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낼 돈 없다'던 고액체납자 안방서 골드바·돈다발 쏟아져

[이슈]by 뉴스1

사위 금고·조카 계좌에 재산 숨기고 고급아파트서 호화생활

국세청, 체납세금 1조7000여억원 징수

'세금 낼 돈 없다'던 고액체납자

고액체납자 안방금고 및 장롱에서 발견된 골드바 3㎏과 현금·수표.(국세청 제공)©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부동산을 양도한 후 양도소득세 수십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체납자가 된 A씨는 세무당국의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숨긴 뒤 세금 낼 돈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A씨가 이혼한 전 부인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한 점을 수상히 여긴 세무당국은 A씨 자택을 수색해 안방 금고 등에서 현금 7000만원과 1억6000만원 상당의 골드바 3㎏, 명품시계 등을 적발했다.


고액체납자의 상당수는 이밖에도 사위 명의 대여금고나 조카의 차명계좌 등 제3자를 이용해 재산을 은닉해 세무당국의 추적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습체납자는 재산을 빼돌린 뒤 서울 강남 고급아파트에서 거주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올 10월 현재 고액·상습체납자 재산 추적 결과, 체납자로부터 1조7015억원 규모의 현금과 채권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체납징수·확보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752억원보다 1263억원(8.0%) 증가했다.

'세금 낼 돈 없다'던 고액체납자

국세청 조사관이 체납자의 안방금고에 숨겨진 골드바 등 은닉재산을 찾고 있다.(국세청 제공)© News1

국세청 조사결과, 고액체납자의 재산 은닉 수법은 날로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세 수억원을 체납 중인 B씨는 양도대금 26억원 가운데 17억원을 수표로 받은 뒤 체납처분을 피하기 위해 집 주변 은행 44개 지점을 돌며 88차례에 걸쳐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 재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세무당국의 자택 수색에도 은닉재산이 발견되지 않았던 B씨는 사위 명의 은행 대여금고에 현금 1억6000만원과 달러 2억원 등을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 주변 탐문 등을 통해 대여금고 개설 사실을 확인한 세무당국에 꼬리가 잡힌 B씨는 추가 자진납부를 포함해 총 8억3000만원의 체납세금을 추징당했다.


주부 C씨는 남편이 사전증여한 예금 등 금융재산에 대해 수억원의 증여세가 부과되자 세금납부를 피하기 위해 증여받은 재산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 조카의 차명계좌를 통해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당국은 C씨의 집 수색을 통해 안방 장롱 속에서 현금 8000만원과 수표 1억8000만원을 적발해 압수했다. 또 C씨의 옷장에서는 조카 명의로 개설된 은행통장도 발견됐다. C씨는 조카 계좌에 2억5000만원을 숨겨 보관한 뒤 자신의 돈이 아닌 것처럼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세금 낼 돈 없다'던 고액체납자

사위명의 대여금고에서 적발된 수표 등 은닉재산.(국세청 제공)© News1

거주지까지 속여가며 빼돌린 자산으로 호화생활을 누린 고액체납자도 적발됐다. 종합소득세 수십억원을 체납한 D씨는 체납처분을 피하기 위해 제3자 명의로 재산을 은닉하고 주민등록 주소지가 아닌 타인명의의 서울 강남지역 고급아파트에서 거주해 온 사실이 세무당국에 포착됐다.


국세청은 D씨가 거주하는 강남 고급아파트를 수색해 수표와 현금 8억8000만원을 추징하고 1억원 상당의 명품시계도 압류했다.


고액체납자들은 비밀 수납장에 돈뭉치를 숨기거나 세무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옷장 속 양복 안주머니에 수표 1억8000만원 숨기는 수법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일부 체납자는 장롱문 개방을 거부하거나 대여금고 비밀번호를 숨기는 등 세금추징을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boazhoon@news1.kr

2018.12.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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