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의 플레이리스트 9

[컬처]by 맥스무비

워킹타이틀의 로맨스 영화들은 극중 인물들의 감정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청각적 감상을 풍부하게 만드는 삽입곡으로도 유명하다. '브리짓 존스' 시리즈도 영화를 상징하는 노래인 ‘All By Myself’를 비롯해 호소력 높은 음악을 선보였다. OST는 옛 명곡의 새로운 커버송들부터 당대의 유행 노래까지 고루 담는다. 1편부터 3편까지, 각 편마다 특히 손꼽을 만한 음악을 골랐다.

1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

브리짓 존스의 플레이리스트 9

'브리짓 존스의 일기', 사진 제공 UPI코리아

'브리짓 존스' OST는 옛 명곡의 새로운 커버송들부터 당대의 유행 노래까지 고루 담는다. 1편 오프닝에서 강렬하게 등장한 ‘All By Myself’는 시리즈 전편에 걸쳐 브리짓 존스를 상징하는 노래다.

 

Track #01 Out Of Reach-가브리엘

뒤늦게 마크(콜린 퍼스)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브리짓이 자책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다. 브리짓의 늦은 고백에도 마크는 ‘손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다. 브리짓의 후회를 대변하는 발라드.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위해 새로 만든 곡으로, '미스터빈'(1997) '매그놀리아'(1999)의 OST에도 참여했던 영국 가수 가브리엘이 불렀다. 가브리엘은 이후 워킹타이틀의 또 다른 로맨스 '러브 액츄얼리'(2003)에서도 서정적인 발라드 ‘Sometimes’를 남긴다.

 

Track #02 It’s Raining Men게리 할리웰


마크의 아내를 유혹해 그를 불행에 밀어넣은 다니엘(휴 그랜트). 브리짓을 두고 두 원수는 다시 대결한다. 길에서 벌어진 두 남자의 주먹다툼 장면에서 ‘It’s Raining Men’은 싸움을 부추기기라도 하는 듯 흥겹게 흘러나온다. 웨더걸스의 1983년 빅히트 디스코곡을 1990년대 인기 걸그룹 스파이스걸스 출신의 게리 할리웰이 다시 불렀다.

 

Track #03 All By Myself-제이미 오닐

결국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대표하는 곡은 ‘All By Myself’다. 첫 장면,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나 홀로’ 격정적인 립싱크를 펼치는 브리짓의 모습은 애잔하면서도 코믹하다. 이후 속편에서도 반복해 등장하는 노래는 브리짓의 심경을 대변하는 그녀의 ‘인생곡’이다. 1975년 에릭 카먼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 멜로디를 차용해 만든 발라드가 원곡이다. 셀린 디온의 1985년 커버도 유명하지만 영화는 호주 출신 컨트리 가수 제이미 오닐이 2000년 다시금 부른 버전을 사용했다. 제이미 오닐의 목소리는 얼핏 들으면 셀린 디온으로 착각할 만큼 힘이 넘친다.

2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2004)

브리짓 존스의 플레이리스트 9

'브리짓 존스의 일기2: 열정과 애정', 사진 제공 UPI 코리아

영화적으로는 혹평을 받았지만, OST만큼은 이전보다 더욱 알찬 구성을 자랑한다. 올드팝을 소울, 재즈, 힙합 등으로 재해석한 곡들과 당대의 히트곡 등 다채로운 목록에서 워킹타이틀의 ‘선곡 센스’가 돋보인다. 팝 컴필레이션 앨범으로도 소장 가치가 높다.

 

Track #01 Your Love Is King-윌 영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OST 앨범은 영화를 보충하는 역할을 넘어, 자체적인 구성력도 뛰어나다. 첫 트랙인 ‘Your Love Is King’은 듣는 이의 귀를 ‘훅’ 사로잡는 흡인력을 지닌다. 원곡은 밴드 샤데이가 1984년 발표한 컨트리풍 재즈인데, 영화에서는 20대 젊은 가수 윌 영이 다시 불렀다. 샤데이의 보컬 샤데이 아두가 여성임에도 중저음이 매력적인 남성적인 느낌의 중성적인 목소리였다면, 윌 영은 남성임에도 허스키한 여성 가수 같은 중성적인 보컬이라는 점이 대비된다.

