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테크' 눈부신 인기… 지금 투자해도 될까요?

[비즈]by 머니투데이

新골드러시 시대 (종합)


[편집자주] 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주식은 믿을 수 없고 달러 등 통화는 저금리 기조 속에 가치 절하가 우려된다. 각국 중앙은행을 비롯해 자산가와 중산층 할 것 없이 금 사재기에 나선 배경이다. 올들어 이미 20%가 오른 금은 사람들의 믿음대로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까

R의 공포에…新골드러시

중앙은행도 금 대량매수…금값 연내 1800달러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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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동안 최고가를 경신하며 금값이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국금거래소 강남본점에서 골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세계 경기침체 우려에 미중 무역분쟁이 더해져 불안감이 커지자 신흥국 뿐 아니라 기축통화인 달러화 가치까지 불안해졌다. 그늘을 피해 안전자산의 대표로 꼽히는 금으로 자금이 몰려드는 '골드러시(gold rush)'가 진행중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금 수요량은 105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가량 증가했으며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3181.7톤을 기록했다.


수요는 다방면에서 증가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을 사모으는 중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규모는 지난해 657톤으로 5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374.1톤을 기록했다.


개인 자금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의 KRX금현물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하루 평균 40.053킬로그램이 거래됐는데 8월에는 152.598킬로그램으로 급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359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는데 8월 하순에는 하루 100억원 넘게 거래된 날이 절반에 달했다.


몰려드는 자금으로 금 가격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짜리 골드바 가격은 현재 6800만원으로 연초보다 28% 급등했다. 국제 금 가격은 최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최근 트라이온스(31.1g)당 1565달러를 돌파한 후 현재는 1530~154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6년간 최고가 수준이다.


가격 상승이 다시 시중자금을 끌어모으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금융기관들이 출시하는 금 예금과 금 펀드도 인기가 치솟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12개 '금 펀드' 설정액 총액은 1개월 간 358억원 늘었다. 수익률은 고공 행진 중이다. 국내 금 펀드 평균 수익률은 최근 한 달 8.7%, 연초 이후 26.7%에 달했다.


NH투자증권 PB(프라이빗뱅커)센터 관계자는 "과거에는 거액 자산가들이 주로 금에 투자하는 경향이 컸다"며 "그러나 최근 고객분석 자료를 보면 중산층도 주식 대신 금에 투자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금값은 해외보다 더 올랐다. 금값 상승에 환율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국제 금시세는 트라이온스 당 1538달러로 지난 연말 대비 20.1% 상승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도 8.8% 상승했다. 상승폭 승수효과가 발생한 결과 KRX금현물 상승폭은 31.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금 가격이 온스당 최대 1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기가 정점을 통과한 이후 금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지난 연말대비 금 가격이 30% 올랐지만 경기 상황과 수급 여건상 매력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금의 인기가 은(銀)이나 백금 같은 다른 광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대비 은 가격이 낮다며 매수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으며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백금을 대안으로 꼽았다.


그러나 투자대상으로 금이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은행예금과 달리 금은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이자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보관비용만 많이 드는 애물단지라는 것이다.


워런 버핏이 대표적인 금 무용론자인데 그는 "금을 어디다 쓸 수 있느냐"며 "실질적인 활용도를 지닌 자산에 한해서만 투자를 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금값 뛰니 은·백금도 함께 오른다

국내 은·백금 시세 연초 이후 각각 29% 올라…"투자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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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미국채 장단리 금리 역전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함께 은과 백금 등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은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최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은 1온스(28.3g) 시세는 올해 초 15.51달러(약 1만8760원)에서 지난달 말 18.38달러(약 2만2230원)까지 18.5% 상승했다. 국내 은 시세 상승폭은 더 컸다. 민간 금 유통업체 한국금거래소에 의하면 국내 은 1돈(3.75g) 시세는 올해 초 2300원에서 지난달 말 2960원까지 28.7%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신한 레버리지 은선물 ETN(H)은 올해 초 6635원에서 지난달 말 8865원까지 33.6% 상승했다. 삼성 레버리지 은선물 ETN(H)과 신한 은 선물 ETN(H)도 같은 기간 각각 33.8%, 17.6% 올랐다. KODEX 은선물(H) 역시 16.1% 상승했다. 이 네 종목은 지난달 29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 가격도 함께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1온스와 맞바꿀 수 있는 은의 비율인 '금은비'의 1975년 이후 평균이 64인데 현재 금값이 가파르게 상승해 89.5를 기록하고 있어 은의 저평가 구간이라는 설명이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 둔화 우려 △대외 리스크 확대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중"이라며 "금 가격의 상승과 그에 따른 은 가격 상승에 무게를 둔다"고 전망했다.


