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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마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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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밴드요앞 신현보x김도란x류인근x강민희

디자인밴드 요앞은 2013년 사무소 개소 후 진행한 첫 프로젝트가 ‘White House’라는 공동주택 프로젝트였다. 주변의 건물들과 확연히 다른 건물 형태와 백색의 외관이 특징인 이 건물은 오래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뚝 서있다. 건물 완공 후 많은 매체에 소개되었고, 이 건물을 보고 유사한 건축물의 설계를 의뢰하는 건축주가 생길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포트폴리오는 또래의 다른 건축가들에 비해 유독 개성 있는 공동주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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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AP White House ⓒ designband YOAP

Q. 집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땅값 상승과 취업난, 경제난, 어처구니 없는 전, 월세 비용 등 이유를 따지자면 수도 없다. 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주거의 유형이 변화되고 있는데 건축가로서 이러한 흐름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신현보(이하 신): 디자인밴드요앞이 2013년에 개소했을 때부터 국내 집의 흐름은 이미 변화하고 있었다. 일반인들의 ‘내 집 짓기’라는 생각이 가까이 다가와있다는 인상이었다. 이러한 배경은 아파트값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빚으로 아파트를 매매하는 것보다 땅을 매입해 집을 짓거나, 서울외곽 동네에 다가구주택을 통으로 매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규모 건축은 땅을 가지고 융자를 받으면 생각보다 빨리 지을 수 있다. 더욱이 우리가 초반에 집중했던 공동주택의 경우 건물주가 돈이 없으면 본인이 2, 3층에 살고 아래세대에 임대를 두더라도 지을 수 있었다. 물론 그 비용이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융자비율은 훨씬 많겠지만 같은 현금이 있을 때에는 어느 정도 집을 지을 수 있는 범위에 들어왔다고 본다. 예전에는 ‘내 집 갖기’가 대부분 사람들의 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는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가 주거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오히려 주거시장이 끝난 것이 아니라 우리처럼 시작하는 젊은 건축가들에게는 오히려 시장이 많아졌다는 생각도 드는데 생각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이다.

 

김도란(이하 김): 실제로 우리를 찾아오는 건축주들의 경향이 그렇기도 하다. 예전에는 단독주택이든 임대다가구주택이든 은퇴 후에 돈을 벌고 단독에 살아보자 해서 짓거나 그 후에 수익을 위해 다세대나 다가구주택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연령대가 매우 낮아졌다. 이에 따라 건축주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그들이 찾는 건축가들의 연령대도 함께 낮아졌다. 상호간의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찾아오는 건축주들은 대게 연령대가 낮은 편이고 수요가 많아졌다는 건 주거시장이 젊은 층으로 내려왔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Q. 젊은 연령대라면 40대를 이야기하는 건가?

 

김: 그렇다. 아이를 키우는 40대이거나 30대인 건축주들도 있다.

 

신: 소규모 주택에 대한 경향이 바뀐 것 같다. 그 전에는 집을 지으면 최소 40-50평 정도 됐지만 요즘은 여러 매체에서 일본의 30평 이하, 20평 이하의 작은 집들이 소개되면서 소규모 주택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내 집을 지으면 인생의 종착역이라는 느낌으로부터 내 집으로 지은 단독주택은 다시 팔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집 짓기가 친근하게 다가왔기에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의 유년기를 단독주택에서 보내도록 하고 그 이후에는 집을 판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인데 2년, 4년을 살더라도 내부를 많이 고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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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NERSTONE ⓒ Ryoo, In Keun

Q. 집이 작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가치관의 변화인지, 집값이 올랐기에 집을 줄여서라도 살겠다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건축사무소를 찾아오는 건축주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나?

 

류인근(이하 류): 가치관의 변화다. 단독주택에 관한 건축주들의 구체적인 계획을 들으면 놀랄 때가 있다. 단독주택을 짓는데 마치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처럼 여기서 언제까지 살 것이라는 정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단독주택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김: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단독주택에서의 생활을 선물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예전에는 부동산 가치로 봤다면 지금은 다른 가치들이 많이 생겨났다.

 

신: 단독주택이 갖고 있는 덕목은 그대로 갖고 있긴 하다. 내놓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 플랜은 그렇게 한다는 것.

 

류: 건축주들이 아파트를 매매하는 패턴으로 단독주택 계획을 짜온다. 당연히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예측이 훨씬 힘들긴 하겠지만 말이다.