 

Track #02 I’m Not in Love-10cc

다니엘은 브리짓의 연애를 꼬이게 만드는 원흉.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10cc의 1975년 히트곡 ‘I’m Not In Love’는 그의 유혹을 뿌리치는 브리짓의 의지를 응원하듯 등장한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이 록발라드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 커스틴 던스트 주연의 '처녀 자살 소동'(1999)에서도 영화의 환상적이면서도 비극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최근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의 올드팝 믹스테이프 수록곡 가운데 하나로 다시금 소개됐는데, 영화 초반부 어린 피터가 듣는 노래다.

 

Track #03 Will You Still Love My Tomorrow?-에이미 와인하우스

사랑이 깊어가는 브리짓의 감정을 보충 설명하는 또 다른 노래다. 1961년 4인조 보컬그룹 더 셔를스가 처음 불러, 첫 발표 시기로 따지면 수록곡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곡이다. 노래를 작사, 작곡한 캐롤 킹은 1971년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다시 부른 버전을 발표했다. 노라 존스, 잉거 마리 등 다양한 가수들이 커버했는데, 영화에는 2004년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쓸쓸한 소울풍으로 재해석한 버전이 쓰였다. 2011년 27살의 나이로 일찍 세상을 뜬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일생이 떠올라, 이제는 보다 더 처연하게 들리는 노래다.

3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브리짓 존스의 플레이리스트 9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사진 제공 UPI 코리아

마빈 게이, 디온 워릭의 1960년대 인기곡 등 이번에도 올드팝들이 포함됐지만 젊음도 놓치지 않았다. 엘리 굴딩, 에드 시런, 이어스 앤 이어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지난해와 올해 발표한 신곡들을 통해 동시대와의 호흡을 꾀한다.

 

Track #01 Still Falling For You-엘리 굴딩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몽환적인 목소리를 입힌 음악을 주로 선보이는 엘리 굴딩에게 2013년 워킹타이틀의 로맨스 영화 '어바웃 타임'은 새로운 전기였다. 영화 흥행과 함께 굴딩이 맑은 음색으로 부른 ‘How Long Will I Love You ’가 전세계에서 사랑 받으며 일약 OST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것. 그가 지난 8월 발표한 새 싱글 ‘Still Falling For You’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메인 테마곡으로, 에코 사운드 속에 반복적인 멜로디의 후렴구가 삼각관계 속에서 고민하다 진심을 찾아가는 브리짓의 극적인 순간과 어우러진다.

 

Track #02 Thinking Out Loud-에드 시런

글래스톤베리 장면에 카메오로 출연했다가 그를 알아보지 못 한 브리짓 존스 일행에게 ‘내 타입 아닌 젊은 애’ 취급을 받는 수모를 겪지만 에드 시런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뮤지션 가운데 한 명이다. 1편으로부터 따지면 15년, 2편 이후로도 12년이 지나 오랜만에 돌아온 시리즈는 2016 그래미어워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한 ‘Thinking Out Loud’를 통해 요즘 젊은 관객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다.

 

Track #03 Fuck You-릴리 알렌

릴리 알렌은 '브리짓 존스' 시리즈와 보다 긴밀해질 뻔했다. 2009년 개발에 착수한 '브리짓 존스'의 뮤지컬화 작업에 오리지널 스코어 담당 뮤지션으로 이듬해부터 참여했던 것. 그러나 뮤지컬은 아직도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며, 릴리 알렌은 2014년 뮤지컬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릴리 알렌표 뮤지컬 음악은 듣지 못하게 됐지만, 대신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에 그의 2009년 발표곡 ‘Fuck You’가 삽입됐다. 상큼한 목소리로 천연덕스럽게 내뱉는 욕은 옛 애인을 향한 독설 같지만, 릴리 알렌 자신은 이 노래가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y 박보미

2021.01.0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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