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호수에는 예쁜 붕어 놀고 있고

[여행]by 걷기여행길

섬진강.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의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전라북도 임실, 순창을 지나고 전라남도 곡성, 구례를 거쳐 지리산 서남쪽 발치를 흘러내려 경상남도 하동에서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1965년 전북 임실군 강진면 용수리와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 사이의 섬진강 좁은 협곡을 막아 댐을 만드는데 이로써 생긴 호수가 옥정호다. 임실군에서는 이 옥정호반을 따라 길을 냈다. 오르고 내리고 호수를 휘돌아 감싸면서 장장 삼십 리가 이어지는데 길 이름은 옥정호 물안개길이다. 낭만적인 길 이름처럼 풍광도 제 이름값을 하는 곳. 그곳으로 나서보자.

옥정호

임실군 강진면에는 옥정리라는 마을이 있다. 강진면사무소에서 밝히는 마을 유래에 의하면, 이 마을은 조선 중엽에 밀양 손씨가 정착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면서 손실이라고 불렸는데, 어느 날 이곳을 지나던 도사가 ‘오래지 않아 이 마을에 맑은 호수가 생길 것’ 이라는 예언을 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마을 이름이 1914년에 옥정리 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정읍시 산외면에서 발원하여 김제평야를 지나 서해로 들어가는 동진강 유역은 대부분이 평야지대인데 농업용수가 부족했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이 풍부한 섬진강 상류를 막아 그 물을 정읍으로 넘겨주는 계획을 세웠고 그래서 생긴 댐이 1929년에 준공한 운암댐이다. 그 후 1965년 현재의 위치에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완공되면서 운암댐은 수몰되고 옥정호가 생겼는데 옥정호를 운암호라고도 부르는 까닭이다. 옥정호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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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와 행인 -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옥정호 물안개길

전라북도 진안군 주화산 조약봉에서 시작한 산줄기가 호남 내륙을 우줄대며 흐르다가 전라남도 광양시 백운산에서 맥을 맺는데 이 산줄기를 호남정맥이라고 한다. 호남정맥이 옥정호와 함께 하는 구간이 있다. 완주군과 임실군 경계에 위치한 오봉산부터 산외면의 묵방산을 거쳐 성옥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옥정호 둘레를 따라 흐른다. 옥정호 물안개길은 이 구간에 있다. 옥정호에 걸린 운암대교부터 호남정맥이 지나는 오봉산 아래까지 이어지는데 약 13km 정도 되는 길이다. 이 구간은 호남정맥 산줄기 허리를 따라 749번 지방도가 지나는데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이름이 높다. 옥정호 물안개길은 749번 지방도와 옥정호 사이에 만들어졌다. 운암대교 부근의 둔기 버스정류장에서 걸음을 시작하면 물안개길은 마을길을 따라 옥정호쪽으로 이어지다가 마을길을 벗어나 숲으로 들어가게 되고 팔각정 휴게소까지 큰 어려움 없이 이어진다. 옥정호 물안개길을 걸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걷는 길에서는 매점이나 음식점이 불편하기 때문에 간식이며 먹을 물은 준비해서 떠나야 한다. 팔각정 휴게소에서 간단한 식사나 음료수를 해결할 수 있지만 출발해서 1시간 안쪽에 만나는 곳이고 이후에는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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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대교 - 옥정호 물안개길의 시작 지점에서 보이는 모습이다.

