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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화재에 멈춘 자동문…
상단 스위치 손 안닿으면?

by머니투데이

자동문 오른쪽 상단 스위치 끄고 열거나 모서리 깨야…평소 개폐방법 교육해야

화재에 멈춘 자동문… 상단 스위치 손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해 열리는 자동문./사진=한지연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이후 위급상황에서 자동문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곳은 2층 여자 목욕탕이었다. 2층에서 발생한 사망자 20명 중 11명이 목욕탕 자동문 앞에서 발견돼 자동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자동문은 출입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동작센서 방식'과 버튼을 누르거나 카드를 대 여는 '리모컨 방식'으로 나뉜다. 불이 났을 땐 대부분 단전이 돼 자동문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수동으로 문을 여는 것은 쉬워진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불이 났을 때 전기가 통하느냐 끊겼느냐에 따라 자동문을 여는 방법이 달라진다"며 "정전 상황이라면 자동문에 손바닥을 밀착시켜 힘을 준 뒤 옆으로 밀면 열린다"고 말했다.

화재에 멈춘 자동문… 상단 스위치 손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열리는 자동문(왼쪽)과 버튼을 눌러야 열리는 자동문./사진=한지연 기자

전기가 흐르고 있을 때는 자동문을 수동으로 열기는 쉽지 않다. 자동문 전원버튼을 직접 차단한 후 문을 열어야 한다. 대부분의 자동문 전원 스위치는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위치에서 오른쪽 상단에 붙어 있다. 이 교수는 "상단 스위치를 끈 후 옆으로 열어 틈을 낸 후 틈에 손을 집어넣어 문을 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이 나 연기가 올라오는 등 긴박한 상황이라면 자동문을 제대로 열지 못할 수 있다. 키가 작다면 자동문 상단에 있는 전원 스위치에 손이 닿지 않거나 충격으로 인해 문틀이 찌그러졌을 경우에도 문을 열 수 없다. 이때 최후의 방법은 자동문을 깨뜨리는 것이다. 자동문은 대부분 강화유리로 이뤄져 있어 쉽게 깨기 힘들다. 이럴 땐 유리문 중앙이 아니라 상단 좌우와 하단 좌우, 즉 네 모서리를 공략해야 한다. 소화기나 망치 등 딱딱한 물건으로 모서리를 깨면 유리 전체에 금이 가며 깨진다.

화재에 멈춘 자동문… 상단 스위치 손

자동문 우측 상단에 있는 전원 스위치. 키가 작은 사람에겐 닿지 않는다./사진=한지연 기자

이 교수는 "자동문을 수동으로 열고 닫는 것은 사실 간단한 문제"라며 "하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동문 개폐 방법을 안내하는 간단한 그림문자인 픽토그램을 자동문에 그려놓고, 평소 여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제천 스포츠 센터의 2층 여자 목욕탕 자동문은 평소에도 잘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자동문이 제대로 작동만 했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불이 난 스포츠센터를 오랜 시간 이용했다는 한 단골 손님은 "여자목욕탕 슬라이딩 도어출입 문 버튼에 손톱 크기의 빨간 스티커를 붙여뒀는데 그 부분을 정확히 눌러야만 문이 겨우 열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2층 방화문 안쪽에 유리문인 슬라이딩 도어가 있었는데 (출입문을 열지 못해) 안쪽에서 사망자들이 많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제천소방서 측은 당시 자동문이 화재로 인한 단전 때문에 제대로 열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자동문 오작동 여부를 밝히기 위해 장치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여자목욕탕 자동문의 고장 여부와 함께 자동문이 화재감지기와 연동돼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제천 스포츠센터와 같은 다중이용업소의 자동문은 화재 감지기와 연동해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열리도록 시스템화돼 있어야 한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