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결국 '화이트리스트 제외'…정부 "대응준비 끝났다"

[이슈]by 뉴스핌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일본 정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결국 제외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도 맞대응할 준비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우리나라의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내각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일본이 유지하고 있는 화이트리스트 27개국 중 유일하게 한국만 제외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3대 품목 수출제한' 이후 대책 마련에 착수했고, 화이트리스트 배제까지 염두에 두고 다각적인 반격카드를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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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관련 사실상 준비가 끝났다"면서 "대부분 품목에서 대체수단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대방(일본 정부)이 있고 우리 업계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구체적인 품목을 언급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일부 단기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 화이트리스트 충격 최소화…장기전 돌입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크게 두 가지로 예상된다. 우선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한 우리 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소재·부품의 일본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예산 △세제혜택 △금융지원 △규제완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담을 대응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소재·부품의 일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단기·중장기 R&D 지원책이 총동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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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일 오전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두고 상황점검회의를 가졌다. 사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청와대]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인 충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각의가 이날 의결하면 21일 이후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달 초 3대 품목 외에도 자동차, 전자, 정밀기계,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충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간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해 온 정부는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인 애로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일본측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의 갈등이 '경제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본 정부가 끝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맞대응할 수밖에 없고, 장기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 맞대응 반격카드 개시…자존심 걸린 전면전 불가피


우리 정부의 두 번째 대응책은 일본의 약점을 파고드는 일종의 '반격카드'다.


정부의 반격카드는 현재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파기가 첫 번째로 꼽히고 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일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어서 일본 못지않게 미국측도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당연한 수순이다. 일본 정부의 조치가 자유무역 정신에 위반되고 구체적인 근거와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당연한 조치다. 다만 이는 최소 2~3년이 소외된다는 점에서 실효성보다는 당위적인 대응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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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반격카드 상당수 거론되고 있다. 우선 일본의 화력발전 폐기물인 석탄재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화력발전 비중이 30% 수준으로 높아졌다. 화력발전 폐기물인 석탄재를 일본내 처리비용의 약 25% 수준으로 우리가 수입하고 있다. 수입비중이 무려 90% 수준이어서 우리 정부가 이를 금지할 경우 일본도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쿠시마 농수산물에 대한 검역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도 효과적이다. 현재 후쿠시마 인근 현에 대해서만 검역을 강화하고 있는데 일본 전역으로 확대할 경우 일본측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그밖에도 우리 정부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반격카드를 상당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한 반도체 장비업체를 찾아 "일본이 조치(화이트리스트 제외)를 취할 경우 시나리오 따라 철저히 대응하겠다"면서 강경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dream@newspim.com



2019.08.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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