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풍요로운 갈대밭

[여행]by 걷기여행길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남북 병사의 총격사건을 추리극 형식으로 그린 박찬욱 감독의 영화다. 이 영화가 색다른 점은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을 통해 분단의 아픈 현실을 그렸다는 점이다. 남북한 병사들이 우정을 맺는 결정적인 장소가 신성리 갈대밭이다.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금강8경 중 두 곳을 연결한 길

금강은 전북 장수읍 뜬봉샘에서 발원해 충청남북도를 거쳐 강경에서부터 충남·전북의 도계를 이루면서 군산만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길이 394.79km로 비단처럼 곱고 아름답다고 해서 금강(錦江)이라 부른다. 금강8경은 국토해양부에서 지정한 금강의 아름다운 8곳을 말한다. 1경은 서천‧군산 금강하굿둑 철새도래지, 2경은 서천 신성리 갈대밭, 3경 강경 옥녀봉과 팔괘정, 4경은 부여 낙화암과 부소산성, 5경은 청양 왕진나루와 부여보, 6경은 공주 곰나루와 금강보, 7경은 세종시와 금남보, 8경은 연기군 합강정이다.

 

금강2경 도보여행길은 금강8경 중 1경과 2경을 잇는 길이다. 시종일관 금강 둑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따라서 걷는 것은 물론 자전거를 타고 즐길 수 있다. 본래 출발점은 금강하굿둑에서 신성리 갈대밭까지 이어지지만, 강물 따라 흘러내려가면서 반대로 걷는 것이 좋다.

 

출발점인 신성리 갈대밭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체험 시설을 갖춘 복합 건물이 서 있다. 건물 옆에는 주민들이 관광객에게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간이 장터가 선다. 여기서 금강 제방으로 올라서면 드넓은 신성리 같대밭이 펼쳐진다.

 

갈대밭은 너비 200m, 길이 1.5km, 면적 10만여 평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지역적으로 금강 하류에 위치한 까닭에 퇴적물이 쉽게 쌓이고 범람의 우려로 인해 강변 습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아 무성한 갈대밭이 생겼다. ‘신성리 갈대밭’이라고 적힌 안내판 왼쪽으로 전망 데크가 보인다. 그곳에 송강호‧이영애‧이병헌 등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주인공 사진이 반긴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신성리 갈대밭은 억새와 갈대, 그리고 수양버들이 어우러져 깊은 가을 풍경을 이룬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출발점인 신성리 갈대밭의 체험관 복합건물. 건물 뒤가 갈대밭이다.

영화에서 서천리 갈대밭은 남북의 공동경비구역으로 등장한다. 이곳을 순찰하던 남한 병사가 지뢰를 밟게 되고 마침 그곳을 지나는 북한 병사들이 이를 발견한다. 남한 병사로 나온 이병헌이 돌아가던 북한군 병사 송강호에게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면서 남북한 병사들은 점점 우정을 쌓는다. 그러나 분단 상황에서 우정은 오래갈 수 없었다. 우연히 북한군 간부가 초소를 방문하면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영화는 이를 추리형식으로 풀어낸다. 영화 속에서는 갈대밭은 스산하게 그려졌지만, 현실의 모습은 금강과 갈대‧억새가 어우러져 풍요롭다.

 

드넓은 갈대밭 안에는 영화 테마길, 문학 테마길 등 다양한 산책로가 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설렁설렁 걸어 다니며 사진 찍기 좋다. 옛 나루터 앞에는 몇 그루의 버드나무가 억새와 갈대, 그리고 강물과 어우러진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옛 나루는 곰개나루터(진포)라고 불렀다. 고려 말 최초로 화약을 가지고 왜구를 소탕시킨 진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신성리 갈대밭으로 들어서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주인공들 사진이 반긴다.

서천리 갈대밭을 둘러봤으면 제방길을 따라 강과 함께 흘러 내려가면 된다. 시야가 넓게 열려 속이 시원하다. 초반 힘찬 발걸음은 갈수록 느려지고, 갈수록 터벅터벅 걷게 된다. 시멘트로 포장된 자전거길이라 걷기 팍팍하고, 풍경이 단순한 탓이다. 서해안고속도로 금강다리 아래를 지나면 면사무소가 있는 화양면이 나온다. 제방 위에 운동기구가 놓여 있는 게 재미있다. 화양면 마을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29번 국도와 나란히 이어진다. 걷기길은 국도와 분리되었기에 안전하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갈대밭 안에는 영화 테마길, 문학 테마길 등 다양한 산책로가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금강2경 도보여행길은 신성리 갈대밭과 금강하굿둑 철새도래지를 잇는 걷기와 자전거길이다.

철새들의 월동지 금강하구

숙박단지와 금강생태공원을 지나면 서천군에서 만든 조류생태전시관을 만난다. 전시관 건물 앞에는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준다. 따라서 걷기가 팍팍한 사람들은 자전거를 빌려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시관 안에는 박제전시를 통해 철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직접 철새를 육안 또는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조류생태전시관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금강하굿둑을 만난다. 하굿둑 위로 차가 씽씽 달린다. 충남과 전북을 잇는 교량 역할을 겸하는 하굿둑은 1990년도에 완공했다. 하굿둑이 없던 과거에는 오리, 기러기, 도요새 등 다양한 물새들의 천국이었다. 지금은 생태계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철새들의 낙원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조류생태전시관을 앞두고 철새 테마공원을 만난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실질적인 종착점인 조류생태전시관. 다양한 철새의 생태를 알 수 있다.

금강하구는 고니, 개리, 가창오리, 청둥오리, 고방오리를 비롯한 오리류와 기러기류가 월동하는 곳이다. 주변 갯벌은 오리나 기러기류 외에도 북극권과 동남아시아, 호주 등으로 이동하는 데 먹이와 쉼터를 제공한다. 특히 1~2월 중에는 수십만 마리 가창오리들이 월동하며 아침저녁으로 황홀한 군무를 선사한다.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겨울철이면 금강하굿둑 앞으로 청둥오리들이 모여든다.

코스요약

  1. 걷는 거리 : 15㎞
  2. 걷는 시간 : 4시간
  3. 걷는 순서 : 신성리 갈대밭~서해안고속도로 금강대교 아래~화양면~금강생태공원~조류생태전시관~금강하굿둑 관광단지 입구

교통편

  1. 찾아가기 : 서촌버스정류장→신성리 갈대밭 가는 버스는 10:50, 12:50에 있다. 버스편이 부족해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2. 자전거 대여 : 서천군에서 운영하는 조류생태전시관에서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준다. 여기서 자전거를 대여해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걷기 여행 TIP

‘공동경비구역 JSA’ 명장면 낳은
  1. 자세한 코스정보는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18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2. 화장실 : 신성리 갈대밭 체험관, 조류생태전시관 등
  3. 식사 : 코스에는 식당이 없다. 신성리 주민들이 운영하는 갈숲식당(041-951-1577)이나 금강하굿둑 관광지 식당을 이용한다.
  4. 길안내 : 코스 안내판과 이정표는 별로 없지만, 강둑을 따르기에 길 찾기는 쉽다.
  5. 코스문의 : 서천군청 생태관광과 041-950-4014

진우석 여행작가 mtswamp@naver.com

2016.12.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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