팔각정 휴게소를 지나서 조금 더 걸으면 다시 숲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이따금씩 숲을 빠져나와 옥정호반의 초지를 걷기도 하고 계단을 오르고 다리를 건너면서 용운마을까지 이어진다. 용운마을 입구부터는 마을길과 마을 숲길을 따라가는데, 부지런한 농부가 애써 가꿔놓은 농작물이 푸르고 싱싱하게 자라있어 마치 시골 외갓집으로 가는 길처럼 정겹다. 직선거리로야 몇 백 미터 안 되지만 농로며 마을 숲이며 동네 골목길을 고고샅샅 돌아 나오기에 거리는 제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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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배롱나무는 붉은 꽃봉오리를 활짝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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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물안개길의 숲길은 깊숙해지기도 하고 훤하게 밝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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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다양한 표정의 길을 걷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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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물안개길은 749번 지방도 바로 아래를 지나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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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는 이정표는 제대로 가고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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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운마을은 아트막한 구름 사이에 자리 잡은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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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정겨운 마을길에서 기억 저편에 있던 외갓집 가는 길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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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다.

옥정호의 예쁜 붕어

옥정호 안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외앗날 일 것이다. 외앗날은 섬진강이 댐으로 막히면서 물이 차올라 육지가 섬처럼 고립된 된 곳인데 높은 곳에서 보면 마치 붕어처럼 보인다고 해서 붕어섬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옥정호가 만드는 풍경 중에서 제일로 손꼽는 것이 옥정호의 물안개와 어울린 붕어섬이다. 봄가을 일교차가 심할 때 물안개가 호수를 감싸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풍경을 찍으려고 호숫가에 높이 솟은 국사봉 전망대로 오른다.

 

아쉽게도 옥정호 물안개길에서는 이 멋진 모습을 볼 수 없다. 다만 옥정호 물안개길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만나는 전망대에서 붕어섬을 가까이 볼 수 있는데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 봐도 붕어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그나마 붕어섬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전망대에서 조금 더 걸어 나가면 용운입구 버스정류장이고 옥정호 물안개길도 거기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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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물안개길 전망대에서 본 붕어섬 - 아무리 살펴봐도 붕어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깊은 호수에는 예쁜 붕어 놀고 있고

붕어의 모습이 조금은 잡히지만 제대로 된 붕어를 보려면 산으로 오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코스요약

 

  1. 걷는 거리 : 12.8km
  2. 걷는 시간 : 4시간 30분 (순 걷는 시간이며 답사시간, 간식시간, 쉬는 시간 등은 포함하지 않음
  3. 걷는 순서 : 임실군 운암면 둔기 버스정류장~팔각정 휴게소~마암리 간이 쉼터~용운마을 입구 갈림길~용운 입구 버스정류장
  4. 난이도 : 보통

교통편

 

  1. 찾아가기
    1. 임실군 강진면 강진 공용버스터미널 앞에서 운암면사무소로 가는 버스를 타고 둔기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하루에 3회 있다. (07:50/13:00/17:20)
    2. 임순여객(주) : 063-643-3100
    3. 임실읍 택시 : 063-642-6655 / 063-644-6655 / 063-642-2474
    4. 강진면 택시 : 063-643-1577
  2. 돌아오기
    1. 용운입구 버스정류장에서 강진 공용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탄다. 하루에 3회 있다.
    2. 임순여객(주) : 063-643-3100
    3. 임실읍 택시 : 063-642-6655 / 063-644-6655 / 063-642-2474
    4. 강진면 택시 : 063-643-1577
  3. 주변관광지
    1. 용국사봉 전망대, 임실치즈마을, 천담마을과 구담마을 그리고 섬진강

걷기여행 TIP

깊은 호수에는 예쁜 붕어 놀고 있고
  1. 자세한 코스정보는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659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2. 화장실 : 둔기 버스정류장 부근(운암대교 쪽으로 약 140m), 팔각정 휴게소
  3. 식당 : 팔각정 휴게소에 간이매점과 간이음식점
  4. 숙박업소 : 논시, 종점에 숙박업소가 불편하다. 둔기 버스정류장 부근에 펜션, 용운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운암면사무소 방향 1km 지점에 민박, 3km 지점에 모텔이 있다. 임실군청소재지, 전주시, 정읍시로 나가면 숙박업소가 많다.
  5. 코스문의 : 임실읍 환경보호과 063-640-2353

김영록(걷기여행가 여행 작가)

2016.09.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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