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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우유만 마시면 '꾸르륵'…
한국인 75%가 겪는 '유당불내증'

by뉴스1

직장인 김 모 씨(32세)는 출근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간다. 아침에 배가 고파 마신 우유가 화근이다.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에 우유는 허기를 달래기 좋은 음식이지만, 우유만 마시면 배가 아픈 김 씨에겐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김 씨처럼 우유만 마시면 배에 가스가 차거나 화장실을 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유당불내증’ 때문이다.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은 우유나 유제품에 들어있는 유당(乳糖, lactose)의 분해 및 흡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즉 소장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가 부족할 경우 유당불내증이 나타난다.

대부분이 ‘성인형 유당소화장애’

우유만 마시면 '꾸르륵'… 한국인 7

유당불내증의 종류는 크게 선천적 유당불내증과 성인형 유당소화장애, 일시적 유당소화장애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 유당불내증은 선천적 혹은 유전적으로 락타아제가 부족한 사람에게 나타난다. 이를 겪는 신생아는 유당이 함유된 모유나 우유를 먹으면 설사나 구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유당을 제거한 특수분유나 우유를 먹여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인형 유당소화장애에 해당된다. 성인이 되면서 락타아제가 자연적으로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경우로 '성인형 저유당분해효소증'이라고도 한다. 효소의 활성도는 기질의 양에 따라 조절되는데, 우유나 유제품을 자주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필요하지 않은 효소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소장에서 분해되지 못한 유당은 대장에서 미생물에 의해 세균성 유당분해를 거치며 포도당과 젖산으로 전환되고, 이 과정에서 대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져 다량의 가스가 발생하고 설사, 복부 팽만감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일시적 유당소화장애는 장염이나 설사 등의 장 질환을 겪고 일시적으로 락타아제를 분비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다. 이럴 땐 증상이 다 나았다 해도 일주일 정도 장 기능이 회복될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한편 성인뿐만 아니라 유아기에도 심한 위장질환으로 장관벽이 손상되면 일시적으로 유당소화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우유를 마시지 말아야 할까?

우유만 마시면 '꾸르륵'… 한국인 7

유당불내증은 한국인의 75%가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우유나 유제품만 주의하면 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섭취 가능한 식품에 제한이 있다 보니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유당불내증을 겪는다는 이유로 우유 섭취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유와 유제품의 지속적인 섭취를 권하는데 우유엔 칼슘, 단백질, 인, 비타민 D 등 건강을 위한 필수 영양소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을 겨냥한 락토프리(lactose-free) 우유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일반 우유처럼 필수 영양소가 모두 함유돼 있고 위장 질환도 줄일 수 있다.

 

우유를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량의 우유는 장에 자극이 되지 않고 내성도 생기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프로바이오틱스 요구르트, 단단한 치즈는 괜찮다

우유만 마시면 '꾸르륵'… 한국인 7

요구르트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다. 2009년 한국유가공기술과학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화불량 정도가 요구르트는 9.6%, 우유는 39%로 요구르트가 우유보다 소화가 더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있는 요구르트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이나 당분 등 인공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그릭 요구르트(Greek yogurt)처럼 시큼한 맛이 강한 요구르트가 이에 해당된다.

 

유당불내증이 약하게 나타난다면 체더치즈, 파르메산 치즈 등 최소 반 년 이상 숙성된 단단한 형태의 치즈를 먹어도 괜찮다. 발효 과정 중 유당이 줄어 장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당불내증을 심하게 겪는 사람이라면 앞서 언급한 방법들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유당 섭취를 중단한 사람도 30% 정도는 증상이 계속되는데, 이는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이 동반된 경우다. 필요에 따라 우유나 유제품 섭취 30분 전 유당분해효소 제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서울=뉴스1) 박라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