 

신: 은행의 융자를 받아 아파트를 매매하는 것과, 부지가격을 포함한 공사비를 투자하여 단독주택을 짓는 일련의 과정들은 방법이 다를 뿐, 결과는 같다고 생각한다.

 

류: 부동산가치와 다른 가치를 상호적으로 분리할 수 없지만 부동산가치가 유지되어야 하는 면에서 아파트는 브랜드가 유지되어야 하지만 주거는 동네가 잘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르다. 옆집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거주자가 들어오면, 소위 집장사가 들어오면 안 된다는 등의 관심을 갖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동네에 대한 애착으로 발전되는 것이 흥미롭다. 거주자들은 부동산 가치로 동네를 바라보지만 그것 때문에 동네에 애착을 가지고 가꾼다. 심지어 건축주들끼리 모여 1층 근린생활시설에서 프리마켓을 만들고 건물 옆에 유채꽃밭을 만드는 곳도 있었다.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1층 근생을 활성화하려고 하지만 반대로 동네 애착으로 쓰레기를 줍고 일반적으로 죽어가는 조경공간도 가꾸는 상황들이 일어나게 된다.

 

신: 더 안으로 들어가보자. 단독주택이면 자신에게 맞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단독주택도 쉽게 팔 수 있는 개념으로 지어지다 보니 평면 유형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쉽게 팔릴 수 있도록 아파트 같은 평면으로 나만의 창 크기가 아닌 누가 봐도 방이 넓어 보이고 평범한 창과 특이하지 않은 색깔이 단독주택의 평면으로 도입되기 시작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개성이 담긴 공간이어도 괜찮지만 향후 팔리지 않을 것을 감안하여 황금성을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평면에 영향을 미치게 한다.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황금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건축주들의 생각이 이해되기도 한다. 소규모주택, 그 중에서도 단독주택 작업을 하면서는 아파트의 평면과 단독주택에서 흔히 보이는 평면의 중간 평면이 생기는 것 같다는 인상이 있다. 단독주택이면 작은 평수라도 부엌과 거실을 구분할 수 있지만 큰 평수임에도 불구하고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그러하다고 볼 수 있다. 넓어 보이게 해달라, 거실에는 큰 창이 있어야 한다, 방문들은 거실에서 다 보이게 해달라는 등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그것이 평범한 아파트 평면이다.

 

류: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요구조건들이 있는 반면 그들의 커스토마이즈는 엄청나다. 그 중간을 조율하는 것이 엄청 중요한 것 같다.

 

신: 그 말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평면은 여전히 아파트라는 것이다. 아파트 평면이 황금성이 좋은 건 아니다. 익숙할 뿐이다. 어떤 건축주는 아파트 분양 카탈로그를 가져와서 이를 기반으로 설계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아파트 평면은 코어가 올라오고 세대를 쪼개기 위한 평면이다. 그렇다고 막상 아파트 평면처럼 해버리면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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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X4 House ⓒ Ryoo, In Keun

Q. 그에 대한 건축가의 고민이나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

 

신: 스트레스보다는 사람들이 그 평면에 익숙해져 있고 그것밖에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

 

Q. ‘벽돌 위 하얀집’의 경우는 내부 공용공간에 조형성과 컬러를 입혀 낯선 장면들이 연출된다. 공용공간에 디자인의 힘을 실은 이유가 무엇인가?

 

김: 다세대 경우는 원룸, 투룸으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곳이기에 내부에 컬러를 쓰기가 쉽지 않다. 내부는 색감이 없이 풀어내되 공용공간은 자기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시 지나치는 공간으로 강렬한 색감을 적용하여 디자인한다면 훨씬 인상에 많이 남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 그 동안 우리의 작업을 훑어보면, 비용을 많이 투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집에 대한 애착, 특별함을 부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기반이 되어 공용공간을 독특하게 연출하였다.

 

Q. 최근 디자인밴드요앞의 작업을 보면 공동주택의 비중이 높은데 이에 집중을 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아니면 의뢰가 많이 들어 오는 건가?

 

신; 공동주택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그러나 올해는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 클라이언트가 더 많다.

 

소규모공동주택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주택, 다가구, 다세대는 작업을 했었지만 연립은 아직 못해봤다

 

김: 건축주 본인이 그 집에 거주하거나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닌 집을 짓고 팔겠다는 마인드이기에 프로젝트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떨어지게 된다. 완성도를 높이려는 건축가와 집장사인 건축주 사이의 생각의 차이가 벌어지다 보면 작업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어 클라이언트가 집장사라고 할 때 두려워지는 부분이 먼저 생기긴 한다.

