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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티타임즈의 혁신공장

디지털 시대에 종이명함으로
연 1100억원 버는 회사

by머니투데이

③ 영국 온라인 프린팅회사 '무닷컴'

디지털 시대에 종이명함으로 연 110

/사진=moo.com

스마트폰으로 신상명세를 주고받는 시대에 종이명함을 만들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영국의 온라인 프린팅회사 '무닷컴'(Moo.com).


2004년 창업한 이 회사는 현재 200개여 국에 종이명함을 수출하고 있다. 2016년 매출은 7510만 파운드(약 1118억원)로 전년보다 38% 늘었다.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회사가 만드는 종이명함은 어떻게 다르기에 디지털시대에도 이렇게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제각각 디자인이다. 원래 명함은 100장을 찍으면 100장의 디자인이 다 똑같다. 그런데 이 회사의 명함은 한장 한장 다르게 할 수 있다. 100장을 만들 때 100장 모두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는 먼저 자신의 이름, 회사, 이메일 주소 등을 어떻게 디자인할지 330가지 템플릿 가운데 고른다. 앞면은 선택한 템플릿대로 인쇄가 된다. 하지만 뒷면 이미지나 일러스트, 문구 등은 이용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회사가 등록해 둔 이미지 중 골라도 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진을 넣을 수도 있다.


명함 한장 한장을 다르게 인쇄할 수 있는 것은 이 회사의 프린트피니티(printfinity) 기술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반 명함과 가격은 비슷하다.


창업자 리처드 모로스는 2016년 텔레그래프를 통해 창업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여행하며 찍은 사진, 읽은 책과 먹은 음식 사진을 정리해두는 습관이 있다. 이것을 다른 사람과 하나의 제품으로 공유하고 싶었는데 그때 명함이 떠올랐다. 내 이야기가 담긴 명함을 책상에 놓고 대화를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명함으로 연 110

/사진=moo.com

무닷컴의 종이명함은 기술 발전을 통해 진화를 해왔다. 남들이 스마트폰 안에 명함을 넣을 때 반대로 테크놀로지를 종이명함 안으로 집어넣었다.

 

2015년에는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을 내장한 명함을 만들었다. 겉보기에는 똑같은 종이명함이지만 칩이 내장됐다. 명함을 스마트폰에 터치하면 설정된 인터넷 주소(URL) 창이 뜬다. 회사 위치가 등록된 지도, 명함 주인의 SNS가 뜨게 할 수도 있고, 스트리밍 사이트의 '내 플레이리스트' 속 노래가 나오게 할 수도 있다. URL은 무닷컴 앱으로 바꿀 수 있다.

 

2017년 6월에는 천으로 만든 명함도 선보였다. 버려지는 흰색 면 티셔츠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명함은 종이보다 튼튼해 잘 찢어지지 않고 색은 종이를 염색한 것보다 밝아서 디자인이 더 선명해졌다. 무엇보다 종이 소비를 줄여 나무를 보호하고, 섬유폐기물 문제도 해결하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천으로 만들었지만 가격은 50장에 26.99달러로 큰 차이가 없다.

 

진화를 거듭하는 이 회사의 명함은 디지털시대임에도 낡은 느낌이 아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작은 사각형 종이로 인사한다"며 "무닷컴은 디지털시대에도 변치 않는 비즈니스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명함으로 연 110

무닷컴의 천으로 만든 명함. /사진=moo.com

배소진 기자 sojin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