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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이재용선고

"대통령이 삼성 겁박" 2심서 집행유예·석방

by뉴스1

징역 5년 1심 뒤집고 징역 2년6개월·집유 4년 선고

법원 "이번 사건은 요구형 뇌물…朴·崔 책임 있어"

"대통령이 삼성 겁박" 2심서 집행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버스에서 내려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6)과 최순실씨(62)에게 수백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은 조만간 석방될 예정이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67·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64·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5)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황성수 전 전무(56)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구속 상태던 최 전 실장과 장 전 사장도 조만간 석방된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번 사건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 판단했지만, 당심에선 달리 판단한다"며 "특검 공소사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나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떤 이익이나 특혜를 요구했거나 실제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이나 최씨가 '도와줄 게 있으면 말하라'고 한 것만 있을 뿐, 이 부회장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뇌물을 공여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이른바 요구형 뇌물"이라며 "이번 사건의 책임은 헌법상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에 위임받은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타인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그 위세를 등에 업고 사익을 추구한 최씨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의 경영진을 겁박했고, 최씨는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했다"며 "이 부회장 등은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거절하지 못한 채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사정을 모두 고려해도 승마 지원의 상당 부분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비록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거절하기 힘든 것이었다고 해도 적법행위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무죄가 될 순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최씨 일가를 위해 Δ미르재단 125억원 ΔK스포츠재단 79억원 Δ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 Δ코어스포츠 77억9735만원(약속금액 213억원) 등 총 433억2800만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와 승마 지원을 위해 해외 계좌에 불법 송금한 혐의(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마필 계약서 등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와 국회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위증)도 있다.

 

최 전 부회장 등 4명의 전직 삼성 임원들은 이 부회장의 위증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됐다. 박 전 사장과 황 전 전무는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횡령 혐의 중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과 관련한 공범이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박 전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 전 전무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문창석 기자,이유지 기자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