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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한국당 해산 '청구' 청원 만료…靑 답변 준비에 '골머리'

by노컷뉴스

한국당 해산 청원 한 달 만에 183만명 동의

"해산해달라"는 反삼권분립 요구가 아닌 "해산을 청구해달라"

헌법 8조 4항에 적시된 정부의 정당해산 제소권 발동 요구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 제소할 수 있다'

청와대의 1차 판단이 개입된다는 점에서 양당 지지자 공격 불가피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노컷뉴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달 선거법 개정과 권력기관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을 놓고 여야 정치권이 극한 대치를 벌이면서 불거진 자유한국당 해산 청구 청와대 국민청원이 23일 자정 만료됐다.


몸싸움이 난무하는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국회선진화법을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 과정에서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책임론이 거세졌고, 한 달 동안 183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한국당 해산청구 청원에 동의했다.


한국당 해산청구 청원은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 인원이 참여했던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심신미약 감경 반대' 청원 119만 2049명을 청원 게시 단 8일만에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정치권에 대한 민심의 반영이냐, 아니면 단순한 정치권 지지자 결집이냐에 대한 논란이 거센 가운데, 정당 해산 국민청원에 관심이 뜨거웠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맞불 차원에서 전개된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구' 국민청원 역시 이날 현재 32만5000명을 넘어서 청와대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민들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제도 개편 등의 의견을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직접 듣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한 달 이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 혹은 관련 부처가 청원 만료 한 달 이내에 답변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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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당 해산 청구 청원은 만료됐고 민주당 해산 청원은 만료일이 이달 29일이어서, 청와대는 비슷한 취지의 두 개 청원을 묶어 다음달 22일 안에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청와대는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해당 답변에 나설까?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답변 기준을 충족한 청원 중 94개에 대해 청와대 내부 관계자나 부처 장차관들을 통해 답변했다.


청원 내용에 따라 전문성이 높은 해당 부처가 직접 사안을 검토하고 부처 수장이 나서거나, 청와대 내 관련 수석실 비서관이 답변한 적도 많았다.


형식면에서는 정당해산 청구라는 흔치 않은 청원인 만큼, 답변 의무를 진 청와대는 강기정 정무수석이나 민정수석실 김영식 신임 법무비서관, 정혜승 소통센터장 등이 답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3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와 헌법재판소 결정 과정에서 통진당 해산 청구의 정부 주체가 법무부였던 것을 감안하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답변자로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 활동의 근간이 되는 정당에 대한 해산청구 청원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내부에서 답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답변 의무 기간이 다음달이 될 것이기에 현재 내부 논의 중"이라며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청와대 내부에서 답변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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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문제는 답변 내용이다.


한국당과 민주당 해산 청원이 단순하게 "정당을 해산해 달라"는 요청이었으면 청와대 입장에서는 "입법·사법·행정이 분리된 삼권분립 민주주의 국가에서 행정부에는 정당해산 권한이 없다. 하지만 국회 구성의 축인 각 정당에서 민심을 살피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청원은 "자유한국당을 정당해산 청구해달라", "더불어민주당을 정당해산 청구해달라"며 단순 해산 요청이 아닌 정부 권한 범위에 속한 정당해산 '청구권'을 발동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헌정 사상 정부가 위헌정당 해산 권한을 사용해 해산심판을 청구한 것은 지난 2013년 11월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가 유일하다.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건을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 긴급안건으로 제출했고, 국무회의는 이를 심의·의결했다.


통진당 해산 청구에 나선 법무부 장관이 현재 해산청구 청원이 올라온 한국당 대표라는 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지적이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유럽출장 중 전자결재를 통해 통진당 해산 청구건을 승인했고, 헌법재판소는 같은 해 12월 19일 재판관 8명 찬성, 1명 반대(김이수 재판관) 의견으로 통진당 해산을 인용 결정했다.


당시 통진당 해산 헌재 결정의 가장 큰 쟁점은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경기동부연합 주요 구성원들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비례대표 부정경선,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관악을 지역구 여론 조작 등을 통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했는지 여부였다.


박근혜 정부 법무부는 통진당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했다고 보고 헌재 판단을 구했고, 헌재는 헌법 제8조 4항에 적시된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는 조항을 준용해 최종적으로 해산청구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역시 단순한 삼권분리 원칙을 넘어서 한국당과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한 1차 판단을 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통진당 해산 당시 헌재가 결정문에 적시한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부분을 놓고 한국당과 민주당이 이를 위배했는지, 혹은 위배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청와대 판단 자체가 양당 지지세력 모두로부터 공격받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과거와 달리 청와대 국민청원이라는 소통방식이 불필요한 논란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정당해산 청구가 헌정사상 단 한 차례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법무부의 청구권 발동 실무 검토가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내부 논의에 머물렀지만, '국민이 요구하고 정부가 답한다'는 현재의 국민청원 시스템 상에서는 현 정부의 '1차 판단'을 국민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단순하게 정당해산 권한이 없다라는 수준이 아닌 정부의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크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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