숲 모티길
    ※무흘구곡 : 봉비암, 한강대, 배바위, 선바위, 사인암, 옥류동, 만월담, 와룡암, 용추
  6. 길 상세 보기 : 걷기여행 | 두루누비 전국 걷기여행과 자전거여행 길라잡이 www.durunubi.kr

글, 사진 : 박미연님

2018.08.28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걷고! 보고! 느끼고! 대한민국의 걷기 여행 길을 함께 합니다.
채널명
걷기여행길
소개글
걷고! 보고! 느끼고! 대한민국의 걷기 여행 길을 함께 합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Copyright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