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종근 하사 父 "워마드, 가중에 가중처벌해서라도..."

[이슈]by 노컷뉴스

사고 전날 짧게 통화한 것이 못내 아쉬워

'펑'소리 났을때 설마 우리 아들일줄이야

워마드 조롱글,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

돌아오면 소주 한잔 하자고 약속했는데..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근식 (故최종근 하사 부친)


지난 주말에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임무를 마치고 복귀를 하던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 입항 행사를 하는 도중에 선박을 고정하는 홋줄이라고 하죠. 그 홋줄이 끊어지면서 우리 병사 한 명이 숨졌는데 바로 그 사람이 고 최종근 하사입니다.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가슴 아파하고 추모하고 있는데 워마드라는 사이트에서 정말 입에 담기도 민망한, 지금 차마 방송에서 제가 전할 수 없는 그런 말들로 고인의 죽음을 비하하며 조롱했습니다.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고인이 어떤 분인지 제대로 추모를 하고 싶고요. 특히 고인의 아버님께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답니다. 고 최종근 하사의 아버지 최근식 씨를 연결해 보죠. 아버님, 나와 계세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청해부대에서 우리 아드님 최 하사는 어떤 임무를 맡아서 활동을 했었나요?


◆ 최근식> 종근이는 갑판병입니다. 갑판병으로서 위험물을 조기에 발견해서 보고해서 안전 운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파수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파수꾼 역할, 배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아들이었고요. 바다 위에서 생활을 오랫동안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상당히 고된 일인데 그 임무를 6개월간 무사히 마치고 복귀하는 길이었습니다.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조금 힘드시겠지만 사고의 순간을 잠깐 돌이켜보자면 그러니까 입항 행사를 하는 도중에 선수 쪽 갑판에 홋줄이라고 하더라고요, 굵은 줄이요. 그걸로 배를 정박시켜놓기 위해서 고정을 시켜 놓는데 그게 끊어진 겁니까?


◆ 최근식> 그게 끊어지면서 그 날아오는 큰 줄에 맞은 걸로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부딪혔을 때 사람이 사망할 정도로 그 정도로 무시무시한 건가요?


◆ 최근식> 거의 대부분이 맞으면 사망 또는 엄청난 큰 중상을 입는다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어떻게 끊어질 수가 있죠, 아버님?


◆ 최근식>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해군에서 여러모로 지금 조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고 일단 사고 조사의 내용을 제가 받아보고 그래야 알 것 같습니다.

노컷뉴스

◇ 김현정> 네. 일단 가족들은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계시는 거군요,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기를요.


◆ 최근식> 저희 입장에서는 꾹 참고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으신 건 언제쯤입니까, 아버님.


◆ 최근식> 그게 목요일 저녁 6시 30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 사고가 벌어진 게 금요일인 거잖아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바로 전날이군요.


◆ 최근식> 네, 바로 전날에 ‘아빠, 저기 부두가 보여요. 내일 봬요. 내일 9시에서 9시 반까지 오시면 됩니다. 꼭 보고 싶습니다.’라고 그랬어요. 그럴 줄 알았으면 제가 더 말을 많이 시키고 그랬을 건데.


◇ 김현정> 아이고. 그 이야기만 하고 그냥 급히 끊으셨어요?


◆ 최근식> 내일 아침에 만나니까. 그리고 또 휴가니까. 제 옆에 15일 있을 거거든요.


◇ 김현정> 집에 보름은 있을 거니까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참... 그다음 날 그 행사장으로 아버님이 가셨던 거예요?


◆ 최근식> 그렇죠. 당연히 가야죠.


◇ 김현정> 그러면 이 사고 현장까지도 현장에서 보신 거예요, 아버님?


◆ 최근식> 네. 소리나는 것만 들었는데 그때 최영함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거대한 홋줄이 끊어지면서 소리가 폭발음 같은 게 멀리서 났는데, 멀리서 행사를 보고 계셨던 거니까 그 소리가 그 소리일 거라고는 상상을 못 하셨던 거군요.


◆ 최근식>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아들한테 그 사고가 났다고 연락을 받고 가신 건 언제쯤이에요?


◆ 최근식> 현장에서 큰소리가 나고 나서 좀 시간이 경과가 되고 나서 앰뷸런스가 1대 또 2대, 3대 이렇게 들어오는 모습에 그때 저도 좀 긴장을 했습니다. ‘설마’라고 그러면서 배에서 들것에 내려오는 수병이 있는데 저는 그 수병이 종근이라고 생각을 못 하고 있는데 앰뷸런스 쪽에 실리면서 군의 관계자가 ‘최종근! 최종근! 최종근 부모님!’ 이렇게 한 것 같아요. 그때서야 제 아들인 줄 알았습니다.


◇ 김현정> 부모님들이 그 부두에 다 모여 있었으니까 ‘최종근 부모님 여기 계시냐’고, ‘최종근, 최종근, 최종근’ 부를 때 그때 이제 아셨던 거예요. 그 들것에 실려 있는 게 우리 아들이구나.


◆ 최근식> 네.

노컷뉴스

◇ 김현정> 막 달려가셨을 때는 이미, 이미...


◆ 최근식> 제가 눈 뜨라고 계속 이야기했어요.