반면 현재 은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큰 속성이 있어 투자를 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상 은 가격은 금 가격보다 변동성이 2배쯤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이 산업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만큼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은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백금 역시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백금 1온스(28.3g) 시세는 올해 초 795.95달러(약 96만2700원)에서 지난달 말 933.76달러(약 112만9380원)까지 17.3%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금거래소의 국내 백금 1돈(3.75g) 시세 역시 12만1000원에서 15만6000원으로 28.9%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과 은 뿐 아니라 백금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체 비중에서 40%를 차지하는 자동차 촉매장치용 백금 수요가 최근 줄어들고 있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ETF 투자 유입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과 백금의 1년 투자 수익률은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며 "백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실물 금 투자하려면 KRX금시장이 가장 유리

시세차익에 대한 세금 면제…거래 수수료도 가장 저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며 많은 사람들이 금 투자에 몰리고 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많지만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한다면 국내에서는 KRX금시장이 가장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금에 투자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KRX금시장 매매, 금 실물 매매(금은방), 골드뱅킹, 금 펀드, 은행금신탁 등이 있다. 이중 국가공인 금 현물시장은 KRX금시장이 유일하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9%의 고품질이며, 모두 한국예탁결제원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


KRX 금시장의 거래방법은 주식시장과 거의 동일하다. 거래하는 증권·선물사의 주문창에 표시되는 가격을 보고 자신이 보유한 금액의 한도에서 금 가격을 지정하고 주문을 하면 해당 가격으로 체결이 된다. 매매시간 역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주식시장과 동일하다.


KRX금시장은 세금과 수수료 측면에서 다른 거래방법에 비해 월등하다. 골드뱅킹, 금 ETF(상장지수펀드)의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과세되고, 차익의 15.4%가 원천징수된다. 반면 KRX금시장은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매매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거래 수수료 역시 저렴하다. KRX금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금거래계좌가 필요하다.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같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0.2% 내외의 저렴한 수수료로 매매할 수 있다. 이는 은행 골드뱅킹의 1%, 은행금신탁 0.8% 등 다른 투자수단 대비 가장 낮다.


이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금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KRX금시장이 가장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KRX금시장에서의 금 거래단위는 1g이므로, 투자자는 6만원 정도의 소액으로도 금에 투자할 수 있다.


KRX금시장에 투자한 금을 실물로 인출하려면 1kg 또는 100g 단위로 인출할 수 있다. 실물로 인출하는 경우 부가가치세 10%와 실물인출 수수료(1개당 약2만원 내외)가 부과된다. 실물 인출시에는 KRX금시장 외에도 골드뱅킹, 금은방(실물매수) 모두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골드바 실물인출을 원할 경우 거래증권사에 신청하면,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된 금을 대체로 2일 이내에 받을 수 있다.


한편 KX금시장 기준 지난해 말 4만5970원이었던 금 시세는 지난달 30일 5만9830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말까지 30거래일 연속 금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의 올해 일평균거래량은 약 40kg으로 지난해의 19.6kg대비 103.7%가 증가했으며, 특히 8월의 일평균거래량은 187kg을 기록하는 등 작년의 1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金과 비트코인의 공통점…리스크 회피

금과 가격연동 상관계수 급등


암호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BTC)이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국 통화가치에 연동되지 않고 희소성이 있는데다, 경기침체 영향도 덜 받는다는 점에서 금과 유사점이 많다는 것이다.


