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 맙시다 좀! 극장-관객 울리는 ‘노쇼족’

[컬처]by 뉴스에이드
이러지 맙시다 좀! 극장-관객 울리는

스타 셰프로 유명한 최현석은 과거 한 방송에서 레스토랑 예약만 하고, 취소한다는 얘기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족’을 언급, 월 2,500만원의 매출 손실이 생긴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러한 ‘노쇼족’은 비단 레스토랑에서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예매가 활발한 극장가에서도 일어난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출연하거나, 인기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에서도 간혹 ‘노쇼족’의 매너 없는 행동이 발생할 때가 있다.

# 일부 ‘노쇼족’의 만행

얼마 전, 아이돌이 출연한 영화가 개봉했을 때 ‘노쇼족’으로 인한 피해가 있었다. 서울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서 1명이 예매하고 취소하는 방식으로 100장 가까이 예매한 뒤, 시작 전 싹 취소해버렸다. 알고 보니 이 관객은 다른 극장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예매를 하고, 역시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끔 아이돌이 나온 영화가 개봉할 때 노쇼 관객을 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나오니까 예매율을 높이기 위해서 그러는지, 보지도 않을 거면서 다른 관객은 신경 쓰지 않고 대량으로 예매를 하더라. 상영 직전에 취소해 극장이 비어 있을 때도 있다.” (극장 관계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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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영화를 포함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GV 행사에도 ‘노쇼’ 관객은 있다. 무료 GV 행사가 대표적인 예다. 개봉 전 관객들을 위한 GV나 흥행 기념 GV를 진행할 때 참석한다고 신청해놓고 결국 오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작 가고 싶었던 관객은 자리가 있어도 오지 못하게 된다. 참고로 한 극장 브랜드의 GV 평균 취소율은 13%로 확인됐다.

 

“돈을 안 내고 볼 수 있는 GV는 불참률을 낮추려고 계속 오는지, 안 오는지 확인한다. 그런데 분명 온다고 했다가 당일 갑자기 안 오는 경우가 있다. 신청은 열심히 해놓고 당첨이 됐는데, 오지 않으면 우리 입장에서도 허무하다. 다른 관객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지만, 그땐 이미 너무 늦어서 어쩔 수가 없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B)

# 누가누가 더 매너 없나? ‘노쇼’ 대회

‘노쇼’ 관객들의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양쪽으로 빈자리를 확보해 편하게 영화를 보기 위해 4~5개의 좌석을 예매한 후, 상영 전 한 자리만 남기고 모두 취소해 자리를 독식하는 사례도 있다.

 

극장 입장에선 ‘노쇼’ 관객들의 허위 예매로 관람을 포기한 실제 관객들을 놓치는 셈이다. 따지고 보면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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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관 좌석 가격 차등제 실시 후 저렴한 좌석과 비싼 좌석을 동시에 예매, 상영 직전 비싼 좌석을 취소하고 저렴한 좌석 가격으로 상영관에 입장하는 것이다. 이후 비어 있는 비싼 좌석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노쇼’ 관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그런 분이 많다곤 할 수 없지만, 없지 않아 있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노쇼’ 관객들의 행동은 대형 브랜드 영화관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중소 영화관 일수록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러 했든, 진짜 피치 못 할 사정이 있든 매진돼야 할 시간에 좌석이 비어있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현장에서 직원들이 ‘몇 시 영화의 좌석이 취소돼 관람할 수 있다’고 육성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노쇼 관객이 극장 수입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극장 관계자C)

# ‘노쇼’ 관객을 막을 방법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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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족’을 막고 바람직한 관람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규정은 필요한 법이다. 현행 규정은 상영 20분 전에만 취소하면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또, 롯데시네마, CGV 등 극장 측은 온라인 예매 시 1인 8매로 제한하고 있다. 한 사람이 수십장을 대량 예매해 한 번에 취소하는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극장에서는 15분 전, 10분 전, 3분 전에도 관객이 원하면 거의 전액 환불을 해주는 편이다.

 

“사실상 시작 직전에라도 관객이 와서 환불 해달라고 하면 해주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관객과 얼굴을 붉히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영화를 보지 못하는 급한 사정이 생긴 관객일 수도 있으니까 무 자르듯 단호하게 할 수 없다.” (배급사 및 극장 관계자D)

 

일각에선 공연과 뮤지컬 등을 예로 들면서, 영화표 전액 환급 기준을 1시간 전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극장 측 관계자들은 당장 바뀌는 것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뮤지컬은 1회 상영 때 투입되는 비용이 많아서 환불 규정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극장은 공연, 뮤지컬과는 좀 다르다. 환급 기준 시간을 바꾸는 것은 극장 쪽은 원하는 의견이 많을 것 같다. 그러나 규정을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 취소하려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 반발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극장 관계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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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쇼족’을 줄이는 방법은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달려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2억 명이 극장을 찾는다. 그중에서 ‘노쇼족’이 얼마나 되겠나. 모든 문제는 일부 때문에 생긴다. 진심으로 성숙한 관람 문화가 필요하다. 제재할 방법이 없어서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극장 관계자C)

 

그래픽 = 이초롱
사진 = 저작권자/Shutterstock.com
하수정기자 ykhsj00@news-ade.com

2017.01.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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