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기행길 따라 맛있는 꼬막! 꼬막! 꼬막!

[여행]by 걷기여행길

태백산맥문학기행길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무대인 벌교 일원을 돌아보는 8km 코스다. 부용산공원길에 약간의 오르막이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평지다. 소설 <태백산맥>은 여순사건 이후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격변의 시대에 벌어진 좌익과 우익의 대립과 한국전쟁, 그 속에서 살아야 했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작품이다.


출발지점인 태백산맥문학관에 들러 전시물들을 보며 문학기행 코스에 있는 주요 경유지 정보를 미리 익히면 문학기행의 의미가 깊어진다. 태백산맥문학관 옆에 있는 ‘소화의집’ ‘현부자네집’을 돌아보고 회정리교회, 소화다리, 김범우의집, 벌교홍교, 자애병원 자리, 부용산공원, 옛 금융조합건물, 보성여관(남도여관), 벌교역, 철다리, 중도방죽, 농로, 벌교시외버스터미널 순으로 돌아보면 된다.

 

태백산맥문학기행길 이외에도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배경 무대는 여러 곳 있지만 문학기행길에 포함 된 곳만 돌아보는 것이다.

출발, 문학기행

태백산맥문학기행 출발지점은 벌교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태백산맥문학관이다. 태백산맥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의 탄생 과정을 비롯해 작가 조정래와 그의 작품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곳이다. 태백산맥을 쓴 원고지 1만6500매가 쌓여있는 것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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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점인 태백산맥문학관 

태백산맥문학관 바로 옆에 소화의집이 있다. 새끼무당 소화가 살던 집이다. 정하섭과 소화의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엄마도 무당이고 그녀도 무당이 됐다. 소화는 신비스러운 아름다움과 단아한 인상으로 묘사된다.


소화의집 옆에 현부자네집이 있다. 원래는 박씨 문중 건물이다. 한옥 건축에 일본 양식이 곁들여졌다. 소설에서는 현부자네집으로 나온다. 소설에서 ‘그 자리는 더 이를 데 없는 명당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풍수를 전혀 모르는 눈으로 보더라도 그 땅은 참으로 희한하게 생긴 터였다...’라고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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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태백산맥문학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현부자네집

(오른쪽) 현부자네집 뜰에 핀 동백꽃

다음 코스는 회정리교회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지은 석조예배당이다. 소설 속에서 서민영이 야학을 열었던 곳이다. 이지숙이 야학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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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정리교회 건물

회정리교회 다음에 들르는 코스가 소화다리다. 소화다리는 1931년에 만들어졌다. 원래 이름은 부용교다. 소설 속에 ‘소화다리 아래 갯물에고 갯바닥에고 시체가 질펀허니 널렸는디, 아이고메 인자 징혀서 더 못 보겠구만이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현실에서도 이곳은 양쪽 진영이 밀고 밀릴 때 마다 총살형이 벌어졌던 곳이다.


다음 코스인 김범우의집을 거쳐 홍교에 이른다. 홍교는 벌교의 다리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다. 조선시대 영조 5년(1729년)에 순천 선암사 승려 초안과 습성이 만들었다. 원래는 세 칸이었는데 지금은 더 늘려지었다. 홍교가 만들어지기 전에 이 부근에 뗏목다리가 있었다고 한다. 뗏목다리를 한자로 옮긴 말이 ‘벌교筏橋’다. 다리 이름이 지명이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벌교읍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홍교를 없애려고 했는데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홍교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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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교

홍교를 건너 좌회전해서 걷다보면 소설 속 자애병원이 있던 자리가 나온다. 지금은 벌교어린이집이 들어섰다. 실제로 이곳은 양의사가 후생병원을 운영했던 자리다.


