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를 만날 수 있는 힐링 걷기길 '한탄강 주상절리길 03코스 벼룻길'

[여행]by 걷기여행길

한탄강 주상절리길에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예​쁜 구름이 떠있는 파란 하늘을 보이는 맑은 날씨. 아직은 조금 차가움을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지만, 이 바람이 지나가면 곧 봄이 온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다. 힐링이 필요했던 주말, 운동화를 챙겨 신고 ‘경기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로 떠났다.

하늘다리로 안내하는 표지판

산책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전에 빼놓을 수 없는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를 먼저 건너 보기로 했다.

정말 하늘에 떠있는 것 같은 하늘다리가 보인다

하늘다리에서 내려다 본 한탄강

이 다리는 바람이 불거나 사람들의 걸음에 따라 흔들거리는 다리다.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시에 아찔함도 같이 느낄 수 있는 다리라고 보면 된다.

하늘다리를 날 좋은 날 건너니 기분이 좋다.

다리를 건너며 탁 트여있는 경치를 보니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다리가 건너는 동안 바람이 몇 차례 세게 부는 바람에 다리가 심하게 흔들리는 살벌한 경험도 했다. 다리 중간중간 발아래 유리로 된 구간이 있다. 이곳에 서 있으면 살벌함을 2배 이상으로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줄곧 이 유리를 가운데 두고 모세의 기적처럼 양쪽으로 퍼져가는 재미있는 현상을 보이곤 했다.

푸드트럭에서 커피 한 잔

하늘다리를 다시 되돌아 건너와 산책길을 빨리 걷고 싶은 마음이 들려는 찰나에, 맛있는 냄새가 나를 이끌었다. 바로 다양한 메뉴를 가진 푸드트럭들이 줄을 지어있는 것이 아닌가. ‘금강산도 식후경이지’라며 푸드트럭으로 먼저 발길을 돌렸다. 이 트럭 저 트럭 구경하며 무엇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샀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코스 안내도

한탄강 주상절리길에는 크게 4개의 코스가 있다. 이 날은 비둘기낭 폭포를 시작으로 주상절리를 보며 가장 걷기 좋은 03코스 벼룻길을 택했다. 비둘기낭 폭포는 <괜찮아, 사랑이야>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비둘기낭 폭포로 향하는 안내판과 입구가 보인다

폭포 물줄기는 없지만 주상절리가 인상적인 비둘기낭 폭포

겨울이라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까이서 잘 발달된 주상절리를 볼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벼룻길 코스를 걷기시작

부소천(03코스 끝지점)까지 4.3Km가 남았다

비둘기낭 폭포를 감상 후, 이곳을 시작으로 부소천까지 6Km을 걷는 03 벼룻길 코스에 올라 걷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아서 인지 발걸음이 가볍다. 숨을 크게 들이켜 맑은 공기도 마셔보고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 풍경도 눈에 담는다.

산 위에 떠있는 구름이 기분을 좋아지게 만든다

벼룻길 코스로 안내하는 길이 잘 나있다

걷기 시작한 지 20분 정도 지나자 신기하게 머리에 그 많던 생각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만 귓가에 선명하게 들릴 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점점 더 산과 가까워지는 길

벼룻길 코스의 가장 힘들었던 구간, 바로 계단코스

자연에 소리를 따라 걷다 보니, 간간이 보이는 표지판이 벌써 어느 정도 왔는지 알려주었다. 벼룻길 코스는 완전한 평지는 아니었다. 약간의 산행이 필요했지만, 길이 잘 나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한 구간에서 가파른 계단을 만났다. 몇 계단 오르면 끝나겠지 했는데, 오르고 올라도 계속해서 계단은 이어져 있는 게 아닌가. 계단 정상에 다 올랐을 때쯤에는 무릎을 부여잡으며 ‘억’ 소리가 나왔다.