역사가 짧은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으나 최근 금과 비트코인 연동성이 몰라보게 커진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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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동안 최고가를 경신하며 금값이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국금거래소 강남본점에서 고객들이 골드바 구매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3일 글로벌 마켓 리서치 플랫폼 BNN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금 가격과 비트코인 시세 상관계수는 0.827로 대폭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상관계수가 0.496이었던 것에 비해 동조화 현상이 강해졌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금과 비트코인 가격 방향이 유사하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암호화폐 광풍이 불던 지난 2017년말 2만달러를 돌파했다가 이듬해 5분의 1토막났다. 그러나 올해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지면서 재차 상승, 1만1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공교롭게도 비트코인의 반등은 금 값이 치솟기 시작한 시기와 비슷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초고위험, 혹은 투기성 자산으로 분류됐다"며 "그러나 최근 일각에선 금과 유사한 안전자산 성격에 주목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트코인의 특성은 금과 유사하게 설계돼 있어 각국 통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러 가지 전제가 달려야 하긴 하지만 글로벌 위험 '헤지(hedge)' 수단으로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유통량이 한정돼 희소성이 있다는 점도 금과 비슷하다.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에 블록체인에 기반한 비트코인을 설계하면서 채굴 가능한 코인을 2100만개로 한정했다.


골드바처럼 음성적인 재산 증여나 상속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정부가 지난해 암호화페 거래 실명제를 도입했지만, 해외 거래소의 경우엔 거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또 모든 거래에는 세금이 존재하지만, 아직 국내에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다. 휴대성과 위 변조 측면에서는 오히려 금보다 뛰어나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할수록 동반자 관계인 비트코인도 주목받을 가능성은 높다. 금이나 비트코인 모두 사용가치 보다는 보유가치를 주목받는 상황에선 별다른 차이가 없긴 하다.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Store of Value)으로서 '디지털 금(Digital Gold)'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이유다.


물론 비트코인 회의론은 거세다. 귀금속은 실물자산이지만, 비트코인은 가상자산이고 변동성도 투기자산처럼 높다. 단기 수요와 거래량에 가격이 요동치는 점도 문제로 꼽히는 등 안전자산이라 하기에는 아직 저변이 얇다.


비트코인은 2008년 탄생해 자산으로 대우받은 것이 10여년에 불과하다. 약 6000년간 안전자산 지위를 확고히 해온 금과 비교 자체가 어렵다. 수많은 검증과 거래제도 보완, 사회적 통화로 인정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없어서 못판다"…대내외 경제불안에 '금' 인기 계속

일본 경제보복 등 대내외 경제불안에 '금테크'에 관심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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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자산가들의 '금테크'(금+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이 수출심사 우대국(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영향이 "시장에 선반영 됐다"는 금융당국의 언급이 무색하게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거리는 것을 목격한 투자자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대한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3일 국내 금 유통업체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8월1일부터 8월23일까지(셋째주 기준) KB국민·우리·NH농협 등 금융권에서 팔린 골드바는 136kg에 달했다.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한 직후인 지난달 5일 하루에만 36kg의 골드바가 팔렸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8월 전체 판매량이 집계되기 전인데도 7월 대비 30kg이 더 팔렸다"며 "8월 전체 판매량은 7월보다 약 60kg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들의 골드바 판매량은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결정 이후인 8월 들어 일제히 급증했다. KB국민은행의 8월 골드바 판매액(29일 기준)은 전달 보다 15억6300만원 늘어난 26억86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4억9323억원 늘어난 25억7963만원, NH농협은행은 4억8091만원 증가한 13억1505만원 어치의 골드바를 판매했다.


