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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극단 성추행' 이윤택 측 "발성연습 위한 독특한 연기지도"

by머니투데이

"모든 극단 배우들 그런 연기지도 방법 수긍…그렇게 연극 지도 해 왔다"

'극단 성추행' 이윤택 측 "발성연습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윤택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사강간치상 등 1회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극단 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연극에 대한 열정,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9일 상습강제추행과 유사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된 연극연출가 이 전 감독의 1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 전 감독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입장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거나 잘못된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발성을 위한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감독의 변호인은 연기 연습을 시키면서 유사 강간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 "연극 배우가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발성을 하기 위해서는 단전을 단단하게하고 복식 호흡을 해야 음을 제대로 낼 수 있다"며 "발성을 지도하면서 이 부분에 힘을 줘서 고음을 내라고 지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의 연극에 대한 열정, 피고인이 가진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의 하나"라며 "극단 연극 배우들은 모두 그런 연극 지도 방법에 대해 수긍을 하고 있고, 모든 단원들은 그렇게 인식하고 연극 지도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의 변호인은 극단 여배우들에게 안마를 시키며 추행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강제추행의 요건인 폭행과 협박을 맞추려고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갑자기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성기 주변 등을 만지게)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진상이 왜곡돼있어 피해자 진술을 부동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 측은 또 검찰의 공소장에 공소시효가 지난 15명의 피해 사실이 적힌 점을 지적했다. 변호인은 "공소시효가 지나 법률적 의미가 없는데 15명으로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있다"며 "이는 피고인의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치기때문에 이를 증거로 제출한다면 부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로 특정된 사람은 가명이라도 있는데, (공소시효가 지난) 모두사실에 나온 15명은 가명도 없어서 누가 무슨 진술을 했는지 알수 없다"며 "이런 상태로 재판 진행한다면 마치 인민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의 상습성을 인정하는 부분이라 넣은 것"이라며 "변호사가 경찰부터 검찰 수사 단계까지 모두 참여했고 피고인의 기억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어서 이름이 가려져있지만 누구인지 다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전 감독은 씨는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맡고 있던 1999년부터 2016년 6월 소속 극단 단원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전 감독은 피해자들에게 안마를 강요하면서 자신의 주요 부위를 만지게하거나 연기지도를 빌미로 여배우들의 신체 주요 부위를 만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중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8명의 피해자에게 23회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13일 이 전 감독을 재판에 넘겼다.

 

이 전 감독의 상습 성추행은 단원들의 '미투'(Me too) 폭로로 알려졌다. 이 전 감독은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단원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여성 단원들의 신체를 만진 것은) 호흡법을 알려주고, 좋은 발성을 하도록 자세를 교정하기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2시 준비기일을 1차례 더 진행한 뒤 본격적인 공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