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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카카오미니 vs 네이버 웨이브, 누가 더 똑똑? 직접 써보니…

by노컷뉴스

카톡, 음성으로 '카카오미니' 생활밀착·맞춤형…'웨이브' 외국어·번역·휴대성·홈IoT 勝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내세운 생태계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막강한 검색력을,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기반을 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주 무기로 내세운 듯한 모양샙니다.

 

이미 지난 8월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한발 앞서 AI 스피커 '웨이브'를 선보였는데요, 그러나 네이버는 또다시 카카오미니 출시 시점에 맞춰, 웨이브보다 가격과 크기를 대폭 줄이고, 카카오프렌즈를 업은 카카오미니처럼 라인프렌즈를 입힌 AI 스피커 '프렌즈'를 예고하면서, AI 주도권 경쟁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AI 생태계 선점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카카오미니와 네이버 웨이브의 솔직한 체험 후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일단 음성 명령에 따라 날씨, 알람, 뉴스, 음악 감상, 주가, 환율, 운세, 인물 정보, 로또, 검색 등을 AI 대화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기본 기능은 두 제품 모두 동일합니다. 4개의 마이크가 탑재된 것도 같습니다. 다만 주 기능과 디테일은 달랐습니다.

카카오미니 vs 네이버 웨이브, 누가

카카오 미니 (사진=카카오 제공)

카톡, 이제 음성으로 보낸다…카톡 안되고 라인도 '아직' 웨이브 '아쉽'

카카오미니의 가장 큰 매력은, 음성으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내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톡과 연동돼 친구는 물론,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헤이카카오, 은혜에게 '사랑해'라고 카톡 보내줘"라고 말하면 카카오미니는 "은혜에게 '사랑해'라고 카톡을 보낼까요?"라고 되묻습니다. "응"이라고 대답하면, 은혜와의 채팅방에 "사랑해"라고 카톡이 전송됩니다.

 

만약 카톡 문장이 길어지면 "누구에게 보낼까요?", "뭐라고 보낼까요?"라고 따로 묻기도 하더군요. 조금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대답하면 카카오미니는 다시 "00에게 00라고 카톡을 보낼까요?"라며 확인하고 "응"이란 답을 받은 뒤에야 보냈습니다.

 

만약 카톡 내용이나 받는 사람이 틀려서 "아니"라고 말하면 카카오미니는 "누구에게 보낼까요?"라고 다시 물어봅니다. "아니야, 보내지마"라고 하면 "카톡 전송을 취소합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웨이브보다 조금 더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카카오미니는 듣고 있는 음악과 뉴스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듣고 있는 노래 00에게 카톡으로 보내줘" 하면 해당 노래가 00 카톡방에 전송됩니다.

 

카카오미니는 현재 내 카톡방에 몇 개의 메시지가 있는지, 누구로부터 와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조만간 카톡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라네요.

 

메모나 할 일도 나와의 채팅방에 공유됩니다. "헤이카카오, '2시에 회의'라고 메모해줘"라고 말하면, '2시에 회의'라는 문구가 내 톡방으로 날아옵니다!

카카오미니 vs 네이버 웨이브, 누가

네이버 웨이브 (사진=네이버 제공)

그럼 네이버 웨이브는 어떨까요? 국민 메신저지만, 경쟁사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보낼 순 없습니다. 현재는 문자 전송 기능도 안 됩니다. 라인 메신저 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상용화되더라도 카톡 사용자가 훨씬 많은 국내에서는, 메신저 기반 서비스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질문 다른 대답…음성인식률 차이? 음원 콘텐츠 차이?

두 제품 모두, 탑재된 4개의 마이크로 어느 방향에서든 음성 인식이 가능하다 했지만, 정확성 측면에선 카카오미니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다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질문을 해본 건 아니기에, 이게 음성 인식률의 차이인지 음원 콘텐츠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걸그룹 노래 들려줘" 했을 때 카카오미니는 '여자친구'의 노래를 들려줬고, 웨이브는 현아(솔로)의 노래를 틀더군요.

 

또 "김이나가 작사한 곡 알려줘"라고 명령하자 카카오미니는 아이유의 '이게 아닌데'를 들려줬고, 웨이브는 "김이나는 1979년에 태어난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작사가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카카오미니는 멜론을, 웨이브는 네이버 뮤직과 연동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음원 데이터베이스(DB) 측면에선 멜론이 네이버 뮤직보단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더군요. 그래서 음악 서비스의 경우 카카오미니가 보다 정교한 추천이 가능하다고 카카오는 자신합니다.

 

여기에 "카카오아이(I)의 추천형 엔진이 만나 개인의 음악 감상 기록에 또 시간대, 날씨 등이 결합돼 높은 수준의 개인화된 음악 추천을 제공한다"는 게 카카오측 설명입니다.

 

"성시경이 부른 이별 노래 들려줘", "지난주 불후의 명곡 노래 틀어줘", "배철수의 음악캠프 나온 노래 틀어줘"라고 명령해도 카카오미니는 주저하지 않고 들려줬습니다.

 

다만, 음악 감상 시간이 적은 사용자라면 네이버 뮤직이 건당 결제 등이 가능한 만큼 웨이브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조언했습니다. 적어도 비용 면에선 웨이브가 더 "그뤠잇" 할 수 있다는 거죠.

 

날씨나 운세, 주가 같은 비교적 간단명료한 질문에선 두 제품 모두 답변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장이 길어지거나 조금 복잡해지면, 음성 명령을 인식하고 답변이 나오는 반응 속도 측면에선 평균 1~2초가량 카카오미니가 조금 더 빨랐습니다. "답변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저 여기 있어요, 말씀하세요"처럼 음성 명령을 제때 인식하지 못했을 때 나오는 반응도 카카오미니가 조금 더 민첩했습니다.