골드뱅킹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은행 계좌에 돈을 넣으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해당 금액만큼 금을 계좌에 적립해 주는 금융상품이다. 신한·KB국민·우리은행의 골드뱅킹 누적 잔액은 8월29일 기준 5916억원으로, 7월 말(5453억원)보다 463억원이나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많이 올라 수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있는 상황에서도 골드뱅킹 잔액이 계속 늘고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워낙 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 관련 상품에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최근 대내외 경기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줬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산가들이 금테크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것.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이 워낙 불안해지다 보니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금값이 많이 올랐는데도 안전자산인 금에 관심을 많이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골드바의 경우 매수 시점에서 약 10% 가량의 부가세 과세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금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자 금 투자를 문의하는 자산가들이 많아졌다"면서도 "골드바는 부가세가 붙기 때문에 1년 이내 단기간에 이익을 기대하기보단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장기투자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자녀들에게 금을 물려주는 금융상품도 나왔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KB위대한유산 신탁'을 출시했는데, 이 상품은 가치 변동성이 적은 금 실물을 상속·증여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이다. 가입자는 안전자산인 금을 매월 소액 적립해 노년기를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으며, 자녀의 안정된 생활 지원을 위해 상속·증여할 수도 있다.


증여·상속 시 금 실물과 현금 지급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상속은 운용자산 그대로 승계할 수도 있다. 금 실물을 선택하면 한국조폐공사에서 인증하는 순도 99.999% 이상의 고품질 골드바를 제공하며, 100g 단위로도 인출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안전자산인 금을 상속·증여해 인플레이션이나 금융위기에서도 자녀가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존 상품과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금 거들떠도 안 보는 '투자의 귀재'

"생산성 없는 금보다는 기업에 투자하라"…"포트폴리오 위해 5%이내 투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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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AFP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금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금은 투자로 인해 추가 산출물이 나오지 않아, 다른 사람이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는 기대에 수익률을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대표적인 금 무용론자다. 버핏은 지난 2월23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금에 투자하는 것보다 주식 투자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버핏은 서한에서 금 투자와 주식투자를 비교했다. 그는 "엄청난 적자와 화폐의 가치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금에 투자한다"면서 "지난 77년간 미국의 국가부채는 4만% 급증했다. 만약 이들이 당시 14.75달러(버핏이 1942년 처음 주식을 살 때 투자한 금액)로 3.25온스의 금을 샀다면 4200달러를 벌었겠지만 이는 주식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버핏은 금은 생산성이 없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금 1온스는 아무리 오래 보유해도 여전히 1온스다. 산출물이 나오지 않으므로 장차 다른 사람이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는 기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가치 있는 산출물'을 내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는 수요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시장가격보다는 "소비자가 구매하고 싶어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버핏은 오랫동안 금에 투자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봐 왔다. 그는 2011년 연례서한에서도 금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시가총액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가 보유하고 있는 금 17만톤을 모두 녹여 한 변의 길이가 약 21m인 정육면체를 만든다고 해보자. 1온스당 1750달러로 치면 총 가치는 9.6조달러가 된다. 이 금을 살 돈으로 엑슨 모빌 같은 기업을 16개 사고, 미국 전체 농경지(1.6조㎡)를 모두 사들여도 1조달러가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지금부터 한세기 후에도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두려워지면 여전히 금으로 돌진할 것이다. 하지만 100년간 9.6조달러의 금덩이보다 기업을 16개 사는 게 훨씬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미국의 재무관리 전문 미디어 그룹인 키플링어(Kiplinger)도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키플링어는 "금의 가치는 대부분 심리적인 것이다. 중국과 인도 소비자들이 세계적 불황 여파로 금 소비를 줄이면 금값이 또 내려갈 수 있다"면서 "금 가격은 주식과 보통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목적으로 전체 투자의 5%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경기악화 신호에…각국 중앙은행 '금 사재기'

러시아·중국·폴란드 등 각국 중앙은행, 상반기 651t 매입…"19년래 치고치"

머니투데이

/사진=로이터

미중무역전쟁 여파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전통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나서면서 금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2일 국제금시세 사이트인 골드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분 기준(뉴욕시간) 금값은 온스당 1525.62로 전월대비 5.08% 가까이 올랐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년 전이랑 비교하면 26.56%나 상승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올라 그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 수요는 3년 간 최고치인 2181.7톤을 기록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 19년래 최고치인 374.1톤 어치의 금을 사들이면서 금 수요를 크게 늘렸다. 금광산을 보유해 금을 꾸준히 매입해 온 러시아와 중국 외에도 폴란드 등 신흥국이 금을 찾았다. 폴란드는 2분기에만 100톤어치를 매입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인도가 200톤을 사들인 이래 단일국가의 분기 구매 규모로는 최고치다.


