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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한국의 흔한 토스트,
외국인 관광객 '성지'된 비결

by머니투데이

명동·종로3가·홍대·신촌점, 외국인 관광객들 30분 이상 기다리기도… "SNS·유튜브 보고 찾아왔다"

한국의 흔한 토스트, 외국인 관광객

23일 이삭토스트 명동점 앞(빨간색 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게 줄서 있다./사진=이재은 기자

엄청난 인파에 놀란 행인들이 멈춰섰다. 궁금해 맨앞까지 걸어가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 왜 줄을 서 있는 것일까.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손꼽히는, '이삭 토스트'를 기다리는 줄이었다.

 

'이삭 토스트'는 800개 가맹점을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다. 한국인에겐 꽤나 익숙하다. 햄·불고기·핫치킨·매운돈까스·스테이크·떡갈비·감자·베이컨 토스트 등 메뉴가 다양한 데다 메뉴 가격이 2000~3000원대다.

한국의 흔한 토스트, 외국인 관광객

23일 이삭토스트 종로3가점에서 토스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한국인의 평범한 간식 토스트는 어떻게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관광 '필수 음식'이 된걸까. 23일 오전 명동, 종로3가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삭토스트 매장을 찾아 관광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장 먼저 찾은 명동점은 대기 인파로 정신이 없었다. 기다리는 이들 중 한국인은 한 명도 없고, 모두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줄의 맨 끝에 선 이는 일본 이시카와에서 온 곤도 미쿠씨(18)였다. 그는 "여행 블로그에서 보고 찾아왔다"며 "거기에서도 30분쯤 대기해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그 정도 기다려서 먹어도 후회없는 맛이라고 하기에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흔한 토스트, 외국인 관광객

네팔인 로샨(29)씨가 휴대폰으로 메뉴를 보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베이컨 치즈 베이글'을 추천했다며 해당 메뉴를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재은 기자

홀로 줄을 선 네팔인 로샨씨(29) 역시 "(먹기 위해) 계속 기다리겠다"며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근처 호텔에 묵고 있다는 그는 "아침에 누워서 구글에 'breakfast Myeongdong'(아침 명동)을 검색하니 이삭을 추천하는 블로그·트위터 글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 유명한 음식은 흔치 않아 기다려서 꼭 맛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삭토스트 인기의 비결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을 비롯 블로그·유튜브 등을 통한 입소문에 있다. 관광객들이 SNS나 여행 블로그를 많이 참고하는데, 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성지'가 된 것이다.

한국의 흔한 토스트, 외국인 관광객

이삭토스트를 추천하는 중국웹사이트 한차오(위부터), 여행블로그 글, SNS 인스타그램의 한 여행정보 계정이 올린 이삭토스트 소개글.

이중 웨이보를 살펴보니 "한국을 여행하는 이들은 이삭 토스트를 맛봐야 한다! 먹은 사람 중 나쁜 평을 하는 이들은 없다!"고 검색됐다. 한 여행 블로그에는 "서울에서 아침식사 할 수 있는 곳 중 가장 좋은 곳, 이삭 토스트" 등의 소개가 있었다.

한국의 흔한 토스트, 외국인 관광객

23일 이삭토스트 명동점 앞에서 브라이언 찬씨와 그의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많은 이들이 맛있다고 입증한 음식이다보니 만족도도 높다. 긴 줄 끝 음식을 손에 받아든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감돌았다. 아버지, 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은 홍콩인 브라이언 찬(25)씨와 그의 가족은 핫치킨 토스트를 손에 받아든 뒤 기념사진도 남겼다.

 

그는 "여행 가이드북이나, 책자, 블로그 등에서 '이삭 토스트'에 대한 얘기를 자주 들어서 정말 궁금했다"며 "30분이나 기다렸지만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밝혔다. 그의 어머니 도로시는 "갓 만들어 뜨거운 점과 야채가 많고 싱싱한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흔한 토스트, 외국인 관광객

/사진=영국남자 유튜브 캡처

주로 일본·중국·홍콩·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유명했던 이삭토스트는 지난해 초 영국인 유튜브스타 '영국남자'(조쉬 캐럿)가 먹방(먹는 방송) 영상을 올리면서 북미, 오세아니아 등 영어권 관광객도 이끌게 됐다.

 

이삭토스트 종로3가점 관계자는 "5년 전쯤부터 외국 웹사이트 등에 소개되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면서 "중국계 손님들은 10명씩 와서 토스트를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남자가 유튜브를 올린 뒤에는 서양 손님이 급격히 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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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종로3가점에서 호주인 로지타·마이클 하이트 부부가 주문 중이다. /사진=이재은 기자

호주에서 온 로지타·마이클 하이트 부부는 "아시안 음식이라서 새롭지만 또 서양 음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거부감이 없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각각 햄·베이컨 토스트를 베어 문 뒤 "달고 맛있다"고 답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