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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떠나라" vs "유감이다"…
고은 시인 둘러싼 민민 갈등?

by뉴스1

'미투' 바람 검찰→문화계로…수원시 "예의 주시"

"떠나라" vs "유감이다"… 고은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고은 시인이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인근 고은 시인 자택 내 정원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 밖을 내다보고 있다. 고은 씨는 이날 뉴스1 카메라에 포착된 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2018.2.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최영미 시인의 폭로를 계기로 상습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고은 시인에 대해 일부 시민들이 "떠나라"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시민들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은 시인의 상습 성추행 논란의 발단은 최영미 시인이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실린 '괴물'이라는 시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또 목격했다는 경험을 표현하면서 당사자로 거론한 'En선생'의 정체가 고은 시인으로 쏠리고 있어서다.

 

또 시인 류근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의 당사자가 시인 고은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몰랐다고? 놀랍고 지겹다. 60~70년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 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다"고 게재했다.

 

류근 시인은 처음에 '고은'이라는 실명을 명기했다가 1시간가량 지난뒤 '고O' 시인으로 수정했다.

 

상황이 이렇자 고은 시인이 거주하는 수원지역은 고은 시인이 '떠나야 된다'는 입장과 '유감이다'라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시에 거주하는 최모씨(46·여) 시민은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수원평화비 추모시 헌납, 무슨 생각하면서 적었을까? 뒤에서는 성추행"이라고 말했다.

 

시민 이모씨(50)는 "수원시가 시민혈세를 낭비했다. 고은 시인이 계속 수원에 거주하면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홍모씨(41)는 "수원시는 고은에게 지원했던 모든 것을 중단하고 퇴거를 요청해야 한다. 한 때 한국의 노벨상 후보로 추천되는 시인이라지만 그의 민낯이 들어난 이상 수원시에서 그에게 지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떠나라" vs "유감이다"… 고은

고은시인 자택. (뉴스1 DB) © News1 오장환 기자

반면 또 다른 시민들은 고은 시인이 떠난해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시민 곽모씨(48·여)는 "아직 정확한 사실도 모른채 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인 고은 시인을 공격하고 있다"며 "고은 시인이 떠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시민 배모씨(39)는 "고은 시인이 한국 문단의 명예와 수원시를 위해 활동한 것은 인정한다. 수원시가 향후 이번 일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며 "다만, 정확한 사실 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유감'외에는 다른 말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개인과 개인에 관한 일이고, 문인들과 문단 내 일이다"라며 "진행되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앞서 수원시는 2013년 8월 안성시에서 20여년을 거주한 고은 시인을 삼고초려 끝에 수원으로 모셔왔다. 시는 고은 시인이 편하게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의 한 주택을 리모델링해 제공했다.

 

시는 고은 시인을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인문학 멘토로 내세우며 대외적 활동을 펼쳐왔다. 고은 시인으로 인해 기여된 부분이 많았고, 대외적으로 문학도시 이미지를 혈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은 시인은 2013년 수원화성행궁 등에서 열린 '세계작가 페스티벌'의 추진위원장을 비롯해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수원평화비 추모시 헌납, 2015년 1월에는 수원 문인들과 함께 문집 '광교산 기슭에서'를 발간했다. 같은해 3월에는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시 '수원 그날의 함성'을 낭송했다.

"떠나라" vs "유감이다"… 고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 .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 게재.

(수원=뉴스1) 권혁민 기자 hm07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