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거지' 때문에…코스트코, 공짜 양파 없앴다

[이슈]by 머니투데이

["한국 코스트코 양파 소비 미국 대비 20배" 1인당 양파소비량 30.3kg으로 쌀의 절반 소비]

머니투데이

위 사진은 코스트코에 비치됐던 양파 기계, 아래는 양파를 접시 가득 담는 손님 /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 사진 캡처(위), LA타임즈 사진 캡처(아래)

#미국에 살다 얼마 전 한국에 돌아온 직장인 A씨는 주말 가족과 코스트코를 갔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푸드코트 옆테이블에 성인 3명이 핫도그 2세트를 시켰는데, 흰 접시 3개에 다진 양파를 수북이 퍼 온 것이다. '저걸 설마 다 먹으려나' 생각하는데, 이들은 그 양파를 다 먹고 빈 음료수 통에 또 새 양파를 담아 집으로 가져갔다. 이뿐 아니다.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사지 않은 사람들도 쿠킹호일을 찢어 양파를 담아 싸갔다. A씨는 자기가 그런것도 아닌데 괜히 뒷쪽에 있던 외국인들이 저 장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얼굴이 화끈거렸다.


코스트코코리아가 푸드코트에 비치됐던 무제한 리필 양파 기계를 없앴다. 대신 핫도그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한해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소량의 양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27일 "지난주부터 전국 매장 푸드코트에 비치됐던 양파 기계를 없애고 핫도그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한해 양파를 제공하기로 본사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코스트코가 양파기계를 없애자, 일부 소비자들은 "몰지각한 사람들 보면서 짜증이 났는데 오히려 잘됐다.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또 "쓴 돈이 얼만데 너무 야박한거 아니냐, 베이크나 피자 먹을때도 양파가 필요한데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인의 양파 사랑? 1인당 양파소비량 30.3kg…주식인 쌀의 절반 가량 소비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양파가 진열돼 있는 모습. 2019.7.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스트코가 양파 기계를 없앤 이유는 뭘까. 한 때 온라인상에서는 코스트코 '양파거지'가 화제가 됐다. 양파를 밀폐 용기에 담아가는 사람, 접시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반도 못 먹고 다 버리는 사람 등을 가리켜 온라인 상에서 붙인 별명이다. 잘게 다진 양파를 공짜로 가져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껏 퍼가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LA타임즈는 2017년 "한국인들이 '코스트코 김치'라고 불리는 양파를 케첩, 겨자소스와 가득 채우고 먹는다. 그들의 양파 사랑은 엄청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LA타임즈는 코스트코 자료를 인용해 한국 코스트코 푸드코트 소비자들이 매년 미국에 비해 양파 20배, 전 매장에서 연간 200톤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미국 소비자들이 핫도그 하나에 약 두 티스푼 정도(8g)의 양을 먹는다면, 한국은 개당 약 100g 약 12배 이상을 더 먹는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인의 1인당 양파 소비량은 세계에서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손에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양파 소비량은 주식인 쌀(61kg)의 절반 가량인 약 30.3kg이 소비됐다. 혈관 청소부로 알려진 양파는 다양한 영양소가 많아 몸에 좋은것뿐 아니라 향신료 겸 채소로도 맛있다. 한국에서는 양파를 생으로 먹기도 하고 삶고 지지고 볶고 절이고, 즙으로 만드는 등 모든 조리법에 활용된다. 이 때문에 1인당 양파소비량은 1990년 9.5kg에서 28년만에 3.2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최근 양팟값은 과잉 생산에 따라 폭락한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6일 기준 양파 1kg 가격은 1366원으로, 1년 전(1638원) 보다 16.6%, 평년(1827원) 25.2% 낮은 수준이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2019.11.27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시장, 투자정보의 민주화를 목표로 앞으로 나아가는 머니투데이
채널명
머니투데이
소개글
투명하고 깨끗한 시장, 투자정보의 민주화를 목표로 앞으로 나아가는 머니투데이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