◇ 김현정> 눈 뜨라고. 참 지금 힘든 이야기들을 아버님께 제가 여쭙고 그리고 여러분들과 불편하고 힘들지만 나누는 이유는 이렇게 우리 군인의 부모들이 마음 졸이면서 시간을 보내고 또 국가를 위해서 이렇게 희생당한 아들을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꾹 슬픔을 누르면서 참아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위로는커녕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리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지금 그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습니다.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습니다. 아버님도 그 이야기를 듣고 꼭 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 최근식> 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참 많은 생각에 잠겼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이성과 감성으로 조물주가 만든 인간인데 어떻게 인간의 생명, 특히 자기가 태어나고 자라고 그런 나라를 위해서 자기 대신 희생해 준 국군 장병들에 대하여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지는 못할망정 조롱이라든지 비난이라든지 장난을 담은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가 바라볼 때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라는 느낌밖에 안 들어요.


◇ 김현정>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아니냐.


◆ 최근식> 인간이라고 하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내가 그렇게 됐을 때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최근식> 그런 표현을 하셨던 분들이 자기 가족, 자기 아들, 자기 딸, 자기 형제자매가 그렇게 똑같은 방법으로 조롱과 놀림과 장난스러움의 대상으로 비하된다면 그분들 마음은 어떨까요.


◇ 김현정> 인간이 인간이라고 불리는 건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아파할 수 있는 그 공감의 능력이 있기 때문인 건데요.


◆ 최근식>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종근이 장례식에도 조문을 오신 분들은 저하고 안면이 전혀 없는 분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분이 와서 죄송하다면서 울고 조문하고 가는 그런 모습을 봤을 때 우리 종근이가 비록 내 옆에는 없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그러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제 머릿속이 착잡해졌습니다. 저런 분들은 우리가 말하는 인간이 아닌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 김현정> 아닌 거구나, 인간이 아닌 거구나. 아버님, 그들은 아주 일부고요. 정말 많은 국민들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울고 있고 우리 최종근 하사에게 같이 감사하고 있다는 거 이거 꼭 기억해 주시고요. 제가 지금 짧은 인터뷰를 나누면서도 아버님의 인품이 이렇게 훌륭하시니까 우리 아들 고 최종근 하사도 참 훌륭한 청년이었겠구나, 밝은 청년이었겠구나라는 짐작이 들어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어떤 아들로 기억이 되세요?


◆ 최근식> 우리 종근이는 너무 착했습니다. 너무 착했기 때문에 일찍 간 것 같아요.


◇ 김현정> 너무 착했기 때문에...


◆ 최근식> 항상 긍정적이고. 왜냐하면 배 생활이 힘들거든요.

노컷뉴스

◇ 김현정> 힘들죠, 몇 개월씩 배 타고 사는 게. 그런 힘든 환경 속에서도 항상 밝았어요? 그렇게? 괜찮다고 하고?


◆ 최근식> 사진을 보면 아실 수 있습니다. 종근이 전우가, 동료가 찍어준 사진. 항상 10장이면 10장 다 웃고 있는 사진이에요, 그것도 밝게.


◇ 김현정> 10장이면 10장 다 웃고 있어요. 잘 웃었군요.


◆ 최근식> 저는 종근이가 그렇게 잘 웃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우리 종근이가 군을 통해서 이렇게 어른이 돼 간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됐냐면 목소리가 가면 갈수록 어른스러워지고 의젓하다는 거를 제가 느꼈어요, 피부적으로요. 그러면서 ‘아버지, 저 한국에 돌아가면 아버지하고 소주 한잔하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를 할 때, ‘아버지하고 소주 한잔하고 싶습니다’같은 말을 안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아버지하고 소주 한잔하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를 할 때가 다시 떠올라요. 자기가 좋아하는 치킨 먹고 그리고 집에서 쉬고 싶답니다.


◇ 김현정> ‘아버지랑 소주 한잔하고 싶어요’ 할 때 다 컸구나 생각하셨고 ‘치킨 먹고 싶어요, 집에서 쉬고 싶어요’ 할 때는 또 예전의 그 어린 아들이 떠오르셨을 테고. 그런 아들이었는데.


◆ 최근식> 네.


◇ 김현정> 이런 귀한 아들을 잠깐 나라에 맡겼는데 그 아들이 불운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게 됐습니다. 그런 부모님을 위해서 위로는 못할망정 그런 날카로운 비수를 꽂고 조롱하고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런 이들에게 가중 처벌을 하는 최종근법이 국회에서 추진된다고 합니다. 아버님, 이 소식도 혹시 들으셨어요?


◆ 최근식> 들었습니다. 발의가 됐고 반드시 통과가 되어서 법으로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시간 내로요. 그래서 다시는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에 대한 조롱하고 비난하고 그런 분들은 가중 처벌이 아닌 더한 처벌을 해서라도 이 부분은 여야도 없고 남녀노소도 없습니다. 똑같은 목소리로 고마워하고 그리워해야 되고 항상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아버님,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요. (하태경 의원이 발의한) 최종근법이 빠른 시간 내 통과되기를 저도 기대하고요. 무엇보다 고 최종근 하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제가 국민들 대표해서 꼭 전하고 싶고요. 아버님, 힘내십시오.


◆ 최근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청해함의 입항 행사장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나면서 숨진 고 최종근 하사의 아버지 최근식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05.31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