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고통 네덜란드 10대, 안락사 택해…자서전 남겨

[이슈]by 뉴시스

성폭행 경험 고백한 '이기거나 배우거나' 저자

SNS 통해 "수년간의 투쟁으로 진이 빠져" 토로

뉴시스

【서울=뉴시스】2일(현지시간) 2001년생인 노아 포토반이 네덜란드 아른험의 자택에서 합법적인 안락사를 택해 숨을 거뒀다. 성폭행 경험을 고백한 자서전 '이기거나 배우거나'를 남긴 그는 사망 전 소셜미디어(SNS)에 안락사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자신의 책을 든 포토반의 모습. 2019.06.05. (출처=노아 포토반 인스타그램 캡처)

성폭행 이후 겪은 고통을 책으로 써낸 네덜란드의 17세 소녀가 합법적인 안락사를 택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2001년생인 노아 포토반은 자택에서 2일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포토반은 성추행과 성폭행 경험을 고백한 자서전 '이기거나 배우거나'를 출간한 바 있다. 책에는 사건 이후 수년 동안 우울증, 거식증으로 괴로워한 경험담이 담겼다. 그는 11살 때 처음으로 성범죄를 당하고 14살에 성폭행을 겪었다.


안락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미리 알려졌다. 그는 "이 사실을 공유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결국 알리기로 했다. 오랫동안 계획한 일이고 충동적인 게 아니다"라며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나는 최장 10일 안에 죽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년간의 투쟁과 싸움으로 진이 다 빠져버렸다"며 "먹고 마시는 것을 잠시 그만뒀고, 고통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많은 논의 끝에 나 자신을 보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토반이 가족 몰래 안락사 클리닉과 접촉했을 때, 그의 부모는 딸이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고 지방 신문사에 밝힌 바 있다. 당시 포토반의 어머니가 딸의 침실에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견하면서 계획은 들통났다.


포토반은 거식증과 우울증을 치료하려고 몇년 동안 청소년 보호 시설에 입원했다. 최근 1년간은 식사를 거부해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받았다.


2017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6585명이었다. 모든 안락사 신청자는 지역 위원회의 엄격한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적극적 안락사와 조력 자살 등을 모두 허용하는 국가는 캐나다(퀘벡주 제외),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다. 적극적 안락사는 의사가 환자에게 독극물을 주입해 사망하게 한다. 조력 자살은 환자가 의사에게 처방받은 독극물을 스스로 주입하는 방식을 뜻한다.


※정신적 고통 등을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south@newsis.com

2019.06.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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