계단코스 정상에서 본 광경

뚜렷한 주상절리

히늘도 한번 올려다본다

계단의 정상에 다다르자 숨이 끝까지 차올랐다. 한참을 숨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고개를 든 그 찰나! 멋진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들을 따라 흐르는 한탄강과 그 끝에 멋진 주상절리, 그리고 하늘에는 솜사탕 같은 구름들까지. 힐링 3종 세트 같은 느낌이었다. 멍하게 한참을 그 경치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 그저 행복한 시간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캠핑하는 사람들의 텐트

잠깐의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산책길을 걸었다. 벼룻길을 걷다 보니 중간중간 캠핑을 하시는 분들이 꽤나 보였다. 근처에 인기 있는 캠핑장이 있는 듯했다.

아직은 엉성한 나뭇가지들

나무들이 봄을 기다리는 듯 하다

아직은 휑한 나뭇가지가 보였지만, 마음을 비우고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산책길이라고 생각됐다. 조금은 거칠어진 숨소리에도 집중해보고, 눈에 자연을 담아보고 그렇게 말이다.

부소천(03코스 끝지점)까지 1.4Km가 남았다

반가운 안내판을 또 만났다. 벌써 산책길도 후반부로 접어들어 마지막 지점까지 1.4Km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지금까지는 마음을 비우고 걸었다면, 이번에는 음악들을 들으며 걷기로 했다. 평소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나는, 걸으며 음악을 들으면 더욱더 힐링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벼룻교

벼룻교에서 내려다 본 한탄강

노랫소리에 고개를 까딱까딱 흔들고, 리듬에 맞춰 발걸음을 맞춰 걷다 보니 드디어 벼룻교가 보였다. 다리 위에서 보는 한탄강 경치는 또 달랐다. 왠지 모를 시원함이 느껴졌다.

쉬어갈 수 있는 그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해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고 해 가지기 전에 도착하고 싶었기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지막 다리 부소천교가 보인다

10분 정도 더 걷자, 드디어 이 코스의 마지막 다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1시간 20분 정도 걸려 끝 지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벼룻코스의 끝지점에 드디어 도착했다

저 멀리 지나온 벼룻교가 보인다

봐도봐도 멋진 주상절리

의자에 앉아 말랐던 목을 축이고, 초콜릿을 하나를 까서 입에 쏙 넣으니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면서 걷기보다는, 마음과 머리를 비워내는 힐링의 시간으로 정말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 벼룻길 코스였다. 푸릇한 나무들이 무성해지면 또 오겠다는 다짐을 하며 되돌아가는 길에 오른다. 나에게 힐링을 가득 넣어줘서 고마워!

노을아래 하늘다리

걷기 여행 필수 정보

  1. 걷는 시간 : 편도 1시간 30분, 왕복 3시간 (오르막 코스가 있기에 쉬어가면 조금 더 많은 시간 소요)
  2. 거리 : 6km
  3. 걷기 순서 : 비둘기낭폭포 - 하늘다리 - 벼룻길 - 벼룻교 - 부소천교
  4. 코스 난이도 : 보통 (계단 코스에서는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걷기 여행 TIP

  1. 교통편
    1. 자가용 이용 시 : 네비게이션에 “비둘기낭폭포”(경기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415-2) 또는 “포천한탄강하늘다리”(경기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길 207) 검색 / 검색 두군데 모두 주차장이 꽤 크게 있습니다.
    2. 시내버스 이용 시 :53번 시내버스 이용 (포천시청 - 운천 - 비둘기낭)
  2. 음식점 및 매점 : 비둘기낭 폭포 앞 또는 하늘다리 앞 푸드트럭 이용
  3. 화장실 : 하늘다리 앞, 03벼룻길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위치
  4. 길 상세 보기 : 걷기여행 | 두루누비 전국 걷기여행과 자전거여행 길라잡이 www.durunubi.kr

글, 사진 : 한다솜 여행작가


"해당 길은 2020년 4월 이달의 추천 걷기 여행길로 선정되었습니다"

2020.03.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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