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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트럼프보다 무서운 아마존…"트럼프 500건 언급 vs 아마존 3000건 언급"

by머니투데이

미국 기업 실적 보고서…"트럼프, 시장에 별다른…아마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위협"

트럼프보다 무서운 아마존…"트럼프 5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최고경영자)/AFPBBNews=뉴스1

"아마존 효과가 트럼프 트레이드를 압도한다."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계열 온라인 매체인 마켓워치는 7일(현지시간) 기업들이 트럼프보다 아마존을 더 걱정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가 됐다. 법인세율 인하, 규제완화,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트럼프의 친성장 공약은 금융시장의 랠리를 부채질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공약 이행이 더뎌져 시장이 실망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기대감과 불확실성에 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주목할 건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향방에 촉각을 더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센티오(Sentieo)에 따르면 기업들은 분기실적보고서와 이를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보다 아마존을 훨씬 더 많이 언급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말 트럼프 언급 건수는 500건 안팎이었지만 아마존은 3000건이 넘었다. 트럼프가 최근 약 3000건에 도달하는 동안 아마존은 4000건을 넘나들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트럼프와 관련한 규제 문제보다 아마존의 파괴적 기술 혁신과 사업 영역 확대 움직임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에 일시적인 정치적 리스크로 작용한다면 아마존은 장기적으로 기존 시장의 구조 변화를 이끄는 불안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공약은 아직 실현된 게 없다. 최대 공약 가운데 하나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대체입법은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실패했고 법인세율 인하를 비롯한 세제개혁도 현재진행형일 뿐 전망이 밝지 않다. 규제완화 공약도 딱히 가시화한 게 없다.

 

마크 루스치니 재니몽고메리스콧 수석투자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한 건 탄탄한 경제회복세에 그나마 새 규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과 시장에 별다른 재료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아마존은 기존 기업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했다. 아마존이 지난 6월 미국 유기농식품 슈퍼마켓체인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소식은 아마존의 온라인 저가 공세로 고전해온 월마트 등 기존 소매업체들을 긴장시켰다. 아마존은 최근 미국 일부 주 정부에서 의약품 유통사업 승인을 허가받는 등 사업 영역을 계속 넓힐 태세다.

 

마이클 퍼브스 위던&코 주식파생전략 부문 책임자는 "아마존이 트럼프 행정부가 올 초 출범했을 때처럼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며 아마존이 '석유왕' 존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이나 1990년대의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지형은 급변하지만 아마존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힘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올해 50%가량 올랐다. 덕분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최고경영자)가 최근 빌 게이츠 MS 공동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최고 갑부로 등극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15.5% 오르는 데 그쳤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