자애병원 자리를 보고 부용산공원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채동선생가를 지나게 된다. 채동선생가는 <고향> <조국> <도라지타령> <독립축전곡> 등의 노래를 만든 민족음악가 채동선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부용산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벌교 읍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길을 돌아 내려오면 벽화가 있는 마을이 나온다. 그 마을을 지나 옛 금융조합 건물 앞에 도착한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로 지금도 원형 그대로다. 다음에 들려야 할 곳은 보성여관이다. 일제강점기에 보성여관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했던 곳이다. 소설에서는 남도여관으로 그려진다. 2층에 올라가면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등록문화재 제132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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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옛 금융조합 건물 (오른쪽) 보성여관(남도여관) 2층

보성여관에서 벌교역으로 가는 길에서 오래된 꼬막집을 발견했다. 벌교역이 전체 코스의 중간지점 정도 되니 이곳에서 벌교 꼬막으로 벌교의 참맛을 즐기며 쉬었다 간다.  

벌교, 꼬막으로 즐기다

벌교 꼬막의 다양한 맛을 즐기려면 꼬막정식을 먹어야 한다. 통꼬막, 꼬막회무침, 양념꼬막, 꼬막전 등을 먹을 수 있다. 꼬막 등을 넣은 된장국도 함께 나온다.


통꼬막은 꼬막을 살짝 데친 것인데 부드러운 꼬막살의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살짝 데치기 때문에 약간의 핏기가 남아 있어서 그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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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꼬막정식 (오른쪽) 통꼬막을 까는 방법

꼬막회무침은 꼬막살과 각종 채소를 매콤 새콤 달콤하게 무친 것이다. 빨간 양념이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밥반찬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지만 밥에 비벼먹는 게 최고다.


양념꼬막은 데친 꼬막 위에 양념간장을 뿌려놓은 것이고 꼬막전은 말 그대로 꼬막을 넣고 전을 부친 것이다.


네 가지 꼬막 요리는 반찬으로도 안주로도 제격이니 밥과 함께 반주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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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통꼬막. 통꼬막은 참꼬막을 살짝 데친 것이다.            

(오른쪽) 양념꼬막. 양념꼬막은 새꼬막을 데쳐서 양념을 얹은 것이다.

참고로, 통꼬막은 참꼬막으로 만들고 나머지 세 가지 요리에 들어가는 꼬막은 모두 새꼬막이다. 식당 주인 말로는 새꼬막은 죽었다 깨나도 참꼬막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또 예전에는 벌교 뻘에서도 꼬막이 났었는데 지금은 장도에서 나는 꼬막을 쓴단다. 원래는 장도꼬막이라고 해야 옳겠지만 장도 또한 벌교 관할이니 그 또한 벌교꼬막인 것은 맞는 말이겠다.


꼬막요리를 먹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서둘러 길을 걸었다. 벌교역 앞을 지나 시장거리에 즐비한 꼬막을 구경하며 걷다보면 철다리가 나온다.  철다리는 1930년 무렵 경전선 철도가 놓이면서 만들어졌다. 이 철다리는 소설 속 인물 염상구의 등장과 함께 독자들에게 인상 깊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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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다리

철다리 아래 선창에서 물건을 훔치다 일본 선원을 죽이고 도망쳤다가 해방과 함께 벌교에 다시 나타난 염상구는 벌교 깡패 왕초 ‘땅벌’과 벌교의 주먹패 주도권을 놓고 배짱 싸움을 하는데 기차가 오는 철다리 위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가 승리의 기준이었다. 그 다리가 바로 철다리다.


길은 철다리에서 중도방죽으로 이어진다. 중도방죽은 일본인 ‘중도(나카시마)’의 이름을 따다 붙인 방죽이다. ‘중도’라는 사람은 일제강점기에 철다리 부근에 살던 실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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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방죽에 펼쳐진 갈대밭

중도방죽과 관련된 내용이 소설 속에 이렇게 나온다. ‘목구녕에 풀칠허자고 뫼들어 개 돼지 맹키로 천대받아 감서 헌 일이제라. 옛적부텀 산몬뎅이에 성 쌓는 것을 질로 심든 부역으로 쳤는디, 고것이 지아무리 심든다 혀도 워찌 뻘밭에다 방죽 쌓는 일에 비허겄소... 방죽에 쌓인 돌뎅이 하나하나, 흙 한 삽 한 삽이 다 가난한 조선사람덜 핏방울이고 한덩어린디, 정작 배불린 것은 일본놈덜이었응께...’


