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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서울시는 애국당 불법천막을 왜 오늘 철거했을까?

by뉴시스

오늘 오전 애국당 국립현충원 참배로 인원 감소 등

뉴시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대한애국당이 광화문광장에 불법적으로 설치한 천막에 대한 서울시의 강제철거 행정 집행이 진행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철거 후 잔해가 놓여 있다. 2019.06.25. mangusta@newsis.com

서울시는 왜 25일 새벽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불법천막을 철거했을까.


2017년 초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불법천막은 철거까지 4개월 이상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47일 만에 애국당 불법천막을 철거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국당이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 천막·차양막 3개동을 허가 없이 기습 설치한 뒤부터 서울시는 강제철거를 계획해 왔다. 시는 지난달 11일과 16일, 이달 7일에 행정대집행계고서를 애국당에 전달하며 강제철거를 예고했다.


애국당은 지난달 14일과 15일, 16일 연이어 시에 광화문광장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시는 이를 모두 반려함으로써 철거 의지를 재확인했다.


시는 지난달 28일에는 애국당 시위 관계자 2명을 공무집행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고발하는 등 강제철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해왔다.


시는 강제철거 날짜를 정하기 위해 여론의 추이를 주목해왔다. 여론이 강제철거 찬성 쪽으로 기운 때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이달 중순이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15일 오후와 16일 새벽에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질 예정이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애국당 천막과 응원인파의 충돌을 우려하며 응원장소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겼다. 전국민적인 응원열기에 애국당이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 되자 애국당 천막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됐다.


애국당이 25일 당 차원의 대규모 행사를 계획했던 점도 이번 강제철거 택일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국당은 6·25전쟁 제69주기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겠다고 24일 오후 5시께 누리집에 공지를 올렸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대한애국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께부터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대한애국당 천막 등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2019.06.25. 20hwan@newsis.com

애국당 지도부는 25일 오전 8시40분 현충탑 앞에 집결한 뒤 현충탑 참배, 단체사진 촬영,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 참배, 박정희·이승만 대통령 묘소 참배 등 일정을 소화한 뒤 광화문광장 천막으로 복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애국당 주요인사들이 이날 오전 천막을 비우는 시기를 활용해 강제철거에 착수, 저항 강도를 낮출 수 있었다.


애국당이 소기의 정치적 목적을 이미 달성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애국당은 지난달 천막 설치 후 존재감을 과시해왔고 이 과정에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을 영입해 원내 의석을 2석으로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애국당이 목표로 했던 것은 다 달성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애국당의) 저항이 있긴 했지만 예상했던 강도보다는 낮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애국당이) 지쳐 있을 때를 골랐다. 애국당 쪽도 장기화되면서 동력이 줄어들고 해서 힘들었을 것"이라며 "저항이 어마어마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어쩌면 강제철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적절한 선에서 철거해줬으면 하는 이심전심 아니었겠나"라고 말했다.


애국당이 시의 철거계획을 미리 접했을 가능성이 컸음에도 저항이 크지 않았던 점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경찰 등을 통해 시의 철거계획이 일부 유출됐다는 정황도 감지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을) 1주일 전에 신고해야하고 (대집행 투입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인사 명령도 해야 해서 (사실상) 정보는 새어 나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논란과 충돌을 우려해 애국당 천막 철거가 앞당겨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da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