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당 75리터 소변… "'오줌 탐지기' 필요합니다"

[라이프]by 머니투데이

성인 19% "수영장에서 소변 본 적 있다"… 소변 보면 물 색 변하는 약품은 '없다'

수영장당 75리터 소변… "'오줌 탐

영화 그로운업스의 한 장면.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설마 요즘도 수영장에서 소변 보는 몰상식한 사람이 있을까. 놀랍게도 꽤 많은 사람들이 수영장 물에 실례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영장에서 소변을 볼 경우 주변 물 색깔이 변해 망신을 주는, '탐지 약품' 도입이 시급하단 주장까지 나온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캐나다 앨버타 대학 연구진은 인공감미료 ACE(아세설팜칼륨·acesulfame potassium)의 농도를 측정해 수영장 물 중 소변의 양을 파악하는 새로운 연구방법을 통해 한 공공 대형 수영장(약 83만 리터 규모)당 약 75리터의 소변이 물에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CE는 가공식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인공감미료로, 신체를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에 소변 검출에 사용될 수 있었다.

'흔하디흔한' 수영장에서 소변 보기… '눈 시림' '피부 발진'

가디언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한 익명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조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수영장에서 소변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성인의 19%는 적어도 한 번 수영장에서 소변을 봤다고 대답했다.

수영장당 75리터 소변… "'오줌 탐

지난 13일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애기 부모가 수영장에서 아이에게 가르친 것'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인스타그램 캡처본. /사진=네이트판

온라인에서도 수영장에서 소변을 본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자식한테 어떻게 '수영장에서 몰래 소변보라'고 가르치냐"면서 인스타그램 게시글 캡처본이 하나 올라왔다. 해당 인스타그램에서 한 아빠는 딸에게 "래시가드를 입은 소유(딸, 가명)가 물놀이하다가 쉬 마렵다고 하길래 '아무도 모르게 쉬하라'고 알려줬다"고 글을 썼다.


일반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 수영 대표 라이언 록티와 마이클 펠프스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를 포함 모두가 수영장에서 소변을 본다. 염소 성분이 소독해주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염소가 소변 등 이물질을 소독해주긴 하지만, 염소가 소변과 만나면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눈이 따갑고 시리거나 피부가 가려운 증상이 염소 소독제가 소변 등 배설물의 질소와 결합해 만들어지는 '클로라민'(NHCL2) 때문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소독약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소변이나 땀과 같은 배설물이 문제라는 의미다.


정창권 워터파크 디자이너도 "워터파크들은 수영장 수질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적게는 몇십 억부터 많게는 몇백 억에 달하는 수처리 시설을 만들어 관리한다"면서 "사람들이 민감한 '염소 냄새'는 수영장 잘못이 아니다. 깨끗한 물에서는 나지 않고, 사람들이 씻지 않고 들어가거나 수영장 안에서 소변을 볼 때 오염된 걸 소독하느라 나는 냄새다"라고 강조했다.

수영장 물, 소변 섞이면 색 변하게 할 수 없을까

수영장에서 소변을 볼 경우 수질 관리에 좋지 않고, 결국 수영장 이용객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 수영장에서 소변 보는 이들을 제재할 방법은 없을까?


해외에선 "수영장에서 소변보면 주변 물 색깔이 변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가 빈번히 사용된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질까 무서워서 소변 보는 일을 삼가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는 '미신'으로, 현재까지 수영장에서 소변을 보면 그 주변 물색이 변하는 약품은 개발되지 않았다. 팩트 체크 전문 사이트인 스놉스닷컴(Snopes.com)은 지난해 10월 "수영장에 소변이 섞일 경우 색이 변하는 약품이 있습니까?" 질문에 대해 "그런 약품은 없다"고 답했다.


스놉스는 "보스톤의 한 수영장 직원은 '실제 이런 화학 물질이 존재한다면 모든 수영장의 물은 그 색소로 물 들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알란'(Alan)이라는 수질 관리 회사도 '수영장 물에서 오줌'을 찾아내는 색소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부모들이 아이를 수영장·워터파크에 데려가면서 이같이 경고한 것이 이런 믿음을 낳았고, 이후 일종의 도시괴담처럼 퍼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코미디 영화 '그로운업스'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수영장에서 소변을 보고, 주변 물 색이 바뀌어 사람들이 도망치는 장면. 누차 말하지만 이런 상황은 실제에선 없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2018.08.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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