작품 속에서 한 노인에게 이런 말을 들은 이지숙은 방죽을 걸어서 선수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하지만 문학기행 코스는 선수까지 가지 않고 방죽길 중간에서 왼쪽으로 길머리를 튼다.

소화다리의 밤풍경

중도방죽길을 걷다보면 ‘선수(진석) 3km’라고 적힌 이정표를 만난다. 이정표 부근에는 원두막과 함께 그네 같은 의자도 있다. 이곳이 삼거리인데 이정표를 따라 직진하지 말고 좌회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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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방죽에서 다음 코스로 가는 이정표가 없다. 이런 의자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의자 주변에 원두막도 있다)

좌회전 하면 농로를 따라 걷게 된다. 그 길에 제석정미소가 나오고 그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한 뒤 농로 끝에서 좌회전해서 굴다리를 지난다. 굴다리를 지나 조금 가다가 LPG가스를 파는 건물을 지나 바로 우회전해서 농로를 따라 간다. 철길 건널목을 지나고 동네 골목길을 빠져 나오면 찻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좌회전해서 벌교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태백산맥문학기행길은 이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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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로에는 이정표가 없다. 제석정미소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농로 끝에서 길을 만나면 좌회전해서 굴다리를 통과하면 된다.

겨울 해는 일찍 진다. 사위가 어둡다. 벌교버스터미널 앞을 지나 회정리교회 가는 방향으로 걷는다. 소화다리 앞에 꼬막요리를 파는 식당이 여러 곳 있다.


그중 한 집으로 들어갔다. 점심에 이어 또 꼬막요리를 시킨다. 이번에는 간단하게 꼬막무침백반을 시켰다. 꼬막무침을 비롯해서 반찬이 한 상 가득 나온다. 밥이 따로 나오고 냉면사발에 비빔재료가 담겨 나온다. 기호에 따라 비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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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무침백반

벌교는 꼬막의 고장답게 꼬막요리를 파는 식당이 많다. 하지만 이들 식당에서 꼬막요리와 함께 빼놓지 않고 파는 게 짱뚱어탕이다.


사실 꼬막은 이곳 벌교에 있는 식당에서 백반에 나오는 반찬의 하나였다. 꼬막요리가 식당에서 지금처럼 대접을 받기 전에 벌교 음식의 터줏대감은 짱뚱어탕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짱뚱어탕도 시켰다. 구수하고 진한 맛이 뚝배기 안에서 설설 끓는다. 벌교의 겨울 들판을 걸어온 몸이 뜨거운 짱뚱어탕에 녹으니 마음까지 녹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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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어탕

식당 밖은 어둡다. 식당 옆 소화다리에도 어둠이 내렸다. 다리 위 하늘에 초생달이 떴다.  소화를 닮은 달 하나 떠서 벌교의 시린 하늘이 따듯하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 8m

걷는 시간 : 2시간(태백산맥문학관 관람시간 및 각 경유지 감상시간 제외)

걷는 순서 :  태백산맥문학관 - 회정리교회 - 소화다리 - 김범우의집 - 벌교홍교 - 자애병원 있었던 자리 - 부용산공원 - 옛 금융조합건물 - 보성여관(남도여관) - 벌교역 - 철다리 - 중도방죽 - 농로 - 벌교시외버스터미널


교통편 

찾아가기 :  순천버스터미널 앞이나 순천역 앞에서 벌교 가는 버스를 타고 벌교버스터미널 앞에서 하차. 벌교버스터미널에서 출발지점인 태백산맥문학관까지 도보(약 300m)

돌아오기 :  도착지점인 벌교버스터미널에서 목적지로 이동. 혹은 벌교버스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에서 순천 가는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이동. 순천에서 목적지로 이동.


걷기여행TIP

문학기행길 따라 맛있는 꼬막! 꼬막!

* 자세한 코스정보는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276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화장실 : 태백산맥문학관, 벌교역, 벌교시외버스터미널

식당(매점) : 벌교 읍내를 걷기 때문에 식당 및 가게는 많다.

숙박업소 : 벌교읍 일원

코스문의 : 태백산맥문학관 061-858-2992

글/사진 장태동

2016.01.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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