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XT5, 주목할 수밖에 없는 아메리칸 SUV

[테크]by IT조선

오랫동안 미국 럭셔리 브랜드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주류와 거리를 두었다. 독일 브랜드의 위세가 너무도 강했거니와 고효율로 대표되는 디젤차를 주력시장 특성상 갖추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디젤게이트 이후, 우리 수입차 시장에서 가솔린차에 대한 선호는 꾸준하게 늘었다. 여기에 SUV로 급격히 시장 구도가 바뀌면서 미국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나 짚 랭글러 등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이다.

캐딜락 XT5, 주목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브랜드는 캐딜락이다. 우리나라와는 이미 대한제국 순종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지만 시장에서 캐딜락은 아무런 '로열티'를 갖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에 밀려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했던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눈높이와 입맛이 '유럽'에 맞춰지고 있을 때, 캐딜락은 관심에서 멀어졌다.

 

다만 최근에 들어서 캐딜락은 조금씩 변화를 맞고 있다.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디자인은 진일보했고, IT 기술도 속속 갖추고 있다. 주행성능은 물론, 미국이 세계 최고의 안전규제를 갖고 있는 덕분에 안전성도 만점이다. 캐딜락은 다시 '아메리칸 드림'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차는 세단 제품인 CT6다. 다른 세단 CTS나 ATS도 역시 중요한 모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차는 SUV인 XT5다. 캐딜락의 새 제품 계획에 따라 태어난 이 차는 캐딜락 디자인 기조 '아트 & 사이언스'가 아낌없이 담겼다. 미래적인 이미지와 현재의 멋스러움을 이식했다.

캐딜락 XT5, 주목할 수밖에 없는

캐딜락 정체성을 듬뿍 품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캐딜락 방패 엠블럼과 함께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제 크기도 크지만 이를 뛰어넘는 볼륨감이 돋보인다. 헤드램프는 캐딜락 최신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세로로 긴 LED 주간주행등은 도로 어디에서도 캐딜락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손이 베일듯한 직선으로 이뤄진 옆모습과 뒷모습도 인상이 뚜렷하다. 웅장하고 단단한 외관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인기가 있는 요소다. 근육질 남성을 남성보다 여성이 더 좋아하는 이치다.

 

그러나 실내는 완벽히 다르다. 부드럽고, 친절하다. 공간의 활용과 안정적인 비율이 강점이다. 시트는 안락하고, 무릎 사이는 넉넉하다. 1인 가족이나 4인 가족을 차별하지 않는다. 모두 쾌적하게 타고 내리기 좋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우선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지만 센터페시아 모니터에서 찾아 들어가는 일이 꽤 어렵다. 유행을 반영한 터치식 버튼은 조작이 원만하지 않다. 각종 기능 조작에 운전 주의력을 빼앗길 수있다. 하지만 기능 조작은 대부분 스티어링 휠 스위치를 통해 가능하니, 또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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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시트의 열선은 동승자가 특히 호평한 부분이다. 또 2열 시트는 앞뒤 위치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차체가 높은 SUV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많기 마련이고, XT5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로 해결했다. 단조로운 고속도로 주행에 있어 안전을 담보하는 풀스피드 어댑티브 크루즈도 매우 유용하다. 룸미러에는 시야를 최대 300%까지 넓힐 수 있는 후방 카메라를 내장했으며, 손에 짐이 들려 있어도 발길질 한번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다.

 

엔진은 3.6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올린다. 이 차급에 다른 브랜드가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확보한 것에 비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8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314마력의 최고출력과 37.4㎏,m의 최대토크를 확보했다.

캐딜락 XT5, 주목할 수밖에 없는

가속페달을 밟으면 유럽차 특유의 날카로운 느낌보다는 부드럽게 차를 재촉한다. 꾸준하게 속도를 높여가는 모습이 아주 고급스럽다. 부드러운 승차감에 어울리는 가속력이다. 소비자 중에는 도로를 쏜살같이 달려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여유로우면서 풍부하게 속도를 즐기고 싶은 사람도 있는 법이다. XT5는 후자에 더 어울린다.

 

20인치 타이어는 겉으로 보기에도 훌륭하지만 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도로를 누빈다. 역시 작은 인치 하나는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은 든다. 미국 시장의 특성에 따른 것. 그러나 크고, 화려한 것만을 쫓다보면 다른 시장에서의 대응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브랜드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소비자의 특성을 미리 정해버리는 것이다. 오히려 프리미엄 브랜드를 소화하는 사람이 더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벤츠 S클래스도 디젤차가 팔리는 시대다.

 

주행모드는 총 세가지를 지원한다. 먼저 투어 모드는 도심에 어울리는 주행모드다. 변속 타이밍이 빠르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는 도심 도로에서 민첩하게 반응한다. 스포츠 모드는 달리기 위한 주행모드다. 엔진회전을 높여가면서 속도를 올리고 내린다. 마지막 사륜구동 모드는 꽤 안정적이다. 시승 도중 눈이 와 도로가 미끄러운 상황에 빠졌지만 그런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달려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XT5의 연료효율은 복합기준으로 8.9㎞/ℓ로, 가솔린 중형 SUV 치고는 나쁘지 않은 실력이다. 실제로 트립컴퓨터 상에는 9.0㎞/ℓ 정도가 찍힌다. 실연비와 표시연비의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캐딜락 XT5, 주목할 수밖에 없는

최근 자동차 브랜드는 너나할 것없이 SUV 제품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SUV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확실한 주전선수 하나 있고 없고의 차이는 꽤 크다. 캐딜락 XT5는 주전의 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상품성과 성능, 디자인을 갖췄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만 있다면 기꺼이 선택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아직 이 차의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 흙 속의 진주를 꺼내려는 노력이 현재 캐딜락의 과제다.

 

IT조선 박진우 기자 nicholas@chosunbiz.com

2017.12.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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