블룸버그는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무역·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중국·폴란드 등은 (기축통화인) 달러 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으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찾으러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전년대비 74% 오른 651톤을 기록했다. 이는 1971년 이래 최고치로, 세계 각국이 보유한 금의 총합도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대비 14% 증가한 1조6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면서 중앙은행이 금을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WGC가 전 세계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한 중앙은행의 54%가 전 세계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역시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매년 각국 중앙은행이 총 650톤에 달하는 금을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NZ는 "신흥국 화폐가치가 불안정한 가운데 러시아, 중국 터키, 카자흐스탄 등이 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해 금을 사러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6년째 104.4톤…한은, 금 보유량 그대로인 이유는

2013년 마지막으로 매입 중단…중앙은행은 '최종대부자' 유동성·수익성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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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무게로 104.4톤, 금액으로는 47억9000만달러다. 한은은 외환보유액(2019년 7월말 기준 4031억1000만달러)의 1.2%를 금으로 갖고 있다. 2011~2013년 금 보유량을 집중적으로 늘린 이후 6년째 제자리다.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금값이 오르고, 중국이나 러시아, 터키 등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변화가 있을 듯 싶지만 한은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보인다.


한은이 금 보유량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는 크게 2가지가 꼽힌다. '최종대부자'로서 중앙은행의 위치와 일종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우선 한은은 외환보유액 운용에 있어 유동성과 안전성, 수익성을 고려한다. 한은은 위기시 최종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최종대부자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즉시 현금화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보유할 유인이 크다. 미국 국채, 정부채 등이 대표적이다.


또 금은 무수익자산으로 보유하는 동안 별도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면 이자나 배당을 얻을 수 있는 반면 금은 보관비용도 생긴다.


한은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을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보관료는 글로벌 투자은행 등에 빌려주고 받은 대여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 영란은행에 보관하는 이유는 영국 런던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금시장이기 때문이다. 매입이나 매도, 대여에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트라우마는 2011~2013년 금 매입 당시 상황에서 비롯된다. 한은은 당시 금을 매입하면서 외환보유액 운용자산 다변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밖에서부터 금을 매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왜 금을 늘리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금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을 거치며 수년간 상승세였다. 그러나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에 육박했던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락세를 그렸고, 한은은 비판에 시달려야했다. '상투를 잡았다'는 뒷북 논란이었다. 한은 입장에서 금이 반가운 이야기거리는 아니다.


2013년 2월말 금 가격은 온스당 160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그 이후 한은의 금 매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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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동안 최고가를 경신하며 금값이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국금거래소 강남본점에서 골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경기둔화에 달러약세…금값 더 오를 것"


향후 글로벌 경기나 달러화 가치 전망 등을 고려하면 한은도 금 매입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은 달러강세지만 내년 미국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며 "달러약세에 금값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가치와 금값은 일반적으로 반비례한다. 김 교수는 수년전부터 한은의 금 보유량 확대를 주장해왔다.


전세계 중앙은행이 경기침체에 대비한 유동성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점, 중국이 외환보유액으로 금 보유 비중을 늘리려고 하는 점도 향후 금값 상승을 떠받칠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즉 달러화 기축통화체제 이탈을 준비중이다.


김 교수는 "실물경제에 비해 풀려있는 통화량(M2)이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금값도 상승한다"며 "내년 전세계 경제가 나빠지면서 각국이 돈을 더 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값 상승세는) 큰 흐름의 초기 단계로 보인다"며 "한국은행은 현재 외환보유액의 1.2%만 금으로 갖고 있는데 수익성 측면에서도 금 보유량을 더 늘릴 유인이 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반준환 기자 abcd@, 한고은 기자 doremi0@,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김소연 기자 nicksy@, 한정수 기자 jeongsuhan@,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정한결 기자 hanj@mt.co.kr

2019.09.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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