 

류: 첫 작업을 공동주거 프로젝트로 시작해서인지 공동주택 의뢰가 많이 들어왔었다. 한때는 집장사가 많이 찾아오기도 했었는데, 울산 프로젝트 1×4 house의 경우 클라이언트가 주택 임대업자 였지만 결과물은 좋게 나왔다. 집장사라고 해서 결과물이 안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Q. 공동주택을 지어오면서 디자인밴드요앞이 추구하는 철학이 있나?

 

신: 세 명의 공동대표로 운영이 되고 있고 각각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단, 우리의 생각들이 잘 섞여 가느냐가 중요하기에 하나의 통일된 철학을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각각의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에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항상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류: 규정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 각자가 생각하는 것을 인정하고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파트너 쉽의 관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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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위 하얀집 ⓒ Ryoo, In Keun

Q. 건축주의 이야기로부터 도출된 건물은 그것이 세워지는 지역과 환경의 특성이 될 수도 있는 외부의 이야기와 어떠한 조화를 이루는가?

 

김: 예를 들자면, 새로 개발되는 신도시에는 규정들이 있다. 서울에 있는 다세대나 다가구는 법규 사선이나 용적률을 보면 어느 정도의 건물 형태가 지어진다. 우리가 디자인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정해진 틀 안에서 하는 거라 제약이 많다.

 

신: 공동주택의 경우는 주변이 컨텍스트다. 그러나 개발된 지역에서 컨텍스트라는 것은 김소장이 말한 법규나 용적률의 생각과 일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분양, 임대용 건물로서의 덕목이 있으며 많은 용적률을 찾아줘야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황금성이 좋은 평면 등이 건축주들의 제안에 맞춰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희생하고 다른 설계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덕목을 지킨다고 생각하면 이미 접목을 완벽히 구현한 건물들이 서 있다. 공동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이를 다 지키다 보면 그 동네의 컨텍스트에 맞아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재료는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우리가 공동주택작업들에서 가로를 생각하고 도시를 생각하는 데까지 이야기가 확장되지 않는 이유는 많은 법규가 도시적인 것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김: 그래서 그 안에서 오히려 특별함을 찾아주려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류: 특히 신도시의 경우는 디자인까지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디자인 측면에서는 거의 금지조항에 가깝다.

 

김: 규제가 심한 지역에서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막아놓은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었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규제가 없는 점포주택지의 경우는 각각의 디자인들이 밀집되어 있다. 각자 예쁘게 지어보자는 욕심을 가지고 디자인의 힘이 세게 들어간 동네들은, 각각의 주택을 봤을 때는 나쁘지 않은 집이지만 전체를 봤을 때는 조화롭지 못한데 판교가 그러하다.

 

류: 건축을 배울 때는 외부의 컨텍스트와 스토리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실무에서는 건축주의 욕망과 이미 정해진 컨텍스트의 제약도 있어 이를 집중해서 그 중간을 어떻게 찾아가느냐가 관건이다. 신도시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포주택, 다가구의 경우 광교가 가장 법규가 엄격하다. 예를 들어, 미사지구나 별내지구의 경우 제약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규제가 완화 돼다 보니 집장사들이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지구가 되어버렸다.

 

신: 지구단위계획이 해석하기에 따라서 쉽게 집장사를 합리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자면, 규제 내용에 특정 색상의 사용 비율이 정해져 있는데, 집장사들은 이런 비율을 추가 비용을 받고 편법을 동원하여 맞춰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지붕의 경우도 지붕의 형태나, 재료의 혼용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류: 신도시에 집을 지을 때 건축주를 설득하는 것 중 가장 큰 건은 재료를 하나만 쓰고 단순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법규적으로는 제일 힘들다. 규제에 맞춰 포인트색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등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 지구단위계획이 규정하는 내용들은 지역 불문하고 비슷하다고 본다. 선례로 구축된 타 지역 지구단위계획을 기준 삼아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Q. 좋은 주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 건축주가 있기에 기본적으로 출발점을 건축주에게 맞춰 그로부터 스토리를 끌어와서 디자인을 시작한다. 땅으로부터 분석하여 건축주에게 제안하는 것이 아닌 각자 가지고 있는 다른 스토리들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달라는 건축주가 있는 반면, 살기 편한 집을 이야기하는 건축주들이 있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그들에게 좋은 주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터뷰ㆍ취재 : 양은혜 기자

2016.10.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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