다양한 뉴스 '카카오미니' vs 외국어·번역 '네이버 웨이브'

카카오미니는 다양한 뉴스 채널, 라디오, 동화 등 콘텐츠 부분에서도 웨이브보다 앞선 모양샙니다.

 

카카오미니는 "CBS 라디오/ SBS 뉴스/ 연합뉴스 틀어줘"라고 명령하면 바로 해당 뉴스가 나왔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특정 채널 뉴스뿐만 아니라 "댓글 많은 뉴스, 많이 본 뉴스, 000 관련 뉴스" 라는 명령에도 응답했습니다. 웨이브는 뉴스 서비스에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현재는 YTN 뉴스만 제공합니다.

 

팟캐스트는 카카오미니와 웨이브 모두 제공됩니다. 다만 카카오미니는 "김생민의 영수증 틀어줘"라고 했을 때, 곧바로 해당 팟캐스트가 재생된 반면, 웨이브는 "팟빵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입니다. 들으시려면 팟빵에서 팟캐스트명 틀어줘"라고 요청하더군요, 그래서 "팟빵에서 김생민의 영수증 틀어줘"라고 다시 말해야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카카오미니나 웨이브 모두 유용할 것 같습니다. 두 제품 모두 동화를 읽어주거든요.

 

특히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키즈와 연계해 아이들을 위한 인터랙티브 키즈 콘텐츠도 대폭 보강될 예정이라는데요, 예를 들어 '늑대와 아기염소' 동화를 들려주던 중 "늑대가 문을 두드렸는데, 문을 열까요?"라고 카카오미니가 말했을 때, 이를 듣던 아이의 "열어요" 혹은 "열지 마요"라는 대답에 따라 동화를 이어간다 하네요.

 

대신, 강력한 무기는 외국어 서비스 부분에서는 웨이브가 카카오미니를 압도했습니다. 웨이브는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번역도 가능하고요, 영어 동화도 들려줍니다.

 

사용자와 '영어 대화'도 가능한데요, 영어 대화 서비스는 '전화 영어'를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용자의 영어 답변 수준에 맞게 대화가 이어졌고, 기존 대화도 기억해 다음 대화에 반영됐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영어 대화에서 쇼핑에 대한 주제를 나눴다면 "지난번엔 쇼핑에 대해 대화했으니 이번엔 다른 얘기를 나눠볼까?" 하는 식으로 말이죠.

휴대성·스피커 출력·홈IoT '네이버 압승'…'카카오미니' 코드 없으면 '무용지물'

네이버 웨이브는 내부 배터리가 탑재돼 전원을 꽂지 않아도 이동 중이나 외부에서도 최대 5시간 연속으로 쓸 수 있습니다. 양방향 블루투스 연결 기능을 지원해 다른 기기와의 호환성도 높였습니다.

 

26일 선보일 '프렌즈'도 마찬가집니다. 무게와 크기는 줄었지만, 내부 배터리 덕분에 좀 더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어디서나 '프렌즈'와 놀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로 다른 기기에서 재생한 음악을 듣거나, 이동 중에도 차량 스피커로 연결해 클로바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미니는 전원 코드 없이는 지금까지 설명한 그 어떤 매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카카오는 "스마트홈 구현을 위해 집안에서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지만 깜찍한 카카오미니를 집에서만 쓸 수 있다는 건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운전 중에 음성으로 카톡을 보낼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만.

 

또 웨이브는 TV나 에어컨 등 집안 내 가전과 연결,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샐리야, TV 꺼줘(켜줘)", "채널 00번 틀어줘"라고 명령만 하면 돼, 항상 찾으면 없는 리모컨 찾을 일도 줄었습니다. 웨이브는 '무드등'으로 집 안 분위기를 한결 더 은은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카카오미니는 홈IoT나 무드등 기능은 없습니다.

 

스피커 출력도 네이버가 한 수 윕니다. 웨이브는 20W, 콤팩트해진 프렌즈도 10W나 되지만 카카오 미니는 7W 수준입니다. 다만 카카오 미니는 AUX 단자와 블루투스를 통한 외부 출력을 지원해 하이엔드 스피커나 사운드바 등 다른 고사양 스피커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게는 카카오미니 390g, 네이버 웨이브 1030g/ 프렌즈 378g로 아직은 베일에 싸인 '프렌즈'가 가장 가볍네요.

 

캐릭터는 카카오미니 '라이언·어피치', 프렌즈 '브라운·샐리'로 각각 2가지. 가격은 카카오오미니 11만 9000원, 웨이브 15만원/ 프렌즈 12만 9000원입니다.

 

장래성은 누가 더 촉망될까요? 카카오미니에는 카카오택시 호출하기, 카카오톡 주문하기, 장보기부터 금융, 사물인터넷(IoT) 등 자사 O2O 서비스가 연동될 예정입니다.

 

네이버는 웨이브와 프렌즈를 통해 배달 음식 주문, 쇼핑, 예약, 네비게이션, 메시지 음성 제어 등의 기능을 넓혀갈 예정입니다. 디스플레이 기능을 추가한 '페이스(FACE, 가칭) 등 다양한 라인업의 AI 스피커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양사가 내세우는 주 무기가 다른 만큼, 어떤 점이 소비자 마음을 더 사로잡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누가 더 말을 잘 알아들을지, 이들 기능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더 다양하고 편리할지 다양한 관전포인트가 관심을 끕니다.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