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어쩌다 이 지경 됐나

[연예]by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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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마약 구매 의혹이 제기된 그룹 '아이콘'의 리더 비아이(23·김한빈)건으로 YG엔터테인먼트가 또 다시 큰 타격을 입었다.


12일 온라인 연예미디어 디스패치는 비아이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피의자 A와 나눈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면서 그가 마약을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비아이가 카톡 대화에서 '너랑 같이 (약을) 해봤으니까 묻는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비아이는 이날 "우선 저의 너무나도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팀 자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마약 흡입 의혹은 부인했다. "한때 너무도 힘들고 괴로워 관심조차 갖지 말아야 할 것에 의지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또한 겁이 나고 두려워 하지도 못했다"고 항변했다.


비아이는 아이콘 멤버들과 2015년 데뷔했다. 작사, 작곡이 가능한 '프로듀서돌'로 주목 받았다. 아이콘은 음원차트에서 큰 성과를 거둔 '취향저격' '사랑을 했다' 등의 히트곡을 냈다. 비아이는 '제2의 지드래곤'으로 통하는 YG의 기대주였다.


◇YG, 또 꼬리 자르기


YG는 성접대, 성매매 등의 혐의를 받는 그룹 '빅뱅' 출신 승리(29) 사건을 겪으면서 소속 가수들이 사건에 휘말렸을 때 대처하는 학습효과를 체득했다.


그간 YG는 온갖 논란에 대해 '모르쇠' 또는 '무조건 부인'으로 대처해 왔다. 하지만 승리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그를 두둔한 자신들도 코너로 몰리면서 다른 방식을 택하기 시작했다.


'꼬리 자르기'다. 승리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그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번 비아이 건도 마찬가지다. 대응도 빨라졌다. 논란이 일자마자 손절을 했다. 비아이와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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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

디스패치는 경찰이 A를 조사하면서 비아이를 소환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소속사 YG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YG는 "소속 가수에 대한 관리 책임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책임 영역을 가수 관리로 한정, 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YG 영욕사


YG는 올해 초 '승리 리스크'로 설립 23년 만에 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추락한 이미지는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YG는 1992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로 가요계에 데뷔한 양현석(49) 대표 프로듀서가 1996년 '현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했다.


서태지의 이름값에 기댄 부분이 컸다는 평이 많았으나 자신이 좋아하는 힙합과 R&B 기반의 기획자로 변신하며 반전을 꾀했다. 힙합듀오 '지누션'과 힙합그룹 '원타임'을 시작으로 렉시, 세븐, 휘성, 거미 등 개성 강한 R&B 가수들과 가창력이 출중한 R&B 그룹 '빅마마' 등을 제작했다. 실력 있는 가수들이 모여 있는 곳이 YG라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었다.


이후 한류를 대표하는 그룹이 된 빅뱅을 스타트로 '2NE1'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 등을 속속 키워내면서 대표적인 한류 기획사가 됐다. 특히 싸이가 YG에 몸 담았을 당시인 2012년 '강남스타일'의 글로벌 히트로 한때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엔터테인먼트사가 됐다. 타 기획사가 발굴해 데뷔 20주년을 넘긴 '젝스키스'를 영입, 가수 라인업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YG의 간판 프로듀서인 테디가 설립한 독립레이블 더블랙레이블 등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선보일 채널도 갖춰나가면서 외형을 키웠다. 강동원, 차승원, 최지우 등 톱배우들도 잇따라 영입하며 배우 매니지먼트사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초에는 억대 사기 및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서태지와아이들의 전 멤버 이주노(52)가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 인간적인 면도 부각했다. 선고 공판에 앞서 이주노의 채무 1억6500여만원을 대신 갚고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 대중의 호감을 샀다.


양현석은 사업적인 감각이 뛰어날뿐 아니라 두뇌회전도 빠르다는 평을 들었다. 아울러 SBS TV 'K팝 스타' 심사에서 보듯 인간적인 면도 갖췄다는 점을 내세웠다. YG 블로그에 '프롬 YG' 코너를 만들어, 소속 가수들의 소식도 직접 전하며 팬들과 소통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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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갈수록 노련해지는 양현석의 대외 소통능력과 프로듀싱이 YG의 중심축이라는 호응이 가요계 안팎에서 쏟아졌다. 그런데 이런 호평이 점차 양현석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소통이 양방향이 아닌 일방형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YG, 희화화 대상으로 전락


대표적인 사례가 JTBC와 손잡고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선보인 아이돌 그룹 서바이벌 프로젝트 '믹스나인'이다.양현석이 중소형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데뷔를 했으나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 또는 해당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을 발굴해 프로젝트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양현석은 '믹스나인'을 통해 선발된 9명의 연습생을 YG를 통해 데뷔시키기로 약속했으나, 연습생들이 속한 기획사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데뷔 무산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최종 멤버로 선발된 연습생이 속한 기획사가 YG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YG에게 반감을 품은 이들은 더 있다. 특정 연예 미디어, 방송사만 챙기는 모습으로 곳곳에 적도 만들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말 MBC TV 시사교양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양현석의 성접대 의혹도 제기했다. YG는 이 방송내용을 부인했다.


YG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희화화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YG'는 원래 뜻인 '양군'의 영어 이니셜이 아닌 '약국'의 약어로 통한다. 비아이에 앞서 지드래곤, 박봄, 탑, 쿠시 등이 마약 시비에 휩싸였다.


YG는 디스패치에 비아이 건을 해명하면서 "YG는 2개월에 1번씩 자체적으로 약물 반응 검사를 한다. 최근 검사 당시 비아이를 포함해 그 어떤 멤버도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안 하느니만 못한 소리였다. "오죽하면 2개월에 한번씩 자체 검사를 하느냐"는 비아냥이 즉각 나왔다.


이미지가 급락하면서 YG 가수 불매 운동마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어느 대학축제에 아이콘이 섭외되자 "성 스캔들에 휩싸인 YG의 소속 가수를 초청하는 것은 몰지각한 일"이라며 반대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블랙핑크 ,이하이, 악동뮤지션, 전소미 등 별 탈 없는 소속 가수들의 팬들은 이들에게 "YG에서 나와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realpaper7@newsis.com

2019.06.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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