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유독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유 5가지

[이슈]by 뉴스1

사교적인 기질과 신체접촉 문화-안전불감증 등이 큰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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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로마의 문 닫은 콜로세움의 인적이 끊겨 황량한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탈리아가 유럽 최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온상이 됐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기록 중이다.


유럽 관광의 중심지인 이탈리아가 어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의 우한'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것일까?


10일(현지시간) ITV 등 외신들은 이탈리아의 사회구조적 특징, 국민들의 성향, 일상생활의 관습, 정부의 실책 등 다각적인 요인들이 지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ITV는 특히 Δ사교적인 기질과 신체 접촉 문화 Δ국민들의 안전불감증과 무관심 Δ세계2위의 고령 인구 구성 Δ뒤늦은 감염자 발견과 빗나간 대응 Δ중국인들의 많은 왕래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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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뉴스1

사교적인 기질과 신체 접촉 문화

이탈리아 국민들은 낙천적이고,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이고 활발한 사교와 놀이 문화를 지닌 국가로 알려져 있다.


기우스타 교수는 "이탈리아인들은 일반적으로 야외에서 즐기는 것을 좋아하며 촉각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의 대인관계 시 물리적 공간은 영국이나 아일랜드의 경우보다 훨씬 좁다"며 "인사를 할 때 서로 키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이탈리아 전역에 대한 이동 제한령과 1m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제대로 시행될지 의문이다.


기우스타 교수는 "지중해 주변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체 접촉이 많다"며 "이맘때쯤 상대적으로 더 추운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사람들의 야외 활동도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9일 주세페 콘테 총리는 국민 담화를 통해 감염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는 빈번한 외식, 밤에 술을 먹고 노는 생활, 신체 접촉을 유발하는 습관 등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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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 News1 이기창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과 무관심

이탈리아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무관심하거나 그다지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국민의 움직임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시도를 이탈리아 국민이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도 의문이다.


기우스타 교수는 "수주 전 북부 지역에서 학교가 처음 문을 닫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가 격리 조치를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 코로나19의 진원지인 롬바르디에서 학교가 문을 닫았을 때도 많은 사람은 휴일에 자녀들을 데리고 산과 다른 지역 해변으로 휴가를 떠났다.


기우스타 교수는 "이들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피신시켰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러한 행동은 정말 큰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사업가 피에트로 보르사노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없고, 공공장소엔 손 세척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교도소에서는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면회 금지 조치를 취한 데 따른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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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최고령 노인 엠마 모라노. © AFP=뉴스1

세계 2위의 고령자 인구 구성

이탈리아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고령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65살 이상 인구 비율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당국은 사망자의 절대 다수가 기저질환이 있는 63∼95살 사이의 노년층이며, 사망자 평균 나이는 81살이라고 밝혔다.


국립보건원의 전염병 책임자인 조반니 레자 박사도 이탈리아의 높은 사망률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인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우스타 교수는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가장 고령화 인구가 많기 때문에 치명률이 높다는 점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며 "이 같은 인구통계학적 구성에 따른 여파가 다른 많은 곳에서보다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뒤늦은 감염자 발견과 빗나간 대응

지난달 21일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38세의 남성이 최초로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 남성은 확진 판정이 나기 3일 전에 이미 독감 같은 증상으로 입원한 아내와 몇몇 의사, 간호사, 환자들을 감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북부 지역에서 최소한 1월 하반기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해 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30일 두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이탈리아 최초의 확진자로 판정했을 때 정부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중국인이나 중국인 접촉자들에 대한 방역에만 중점을 두다가 정작 지역사회 감염을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탈리아 정부는 9일 전국 봉쇄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 제재 효과가 강력하지는 못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는 달리 외부인 혹은 외국인의 봉쇄 대상 지역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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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중국인 구역 골목 벽면에 "무지 속에 확산되는 전염병, 우리는 스스로 보호해야 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많은 중국인들의 왕래

이탈리아의 경제와 금융 중심지인 북부가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에서 온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실제로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중국인들이 이탈리아 기업들을 대거 인수하고 이탈리아 당국이 재정 확보를 위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중국인의 이탈리아 왕래는 크게 늘었다.


이탈리아 국가 관광청에 따르면 이탈리아 코로나19의 진원지인 롬바르디아주는 특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지다.


이탈리아의 연간 관광객 수 5800만 중 중국인이 35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화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춘제에도 많은 중국 화교가 고향에 다녀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acenes@news1.kr

2020.03.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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