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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횡령+미필적 고의+특경법…' 주식 판 직원들의 혐의는?

by뉴스1

최대쟁점은 유령주식 '재물' 인정 여부일 듯

삼성증권 "대내외 수단 고려해 엄중 문책할 것"

'횡령+미필적 고의+특경법…' 주식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사태와 관련해 주식 501만주를 팔아치운 삼성증권 직원들에게 횡령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매도된 주식이 실제로 발행되지 않은 '유령주식'인 만큼 형법상 재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법조계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9일 금융 및 법조계에 따르면 횡령죄는 신임 혹은 위탁 관계를 바탕으로 재물을 믿고 맡겼는데 반환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노영희 변호사(법무법인 천일)는 "삼성증권 일부 직원들은 자기 계좌에 잘 못 들어온 주식을 임의로 처분해 금전적인 대가를 취했다"며 "주식(재물)을 처분해 반환이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어 횡령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법조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증권 사태를 점유이탈물횡령죄보단 횡령죄 적용이 더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인도 아닌 삼성증권 직원이 주식이 잘못 입고됐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주식을 매도한 것은 미필적 고의에 해당해 죄질이 더 무겁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례와 가장 비슷한 사례인 오(誤)송금의 경우 점유이탈물횡령죄보단 횡령죄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일 삼성증권은 입력 실수로 우리사주 283만주에 대한 배당을 주당 1000원을 현금으로 입고하는 대신 주당 1000주를 입고했다. 신주발행 절차 없이 무려 28억1000만주가 우리사주 직원의 계좌에 들어갔다.

 

우리사주 직원은 총 2018명. 이 중 현직 직원 16명이 501만주를 주식시장에서 매도했다. 대규모 매도 물량에 지난 6일 삼성증권은 장중 한때 전날 종가 대비 약 12% (3만9800원→3만5150원)까지 급락했다. 주가 급락 사태를 일으킨 매도 주체가 일반인이 아닌 삼성증권 직원이란 점이 밝혀지면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비난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A 변호사는 "주주총회 의결로 주당 얼마씩 배당하는지 사전에 공시가 돼 우리사주 조합원들이 몰랐을 리 없다"며 "'미필적 고의'가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배당이 주식으로 들어왔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관리자로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삼성증권 측의 사고경과에 따르면 지난 6일 삼성증권이 당일 오전 9시45분에 착오 주식 매도금지를 공지했음에도 10시5분까지 약 20분간 일부 직원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주식 매도를 통해 얻은 이득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취득한 이득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중 처벌될 수 있다.

 

주식 매도에 나선 직원 16명은 이날(9일)부터 대기발령 상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라 문책 수위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면서도 "대·내외 방법을 모두 고려해 엄중하게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매도에 나선 직원들에 대한 문책이 단순히 내부 문책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유령주식'도 형법상 재물?…최대 쟁점될 듯

횡령으로 인정되기 위해선 거래자 간의 '신임 혹은 위탁관계'가 성립돼야 한다. 일각에선 '실수'로 인한 배당 사고인데 이를 신임관계를 볼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그러나 판례를 보면 횡령죄에서 '신임관계'는 상대적으로 넓게 용인하고 있다. 법률상 위·수탁 관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그러한 지위에 있으면 신임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10년 12월9일 대법원 판례(판례번호 2010도891)를 보면, 착오로 송금된 돈을 임의로 찾아 사용했는데 송금인과 피고인 사이에 별다른 거래 관계가 없었음에도 횡령죄를 인정했다.

 

최대 쟁점은 매도된 '유령주식'이 재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변호사는 "재물은 형태가 있고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을 뜻하는데 주식은 통용되는 재화라 재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 변호사도 "발행이 안 됐더라도 매매체결이 가능했고 매도를 통해 재산적 가치를 얻을 수 있으므로 재물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삼성증권 사태의 경우 주식발행 절차를 거치지 않은 주식이 전산상의 입력만으로 매매가 체결된 것이어서 재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판사는 "공매도의 일종으로 매매가 된 것이어서 형법에서 말하는 재물로 보기엔 다툼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